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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도 15년… 짓는 것보다 더 어려운 원전해체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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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유영호 기자
  • 2019.07.12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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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시프트, Newclear 시대-③]원자로 냉각에만 5년… 핵연료 인출→제염→해체→폐기물 처분→부지복원 '대장정'

[편집자주] 2017년 6월19일 0시. 국내 첫 상용 원자력발전소인 '고리1호기'가 영구정지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고리1호기를 직접 찾아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청정에너지 시대, 이것이 우리 에너지정책이 추구할 목표"라고 말했다. 국가 에너지정책 패러다임이 원자력(Nuclear)에서 신·재생 등 청정에너지(Newclear)로 40년 만에 첫 전환한 순간이다. 눈 앞에 다가온 'Newclear 에너지 시대' 과제를 진단하고 정책 대안을 모색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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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첫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는 가동을 시작한 지 40년 만인 2017년 6월 19일 영구정지됐다. 2년째 가동을 멈췄지만 부지를 건설 이전의 모습으로 되돌리는 것은 빨라야 2032년에야 가능하다. 원전 1기를 해체하고 부지복원을 완료하는 절차가 최소 15년 이상 걸리는 장기사업이기 때문이다. ‘원전은 짓는 것보다 부수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게 세계원자력업계의 일반적 평가다.

원전 해체는 영구정지 후 원자로 냉각이 끝난 직후 해체를 시작하는 ‘즉시해체’와 원자로 내 주요 핵종의 방사선량이 일정 기준 아래로 떨어진 이후 해체하는 ‘지연해체’로 나뉜다. 한국은 고리 1호기 해체에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고 시간이 짧은 ‘즉시해체’ 방식을 선택했다.

원전해체는 냉각으로 시작한다. 원자로를 충분히 식혀 원자로 내부의 남은 잔열을 낮추는 과정이다. 원자로 내부 열은 정지 하루 만에 정상가동시의 1% 수준으로 떨어지지만 이 1%의 잔열을 제거하는데만 4~5년의 시간이 걸린다. 고리 1호기의 경우 2017년 6월부터 원자로 냉각에 들어가 2022년 6월쯤 끝날 예정이다.

이 시기에 원전 해체에 따른 안전성, 환경영향 등을 점검해 규제기관(원자력안전위원회)에 인·허가를 요청하는 과정도 진행된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오는 8월 원안위에 해체계획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원안위는 법령에 맞춰 심사한 뒤 해체 허가를 내준다.

빨라도 15년… 짓는 것보다 더 어려운 원전해체 어떻게?

허가가 나오면 본격적인 해체가 시작된다. 냉각이 끝난 사용후핵연료를 원자로 밖으로 인출하는 작업이 시작된다. 현재 사용후핵연료 처분시설이 없다는 점에서 건식저장시설을 구축하거나 발전소내 다른 원전의 임시저장시설을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 중이다. 2025년 12월까지 사용후핵연료 인출을 끝내는 것이 목표다.

사용후핵연료 인출 작업을 진행하는 동안 원자로를 제외한 비방사성시설에 대한 철거도 시작한다. 고리 1호기의 경우 2022년 6월부터 방사성 안전성과 관련 없는 시설물에 대한 해체를 진행해 전체 해체 일정을 앞당길 계획이다.

원자로에 대한 해체는 사용후핵연료반출이 끝난 이후 시작한다. 방사능을 닦아내는 제염이 첫 단계다. 격납용기에 물과 화학물질을 넣어 방사선 준위를 낮추고 건물 등 시설물 표면의 방사성 물질을 천이나 종이로 닦아낸다. 계획대로라면 고리 1호기 제염 작업은 2026년 1월에 시작한다.

제염이 끝나면 방사선 오염이 적은 설비부터 많은 설비 순으로 물리적 해체가 이뤄진다. 압력용기는 평균 두께가 30㎝가 넘는데 공업용 다이아몬드 톱 등을 이용해 수십 조각으로 잘라낸다. 방사능 수치가 높은 곳은 사람 대신 산업용 로봇이 투입된다. 해체 전 과정 가운데 방사선 피폭 위험성이 가장 큰 핵심 작업이다.

절단된 격납·압력용기와 폐건축물 등은 방사선 준위별로 잘게 부셔 지하 등 준비된 폐기물처분시설에 처분한다. 방사성 물질이 묻은 천과 해체된 콘크리트 조각, 방사성 물질이 함유된 액체 폐기물 등은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로 분류돼 처분장으로 옮겨진다. 고리 1호기의 경우 오는 2030년 12월이면 원전의 상징과 같은 흰색 돔 모양 구조물이 사라지게 된다.

2031년 1월부터는 부지를 원전 건설 이전으로 돌리는 부지복원 작업과 복원한 부지의 방사성 안전성을 확인하는 최종환경평가 등이 2년간 진행된다. 고리 1호기를 기준으로 2032년 12월 모든 해체절차가 끝나게 된다. 2017년 6월 영구정지 이후 15년 6개월 만이다.

각 해체 공정을 계획대로 진행할 수 있느냐 관건은 해체기술 확보 여부에 달려있다. 한국은 현재 원전해체 핵심기술 95개 중 73개를 확보하고 있고 기술 수준은 선행국 대비 85% 수준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1년까지 95개 기술을 모두 확보하고 기술 수준도 선행국 대비 95%까지 끌어올려 기술자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개발완료 기술은 곧바로 실증에 들어가 2030년까지 고도화·상용화를 마칠 계획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원전해체산업 생태계 조성의 핵심 인프라 역할을 수행할 원전해체연구소(부산·울산), 중수로해체기술연구원(경북 경주) 설립도 추진한다.

신희동 산업부 원전산업정책관은 “원전해체 기술을 차질없이 확보하고 고도화해 국내 원전의 안전한 해체뿐 아니라 세계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해 시장을 선점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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