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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통과하는 자소서, 100% '잘 살았다' 인정 받는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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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성희 콘텐츠총괄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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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7.06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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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 투자노트]

인생을 살아가는게 자기소개서(자소서)를 써내려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종교에서 믿고 있듯, 생이 끝난 뒤 우리는 우리보다 더 높은 차원의 존재 앞에 서서 살아온 생에 대해 평가를 받아야 할 수 있다. 설혹 죽으면 다 끝날 뿐 다른 세계에서 평가 받을 일은 없다고 해도 이 땅에서의 평가는 남는다. 그 때 평가의 기준이 되는 것이 살아온 나날들의 기록, 생의 자소서가 아닐까.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인생'이라는 자소서를 잘 써내려갈 수 있을까. 게리 버니슨(Gary Burnison)의 '20년간 채용 경력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자소서'란 글을 참조해 우리의 생을 좋은 자소서로 만드는 방법을 정리했다. 버니슨은 기업의 인재 채용을 돕는 컨설팅회사 콘 페리(Korn Ferry)의 최고경영자(CEO)로 20여년간 수천장의 자소서를 읽었다.

100% 통과하는 자소서, 100% '잘 살았다' 인정 받는 인생

1. 읽기 쉬워야 한다=버니슨은 좋은 자소서의 첫째 조건으로 내용보다 형식을 꼽는다. 너무 길지도 너무 짧지도 않은 A4 용지 2페이지 분량, 적당한 여백에 적당한 크기의 글자, 굵게 처리된 제목, 너무 멋 부리지 않은 간결함 등으로 편하게 읽을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인사 담당자들이 채용 시즌엔 수백장의 자소서를 검토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가 가는 얘기다. 글자가 너무 빽빽하거나 여백이 너무 많아 내용을 충분히 담지 못한다거나 채용과 관계없는 자소서 디자인에 과도하게 신경을 썼다면 그 자소서에 대해선 첫 인상이 좋을 수 없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다. 내용이 형식보다 중요하지만 때론 형식이 내용을 규정한다. 무엇을 먹고 입는지, 어떤 말을 쓰는지, 다른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 여유시간에 무엇을 하는지 등은 한 사람의 본질적 내용이 아니지만 그 사람의 인격을 형성하고 드러내는 형식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욕을 자주 하면 생각도 욕설처럼 천박해질 수 있다. 우리가 하는 말이 우리의 사고와 마음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좋은 삶을 살려면 좋은 삶의 방식을 취해야 한다. 좋은 삶의 방식은 스님 등 종교인들이 추구하는 단순함이다. 실제로 "생활이 단순해질수록 영성이 깊어진다"는 말이 있다. 삶의 군더더기가 적어질수록 영혼은 맑아지고 사람과 세상에 대한 이해의 폭이 깊어진다는 뜻이다.

왜일까. 인생이 복잡하면 신경 쓸 곳이 많아 한 마음이 안 되고 두 마음, 세 마음으로 갈라지기가 쉬워서다. 마음이 여러 갈래로 나뉘면 깊어질 여력이 없다.

2. 성장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버니슨은 그간의 경력을 공백없이 시간순으로 작성해 일목요연하게 제시해야 좋은 자소서라고 설명한다. 지원자의 경력 여정에 대한 스토리가 시간 공백 등 허점 없이 잘 정리돼 있어 이해하기 쉬워야 한다는 뜻이다. 중요한 것은 경력 여정의 스토리가 발전해 가야지 점점 더 추락하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는 점이다. 경력이 퇴보하는 사람을 뽑을 회사는 거의 없다.

우리의 인생도 발전해 나가는 스토리여야 한다. 다만 이 발전이 물질이나 지위 같은 눈에 보이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예컨대 나이가 들수록 사는 지역이 비싸지고 아파트 평수가 늘어나는 스토리, 지위가 올라가는 스토리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인생에서 유일하게 평가 받아야 하는 발전은 영혼의 성장이다. 돈은 있다가도 없고, 지위는 아무리 높이 올라갔더라도 은퇴 등으로 반드시 내려올 날이 있다. 반면 내 영혼은 언제까지나 나와 함께 있다. 이 영혼이 성숙해져가는 스토리가 있는 인생이 좋은 인생이다.

