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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은 회장 "대우조선, 다시 어려워지면 문닫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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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담=강기택 금융부장, 정리=변휘 기자, 사진=김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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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7.08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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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아시아나항공, 현재 '흥행전망' 의미없다…KDB생명, 내년 3월까지 팔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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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사진=김창현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대우조선해양이 매각되지 않고 다시 어려워지면 문을 닫는 방법 외에는 없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으로의 매각이 불발되고 다시 회사가 어려워지면 “무슨 낯짝으로 국민들께 또다시 손을 벌릴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 회장은 7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매각 관련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으면 지역 경제에도 조선 산업에도 불행”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에 대해서는 “이번 주 실사 중간보고를 받을 예정”이라며 “정상적으로 진행되면 7월 중 매각 공고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회장은 “통매각이 원칙”이라며 “데드라인 이후 (인수 의향) 문서가 들어오는 걸 보면 된다”고 말해 흥행을 자신했다.

이 회장은 인터뷰 내내 우리 사회의 ‘불신의 벽’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관리 기업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불거진 노사·지역·정치적 갈등이 “불신의 벽”으로 인한 것이라는 의미다. 그는 또 “헐거운 사회안전망을 보완해야 우리 경제를 구조조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우조선 현장실사가 제대로 안 되고 있다. 매각이 표류하는 것은 아닌가.
▶최악의 경우 현장 실사는 안 해도 된다. 안타까운 것은 대우조선 노조가 현장실사를 반대하는데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는 점이다. 회사와 근로자, 조선 산업, 지역, 나아가 우리 경제가 잘되기를 바라면서 내린 판단이다. 처음부터 ‘인력 구조조정은 필요 없고, 지금이 (인력 구조조정이 필요 없는) 좋은 타이밍’이라고 강조했다. 조선 산업의 ‘턴 어라운드 계기’라고 말했다. 대화를 시도해도 ‘매각 철회 전에는 대화도 않겠다’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다른 대안을 내놓으라는데 ‘나는 매각이 대안이니, 노조가 다른 대안을 내놓아보라’고 해도 답이 없다.

-노조 등 일부에선 국유화나 국민기업화를 말하며 반대하고 있다.
▶불가능하다. 만일 지지부진한 기업 상황이 지속된다면 다음번에 어려울 때는 문 닫는 방법 외에는 없다. 매각 반대 외 대안이 없다며 극단으로 치달으면 지역 경제는 물론 우리 조선 산업에도 불행이다. 대화하면 좋겠다. 나는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 부산에서든 어디서든, 아니면 제3의 비밀장소에서라도 만나겠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사진=김창현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사진=김창현 기자
-아시아나항공 매각도 숙제다. 어떻게 돼 가고 있나.
▶실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정상적으로 진행되면 7월 중 매각 공고가 이뤄질 것이다.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발표한 대로 통매각 이 원칙이다. 다만 실사 후 협의에 따라 방식을 바꿀 여지는 열려 있다. 지금 ‘누가 관심 있다, 누구는 관심 없다’며 시장에서 나오는 얘기들은 의미 없다. 다들 눈치 게임 중일 것으로 본다. 먼저 찔러 보고 다니면 사는 쪽에서 배짱을 부리지 않겠나. 아시아나항공을 민간으로 넘겨야 한다는 당위성에는 흔들림 없다. 최근에는 산은 직원들에게도 ‘웬만하면 아시아나 타라’고 얘기한다.

-한 차례 실패했던 대우건설 매각도 과제다
▶‘매각을 언제까지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없다. ‘연내 매각 목표’가 얘기되는데 사실이 아니다. 매각을 목표로 하되 정상화·안정화·가치제고 등이 우선이다. 원가를 고려해 ‘투입한 만큼 받아야 한다’고는 여기지 않는다. 적정 시장 가격에 프리미엄만 붙일 수 있으면 팔 거다. 다만 남북 경협이 본격화되면 가치가 뛸 수 있다. 여러 가능성을 고려해 최대한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을 때 팔 것이다.

