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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는 왜 원투쓰리 모두 인공지능이라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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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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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7.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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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타임즈 BTS(Biz & Tech Story)]
AI 때문에 은퇴까지 번복했던 손정의
"내 시간과 두뇌의 97%를 AI에 바치고 있다"
각 분야 1등기업만 모으는 'AI군(群) 전략'으로
소프트뱅트 중심 생태계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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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1998년 김대중 대통령 당선인이 한국의 경제위기를 극복할 해결책을 묻자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브로드밴드(초고속인터넷)"라고 조언했다.

그리고 21년 만인 지난 4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서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인공지능(AI)"이라며 "AI는 인류역사상 최대 수준의 혁명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왜 '원투쓰리' 모두 AI라고 이토록 강조를 했을까?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청와대에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을 만나 악수한 후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2019.7.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청와대에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을 만나 악수한 후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2019.7.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AI 때문에 은퇴도 번복했던 손정의

손 회장은 AI가 가져올 미래 때문에 자신의 공식후계자까지 퇴임시키며 자신의 은퇴를 번복했던 사람이다. 그래서 사실 이번 조언이 놀랍지 않다.

손 회장은 2014년 구글 수석부사장이던 니케시 아로라를 삼고 초려해 영입했다. 자신이 예순 살 되는 2017년 경영권을 물려주겠다는 파격적인 조건도 제시했다. 9개월 후 그를 자신의 공식후계자로 지명했다.

하지만 니케시 아로라는 2016년 6월 소프트뱅크를 떠났다. 손 회장이 은퇴선언을 번복했기 때문이다. 손 회장은 은퇴 번복의 이유에 대해 "다시 욕심이 생겼다. 나는 미친 생각들을 더 실행해보고 싶고 그러려면 내게 5~10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가 말한 '미친 생각들'이란 바로 AI와 IoT(사물인터넷)가 가져올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AI가 스스로 학습하며 인간의 두뇌를 뛰어넘고 인공지능과 IoT가 탑재된 슈퍼로봇들이 인류보다 많아지는 흥분되는 미래가 훤히 보이는데 뒷전으로 물러나고 싶진 않았던 것이다.

"내 시간과 두뇌의 97%를 AI에 바치고 있다"는 손 회장의 최근 발언만 봐도 은퇴 번복 후 3년 간 얼마나 AI에 몰두해왔는지 알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이 그를 두고 "AI가 세계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말하지 않고는 도저히 견디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다.

손정의 회장과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 /사진=AFP(=뉴스1)
손정의 회장과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 /사진=AFP(=뉴스1)

◇ 인공지능 IQ 10,000 시대…특이점이 온다

손 회장은 인류 지성을 모두 합친 것보다 더 뛰어난 '초 인공지능'(슈퍼 인텔리전스)이 출현하는 싱귤래리티(Singularity·특이점) 시점이 20~30년 내 도래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7' 기조연설에서 그는 "30년 내 인공지능이 인간의 두뇌를 능가할 것"이라며 "아이큐 1만의 슈퍼 인텔리전스 컴퓨터가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IoT 칩이 내장된 기계와 로봇이 세계 인구수를 추월할 것"이라며 "30년 내에 신발 속 칩이 인간보다 더 똑똑해지는 날이 올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현재 전 세계 사용된 IoT 칩은 400억 개 수준이지만 향후 1조 개에 달할 것이라는 게 그의 계산이다.

손 회장이 2016년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ARM을 43% 프리미엄 얹어 320억 달러(약 35조원) 현금으로 산 뒤 "정말 싸게 사서 행복하다"고 말했던 이유다. 당시 업계에서는 '(너무 비싸게 사) 미쳤다'고 평가했다. ARM은 IoT에 탑재되는 칩을 설계하는 기술이 있다. IoT는 빅데이터를 수집해 AI가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한다. 손 회장에겐 미래로 가는 포석인 셈이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사진=소프트뱅크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사진=소프트뱅크

◇ 인공지능이 50년 이내 모든 산업 재편

손 회장은 지난 5월 소프트뱅크 2019년 3월기 결산설명회(소프트뱅크는 3월에 1년 결산을 마감한다)에서 자동차 업계와 인터넷 업계의 성장속도를 예로 들면서 AI관련 산업의 전망에 대해 설명했다.