3. 단순한 역할이 아니라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사람들은 자소서를 쓸 때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를 중요하게 여긴다. 버니슨은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그 역할을 맡아 얻은 성과를 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마케팅 팀장으로 일했다'라고만 쓰지 말고 '마케팅 팀장으로 일할 때 연간 마케팅 예산이 0.5% 늘어나는 동안 매출액은 15% 늘어났다'는 식으로 반드시 성과를 넣으라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자기 소개를 하라고 하면 대개 간판만 말한다. 어디에서 태어나 어느 학교를 다녔고 OO회사를 거쳐 지금은 XX회사에 다니고 있다는 식이다. 어느 조직에 있었느냐가 마치 자기 인생인 듯 착각한다. 하지만 우리 인생에서 진짜 중요한 것은 어느 조직을 거치며 어떤 직책을 맡았느냐가 아니라 어떤 일을 해서 주위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느냐다.

나이 들어 은퇴할 때나 세상을 떠날 즈음이 되면 어느 대학 나와 어느 회사에서 뭐로 일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그 때까지 일하며 얻은 결과물과 맺은 인간관계만이 남는다.

4. 진실해야 한다=버니슨은 취업하려는 욕심에 자소서를 거짓으로 꾸밀 생각은 하지도 말라고 강조한다. 평판 조회와 SNS 조사 등을 통해 거짓말은 대개 걸러지기 때문이다.

우리 인생도 진실해야 한다. 진실하다는 것은 먼저 본인에 대해 자기 기만이 없고 인연을 맺고 있는 사람들에게 속이는 것이나 거짓이 없다는 뜻이다.

자기 기만이 없다는 것은 자신의 감정, 의도, 목적, 원하는 것 등을 정확히 안다는 뜻이다. 이는 생각만큼 쉽지 않다. 다른 사람들의 기대와 인정, 세상의 평가와 기준 등에 엄청난 영향을 받으며 살기 때문에 우리 자신의 진짜 마음을 알기가 어려워서다.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자기 이익 때문에 아첨하거나 무시하면서 진실하게 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진실해야 하는 이유는 진실해야 한 마음이 되어 영혼이 깊어지는 성숙을 경험할 수 있고, 거짓이 들킬까 걱정할 필요가 없으며, 사람들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하거나 사람들을 무시하면서 마음 쓸 필요가 없어 평안해지기 때문이다.

5. 상투적인 표현은 피해야 한다
=버니슨은 '창의적이고' '근면 성실하며' '소통을 잘하고' '팀 플레이를 중시한다'는 식의 진부한 표현은 자소서에서 쓰지 말라고 권한다. 이런 표현이 눈에 띄면 인사 담당자들은 십중팔구 지겨워 하며 그 부분은 안 읽고 넘어갈 것이란 설명이다.

우리는 남들이 하면 나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들이 먹는 것, 입는 것, 즐기는 것, 가는 곳을 나도 먹고 입고 즐기고 가야 한다. 남들이 사는 비슷비슷한 아파트에 나도 살아야 하고 남의 아이가 다니는 학원에 내 아이도 다녀야 한다. 상투적인 관용어처럼 우리 사회에도 누구나 지향하는 상투적인 삶의 방식이 있다. 좋은 학벌, 안정적인 직장, 아파트, 해외 여행, 골프 등.

이런 상투적인 삶보다는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삶이 훗날 죽음에 즈음해 평가 받을 때 사람들에게 더 긍정적인 인상을 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트레스 받으며 이루려는 상투적인 삶이 아닌, 나만의 스토리로 가득한 삶이 더 흥미롭고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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