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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제정보다 정착이 우선”…싱가포르 사회적기업이 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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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유진 이로운넷 기자
  • 2019.07.04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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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캐스퍼 잉 싱가포르 사회적기업센터 부서장 “이익 창출해야 임팩트 규모도 커진다”

회원제로 운영→투자·훈련·자문 등 혜택 제공...사회적기업 경쟁력 알리려 노력

싱가포르의 사회적기업 분야는 지난 몇 년간 급속도로 발전했다. 1990년대 후반 아시아 금융 위기와 함께 실업자 고용을 위해 등장했다는 점에서 한국과 비슷한 시기에 태동했다고 할 수 있다. 2007년 한국에서는 사회적기업육성법이 제정돼 사회적기업에 대한 법적 정의가 세워졌지만, 싱가포르에서는 법제화되지 않았다는 게 차이점이다. 대신 싱가포르는 사회적기업센터 ‘raiSE(Singapore Centre for Social Enterprise)’를 세워 사회적기업 생태계를 지원한다. 지난 2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19 사회적경제 국제포럼’ 현장에서 캐스퍼 잉(Casper NG) raiSE 부서장과 수바시니 발라크리쉬난(Subashini D/O Balakrishnan)을 만나 싱가포르의 사회적기업 현황과 정책방향을 들었다.

캐스퍼 잉 raiSE 부서장.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을 넘나드는 경력을 활용해 사회적기업 생태계를 지원 및 개발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캐스퍼 잉 raiSE 부서장.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을 넘나드는 경력을 활용해 사회적기업 생태계를 지원 및 개발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Q. 싱가포르 사회적기업센터(raiSE)를 소개해달라.
A. raiSE는 2015년 세워진 정부 연계 회사(government linked company)다. 싱가포르에서 사회적기업은 1990년대 말 아시아 금융 위기 때 실업자 고용을 위해 등장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경제가 회복되면서 장애인이나, 전과자, 은퇴자 등 사회적 약자의 일자리 창출로 사회적기업의 목적이 바뀌었다. 2007년 발표된 정부 위원회 보고서를 근간으로, 사회적 섹터 간 협력을 통해 2015년 5월에 설립됐다. 사회적기업을 위한 중앙 회원 조직으로서 사회적 섹터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정부에서 보조금을 받기는 하지만, 일부분에서만이다.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 직접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Q. 회원제로 운영된다고 들었다. 회원 자격이 있나.
사회적기업이면 회원이 될 수 있다. 우리 센터의 회원이 되면 자문 서비스, 훈련·자금 조달 프로그램, 자원 등을 활용할 수 있으며, 공인된 사회적기업으로 인정받는다. 회원사들로부터는 회원비를 받는다. 신규 회원은 연 300 싱가포르 달러(한화 약 29만 원)를 내면 된다. 매년 회원 자격을 갱신하는데, 기존 회원은 100 싱가포르 달러(한화 약 9만 원)만 내면 된다. 이들이 우리 회원사가 돼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더 클 것이라 확신한다.

회원은 정회원과 준회원으로 나뉜다. 정회원은 완전한 사회적기업으로 인정받은 곳이고, 준회원은 몇 가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완전한 사회적기업이라 할 수는 없지만 raiSE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회원이다. 이들은 나중에 평가를 통과하면 정회원이 될 수 있다. 현재 350개가 넘는 회원사, 직원 20여 명과 함께 일하고 있다. raiSE는 회원사와 협력하는 일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사회적기업의 가치를 알리고 인식을 제고 하는 역할을 한다.


Q. 싱가포르에는 사회적기업을 정의하는 법이 없다고 들었다. 법 제정 필요성이 제기되지 않았나.
A. 일부러 법을 만들지 않았다. 싱가포르 정부는 사회적기업이 완전히 정착하기도 전에 법제화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겼다. 소셜 섹터는 변화에 빨리 대응하고 유연해야 하는데, 법의 틀 안에 갇혀버리면 그게 힘들어질 거라 판단했다. 법은 다양한 사고방식을 억누르는 경향이 있으므로 사회적기업이 개방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결정한 바다. 예를 들어 충분히 자격이 있는 데도 법에 명시되지 않은 사업 모델을 채택했다는 이유로 사회적기업 자격을 얻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적 정의는 없지만, 자격 요건을 두는 건 중요하다. raiSE 차원에서 사회적기업 특성에 해당하는 지표를 만들어 사회적기업을 정의하고 회원사 자격을 주는 데 활용하고 있다.


140개가 넘는 지표를 만들었으며, 목록은 raiSE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140개가 넘는 지표를 만들었으며, 목록은 raiSE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Q. 사회적기업에 대한 싱가포르의 인식은 어떠한가.
우리는 2007년부터 3년마다 사회적기업에 대한 일반인 인식 조사를 진행한다. 사람들이 사회적기업을 아는지, 사회적기업 재화·서비스를 구매할 의향이 있는지 등을 알아보는데, 가장 최근 조사는 2016년에 진행했다. 지속적으로 조사를 시행한 결과, 사회적기업을 이해하고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난다는 사실을 알았다. 또한, 불쌍한 마음을 갖고 구매하기보다는 질적으로 좋은 제품을 구매하고 싶어 하더라. 사회적기업을 이용하지 않으려는 층이 10년째 고정돼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다음번에는 그들이 누구인지, 왜 관심이 없는지 파악할 예정이다.

정부의 인식은 긍정적이다.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 지출이 많아지면서 사회적기업에 거는 기대가 높아졌다. 정부는 사회적기업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또 다른 지속 가능한 길을 열어줄 거라고 기대한다.

캐스퍼 잉 부서장(왼쪽)과 수바시니 발라크리쉬난
캐스퍼 잉 부서장(왼쪽)과 수바시니 발라크리쉬난



Q. 사회적기업이 자생력이 없다는 편견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편견을 없애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가.
인식제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라디오, TV, 언론 등에 홍보한다. 최근에는 ‘Festival for Good’이라는 페스티벌을 열었는데, 여기서 다양한 사회적기업이 참가해 제품을 팔았다. 이틀 반 동안 8000명이 찾아왔고, 그 결과 10만 싱가포르 달러(한화 약 8600만 원)의 수익을 창출했다.

또한, 학교나 개방형 사무실 등에 찾아가 사회적기업을 소개한다. 상품을 소개할 때도 방법이 있다. 먼저 물건의 질이 얼마나 좋은지 설명한 후, 사회적기업 제품임을 밝힌다. 사회적기업도 일반 사업처럼 경쟁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같은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기 위해서다.

사진제공.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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