손 회장에 따르면 최근 25년간 자동차산업 전체 시가총액은 10배 늘었다. 자동차의 연간 출하대수와 비례해 증가했다. 같은 25년간 인터넷업계 시가총액은 1,000배가 늘었다. 인터넷 트래픽에 비례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10배보다는 20배, 20배 보다는 1000배 성장하는 곳에 열정을 던지고 싶다"며 "인터넷 트래픽은 한계 상황에 온 것이 아니고 AI로 인해 앞으로 2차 곡선으로 증대를 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지금까지의 인터넷은 검색 등에 활용되는 지식으로서의 인터넷"이라며 "이때의 인터넷 트래픽은 쌓아놓는 수준의 데이터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는 "인터넷 기업이 혁신을 일으킨 업계는 광고와 소매 두 가지 뿐인데 미국 GDP에서 광고는 1%, 소매는 6%에 불과하다"며 "그럼에도 현재 세계 시가총액 톱10 중 7곳이 인터넷 기업"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 싱귤래리티 시점이 되면 '지혜의 인터넷'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게 손 회장 생각이다. 전 세계 IoT기기에 연결된 칩으로 데이터를 영양소처럼 빨아들여 예측하고 추론하는 데 사용된다는 것이다. AI가 인터넷의 개념을 바꿔놓으면 미국 GDP의 나머지 93%에 해당하는 거의 모든 산업에서 혁신이 일어나고 동시에 지금까지 상상하지 못했던 속도로 인터넷 트래픽이 늘어날 것이라는 얘기다.

그래서 손 회장에게 AI는 먼 미래의 기술이 아니다. 인공지능을 활용할 줄 아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은 '인텔리전스'(지능)에서 경쟁이 되지 않는 세상이 곧 도래한다는 것이다.

◇ 미래를 준비하는 'AI군(群) 전략'

손 회장은 2017년 1000억 달러(약 118조원) 비전펀드를 조성해 82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지금은 더 큰 규모로 2호 펀드를 조성 중이다.

그의 투자전략을 보면 AI와 IoT 기술이 보편화했을 때 빛을 발할 분야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승차공유, 물류, 핀테크, 의료 등 각 산업군에서 AI기반의 핵심회사들을 비전펀드가 주도하는 생태계로 묶어버리는 이른바 'AI군(群·무리) 전략'이다. 겉으로는 한 회사에 투자하는 것이지만 실은 생태계 조성에 돈을 쏟는 것이다.

이렇게 '군(群) 전략'을 통해 기업을 모은 뒤 손 회장은 이들 사이에 유기적인 관계를 만든다. 소프트뱅크의 조정으로 기업들 간 사업이 재편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비전펀드가 투자한 회사가 전체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한다는 승차공유 서비스.

동남아에서는 우버와 그랩이 경쟁하고 있었는데 비전펀드 투자 이후 우버는 동남아 사업을 그랩에 양도하는 대신 그랩 지분 27%를 취득했다. 중국의 디디추싱 역시 우버 중국법인을 인수하는 대신 10억 달러를 투자했다. 우버는 미국과 유럽, 디디추싱은 중국, 그랩은 동남아에 집중하는 전략이다. 일종의 연합군이 된 셈이다.

손정의는 왜 원투쓰리 모두 인공지능이라 했나

◇ 각 분야 인공지능 1등기업만 모인 '연합군'

손 회장이 밝힌 AI군 전략의 원칙은 두 가지이다. 첫째, 각 분야의 1위만 모은다는 것이다. AI군 전략을 영어로 번역하면 'The Cluster of No.1 Strategy(1등 기업들의 클러스터 전략)이다. 손 회장은 "자이바츠(Zaibatsu·재벌기업의 일본식 표현)는 많은 그룹 회사로 구성되지만 이들이 반드시 해당 분야의 리더는 아니다"라며 "반면 'AI군 전략' 접근법은 각 분야 선두기업으로 구성된 그룹을 만들어 그룹 전체 경쟁력을 현저히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둘째, 투자를 하되 지분은 20~30%로 제한한다. 최대주주 지위를 얻을 정도만 유지하고 자회사로 완전히 인수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창업자가 손 회장의 열망을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도록 만든다. 창업가들을 자신의 '아군'으로 만드는 것이다.

손 회장은 "2000년 알리바바에 투자하면서도 51% 이상 지분을 취득하거나 회사 이름에 '소프트뱅크'를 집어넣으라 요구하지 않았다"며 "그렇게 요구했더라면 마윈 회장이 자신의 투자제안을 거절했을 것"이라고 했다.

정리하면 모든 산업 분야에서 늘어날 인공지능 트래픽에 비례해 성장할 각 분야 1등 회사를 군(群)으로 묶어 소프트뱅크를 중심으로 성장하는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9년 전 소프트뱅크의 '신30주년 비전'을 발표할 때부터 준비해왔던 그림이기도 하다. 당시 손 회장은 "우리 전략은 중앙집권이 아니라 전략적 협업의 시너지로서 20~40%만 투자하고 각자 자립해 협력하는 방식"이라며 "30년 내 5,000개 회사와 이러한 형태로 일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것이 바로 그가 줄곧 "정말이지 잠들기가 싫다. 단 1초도 낭비하고 싶지 않다. 세상에는 재미있는 일이 너무 많다"고 말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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