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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구우며 야경 감상? "옥탑방 살아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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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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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8.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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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과 한국의 빈곤]③월세 저렴하지만 '폭염' 속수무책…갈수록 옥탑방은 줄어드는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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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구 불광동의 한 골목에 옥탑방이 있는 예전 건물과 신축 건물이 마주보고 있다. /사진=김영상 기자
직장인 권모씨(28)는 서울 은평구 불광동 다섯 평짜리 옥탑방에 5년째 살고 있다.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15만원. 5년 전 월세 10만원보다 5만원 올랐지만 주변 시세에 비하면 여전히 싸다.

번화가인 3·6호선 연신내역에서 10분 정도만 걸으면 권씨가 살고 있는 다세대 주택단지가 나온다. 5층이 채 되지 않는 오래된 벽돌식 건물이 대부분이다.

권씨는 저렴한 월세를 보고 이 옥탑방을 택했다. 가격이 너무 싸 부동산에서 바로 계약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도 넘어간다고 했다. 주변에서 비슷한 넓이의 원룸을 구하려면 적어도 월세 40만원은 줘야 한다.

옥탑방의 여름은 다른 곳과는 조금 다르다. 모기가 잔뜩 꼬이는 것은 예삿일이고 장마철에는 매번 옥상 배수구가 막혀 직접 뚫어야 한다.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불린 지난해 여름은 특히 고역이었다. 권씨는 "문과 창문을 모두 열면 조금 시원해지지만 대신 모기가 들어온다"며 "에어컨이 있는 친구 집에서 자거나 선풍기를 틀고 얼음팩을 끼고 잤다"고 설명했다. 권씨는 선풍기 뒤에 알루미늄 캔을 붙여 바람을 시원하게 하거나 옥상에 물을 뿌리면서 간신히 무더위를 이겨냈다.

에어컨 설치를 생각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결국 문제는 돈이다. 권씨는 "평일에는 밤 10시 이후에 집에 들어오고 주말에도 보통 밖으로 나가는 편"이라며 "여름 한 철만 사용하는 건데 직접 구매하기는 아깝다고 생각해 덥지만 계속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옥탑방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흔히 옥상에서 고기를 구워 먹으며 야경을 감상하는 '로망'을 얘기한다. 남들보다 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을 견디며 찾은 작은 즐거움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낭만마저도 갈수록 사라지고 있다. 도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오래된 건물을 허물고 신축 건물이 들어서고 있어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반지하나 옥탑에 거주하는 청년층은 지난해 2.4%로 전년 대비 0.7%포인트가량 줄었다. 실제로 불광동 일대 주택가에는 신축 오피스텔이 들어섰거나 공사 중인 경우를 쉽게 볼 수 있었다.

불광동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임모씨(61)는 "2~3년 전부터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면서 옥탑방이 많이 없어지는 추세"라며 "집주인들도 돈이 많이 되지도 않으니 옥탑방을 창고로 활용하는 경우도 늘었다"고 말했다.

지금 옥탑방에 살고 있는 이들도 여건만 된다면 옥탑방을 벗어나는 것이 꿈이다. 권씨도 이 옥탑방에 사는 동안 최대한 빨리 돈을 모아 본인 명의의 작은 집이라도 구하고 싶다고 했다. 권씨는 "1~2년 안에 서울 외곽이나 경기도에 작은 집을 마련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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