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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패권시대의 희생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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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7.08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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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2001년 9·11테러 사태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자유주의·세계주의의 종언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사람들은 이를 계기로 자유주의 세계주의에 점점 환멸을 느끼는 대신 장벽과 방화벽, 보호주의 같은 말들을 찾기 시작했다. 그 결과가 미국에선 트럼프정권의 탄생으로, 유럽에선 브렉시트로 나타났다. 그리고 초강대국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무역·경제전쟁은 그 후속작일 뿐이다.

트럼프는 ‘위대한 미국’을 다시 만들자고 외치고 브렉시트 지지자들은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 부활을 꿈꾼다. 중국 시진핑은 ‘일대일로’(一帶一路)를 통해 다시 ‘세상의 중심’이 되려고 한다. 러시아의 푸틴은 옛 차르제국 재건을 꿈꾸며, 일본의 아베는 ‘과거를 되찾자’며 ‘21세기 대동아 공영권’을 노린다. 이들 패권주의자는 하나같이 강렬한 열정에 사로잡혔지만 지금 인류가 직면한 도전적 과제들, 예를 들어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 생태계 파괴, 핵문제 등은 장벽과 보호주의, 민족주의와 패권주의로는 어느 하나도 풀 수 없다. 이들 과제는 전 지구적 이슈로 모든 국가·민족이 힘을 모아도 풀기 어려운 난제다.

대한민국은 자유무역주의와 세계주의 시대 최대 수혜자 중 하나다. 아울러 자유무역주의 시대 우등생이다. 한국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무역의존도는 70%에 육박하고 세계 상품 수출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 넘는다. 특히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입 비중이 50%에 이르는 무역 중심의 개방국가다. 따라서 보호주의와 무역전쟁, 포퓰리즘 정치에 기반한 패권주의의 부활은 한국 경제에 치명적이다. 국내외 연구기관들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여파를 감안해 올해 성장률을 당초 2%대 후반에서 2%대 초반으로 낮춘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에 타격을 입히거나 견제를 하려면 우리의 이런 취약점을 건드리면 된다. 2017년 사드 사태 당시 중국은 이를 잘 이용했다. 그 결과 주한미군에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를 비롯, 중국과 거래가 많았던 현대차 아모레퍼시픽 등이 큰 타격을 입었다.
 
글로벌 패권을 놓고 중국과 경제전쟁을 벌이는 미국은 중국의 세계 최대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으로 지정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지 말라고 압박한다. LG유플러스 등이 화웨이 장비를 일부 사용하는 데다 연간 12조원 이상을 화웨이에 팔고 있는 한국 기업들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신세다. 화웨이 불똥이 앞으로 어디로 튈지 예측조차 어렵다.
 
트럼프, 시진핑에 이어 이달 하순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지지층 결집을 노리는 패권주의자 일본의 아베도 보복의 칼을 빼 들고 우리 기업들을 협박한다.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을 이유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용 핵심 소재 3가지 부품에 대해 지난 4일부터 수출규제에 들어갔다. 한술 더 떠 아베정권은 관련 규정을 고쳐 한국을 ‘포괄적 수출허가 대상’(이른바 ‘화이트 국가’)에서 제외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일본의 소재부품에 대한 수출규제가 장기화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산업이 큰 타격을 받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17%나 된다.
 
경제장벽과 보호주의, 여기에다 정치적 패권주의와 포퓰리즘은 그렇잖아도 어려운 세계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다. 문제는 그 최대 희생자가 바로 우리 기업들이라는 사실이다. 세계가 환상에서 깨어나 다시 자유무역주의와 세계주의 시대로 돌아오기까지 우리 기업들은 얼마나 많은 고통과 대가를 더 치러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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