-구조조정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가 출범했다.
▶ 그동안 구조조정에만 매몰 돼 있었다. 산은의 역할은 구조조정만이 아니다. 혁신 성장을 이끌고 글로벌 자본시장 진출도 지원해야 한다. 일반인들은 물론 심지어 경제부처 외 다른 정부 부처마저 구조조정 이외 산은의 다른 역할에 대한 몰이해가 상당하다. 국회도 마찬가지다. 언젠가는 시장 주도적 구조조정이 자리 잡아야 한다. KDB인베스트는 이를 위한 시도다. 산은이 구조조정을 잘해도 곧바로 팔지는 못한다. 기업의 가치제고가 필요한데 산은은 해운업·조선업·건설업 등 어느 하나 잘 아는 게 없다. 그래서 1차 재무적 구조조정 작업이 마무리되면 해당 산업의 전문가로 구성된 집단이 관리·모니터링은 물론 매각까지 끝까지 책임질 수 있도록 맡겼다. KDB인베스트가 대우건설 매각을 잘 진행하면 앞으로 출자를 원하는 민간 자본도 생겨날 것으로 기대한다. 이로써 ‘반관반민’ 회사를 만들고 궁극적으로는 민영화해 시장 주도적 구조조정 주체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회장이 바뀌면 KDB인베스트가 흔들릴 수도 있겠지만 그러지 않도록 KDB인베스트 스스로와 산은, 외부가 모두 노력해야 한다.

-지난 정부와 현 정부의 구조조정에는 어떤 차이가 있나.
▶구조조정 원칙은 늘 비슷하다. 지난 정부와 현 정부의 차이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진흙탕에 빠질 각오로 집행을 하느냐’다. 이번 정부는 달려들었다. 힘들지만 후회도 없다. 산은이 과거 STX조선 구조조정에서 엄청난 손실을 봤다. 당시에도 나름대로 어려움이 있었겠지만, 결과적으로 정책적인 판단을 잘못한 결과다. 해운의 경우 산업 전체가 문제였기 때문에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중 한 곳을 닫고 한 곳을 살리거나, 두 곳을 합병하는 등의 선택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했다. 그런데 일단 한진해운 한 곳을 닫고, 남은 게 현대상선 한 곳이라 어쩔 수 없이 살리기로 했다. 이런 결정이 1~2년에 걸쳐서도 아니고 불과 한두 달 만에 나왔다. 현대상선은 작년만 해도 내부의 모럴 해저드가 상당했다. 사장과 임원들을 모두 불러 심하게 질타했다. 본래 경쟁력도 나쁜데 열심히 극복하겠다는 결기도 없더라. 새로운 경영진이 잘할 것으로 본다. 4~5년만 열심히 고생하면 경쟁력 있는 국적 선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후에는 현대상선 역시 (산은 관리에서) 내보내는 게 정답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사진=김창현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사진=김창현 기자
-구조조정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큰 기업이 부실해져 파산할 경우 거기서 발생하는 부작용을 감내할 사회적·제도적 기반이 부족하다.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소수가 번 돈으로 여럿을 먹여 살리는 사회가 되고 단단한 사회안전망을 통해 과거의 부실 산업을 정리하고 앞으로 나가는 게 필요하다. 기본소득제, 실업보조, 재교육 등 어느 것이든 사회안전망이 단단하게 정착돼 경제를 구조조정하지 않으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뒤처질 수 있다. 특히 대우조선 사례를 보면서 사회불신이 야기하는 비용이 얼마나 큰지 느끼게 된다. 정상적 방법의 구조조정이 가능했다면 1년 내 해치우고 혁신성장에 ‘올인’했어야 한다.

-KDB생명도 관리중이다. 향후 매각 계획은 어떻게 되나.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3월까지는 팔고 싶다. 예상보다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다. 올 상반기 300억원 이상의 이익이 날 것으로 본다. 과거 고금리 시기에 팔았던 저축성 보험이 많아 부담이 컸는데 최근에는 보장성 상품을 80% 가까이 팔았다. 무디스에서 신용평가 등급도 한 단계 올려줬다. 산은 도움 없이 독자적으로 후순위채 990억원을 발행하기도 했다. 투자 수요가 발행액의 2배에 달했다. 시장의 인식이 개선됐다고 느끼는 대목이다.

-혁신성장을 위한 산은의 역할을 강조해 왔다.
▶혁신 창업기업은 우리의 미래이자 희망이다. 산은을 미래 먹거리를 만드는 기관으로 바꿔야 한다. 현재 국내에선 벤처기업에 소규모 투자만 하고 대규모 투자는 주로 외국에서 들어오는 경향이 있다. 이를 타개하기 이른바 투자협의체 ‘메가세븐’(산은과 국내 대형 VC 6곳으로 구성)을 만들었다. 각자 100억원씩 들어갈 투자처라면 함께 함께 700억원 넣자는 것이다. 이 메가세븐 클럽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지금 열심히 혁신성장에 투자하면 다음 정부가 이익을 볼 것이다.

- 어떤 회장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20~30년 뒤 지금의 혁신기업이 삼성·현대 못지 않게 성장하고, 젊은이들에게 ‘내가 산은 회장일 때 투자해 키운 기업’이라고 자랑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 기업이 한두 곳만 있다면, 산은 회장으로서 충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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