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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칼럼]포드자동차 판결 10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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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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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7.12 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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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칼럼]포드자동차 판결 100주년
미국의 한 기업경영 전문지가 대기업 CEO들을 대상으로 경영자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법원 판결 10개를 선정했다. 1919년 2월7일자로 미시간주 대법원이 내린 포드자동차(Dodge v. Ford Motor Company) 사건 판결이 1위에 뽑혔다.
 
원고 닷지(Dodge Brothers)는 포드에 부품을 공급하던 회사인 동시에 포드의 10% 소수주주였다. 그런데 닷지는 1913년 돌연 독자적인 자동차회사를 설립해 포드의 경쟁사로 나섰다. 그러자 닷지의 사업자금 조달을 방해하기 위해 포드는 주주들에 대한 특별배당금 지불을 중지해버렸다. 당시 회사가 너무 잘돼 정기배당 외에 특별배당을 실시하고 있었다. 닷지도 연 100만달러를 받고 있었다.
 
나아가 포드는 희대의 베스트셀러 ‘Model T’ 가격을 인하했다. 1916년이 되자 ‘Model T’ 가격은 한때 825달러였던 것이 345달러까지 내려갔다. 포드는 가격결정력이 막강했는데 1915년 한 해만 해도 39만대를 생산해 시장물량의 45%를 커버했다.
 
결국 닷지는 포드에 소송을 제기했다. 사내유보금의 75%를 풀라는 청구였다. 몇 년 동안 진행된 소송 결과 1919년 2월 미시간주 대법원은 포드에 1900만달러를 배당하고 150만달러 이자까지 지불하라고 판결했다.
 
사실 이렇게 되면 가장 큰 수혜자는 58% 최대주주인 헨리 포드 자신이다. 그러나 포드는 격분해서 가격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사주를 취득하기 시작했다. 시장에서 주식을 거의 다 회수했다. 당시 포드의 시총은 2억5000만달러였다고 한다. 그 와중에 닷지도 2500만달러를 챙겼다.
 
포드의 특별배당금 지급중지 결정은 닷지를 견제하기 위해서였지만 소송에서 포드는 근사한 생각을 내세웠다. 사업이 너무나 잘 되었기 때문에 주주들은 돈을 벌만큼 벌었고 이제는 사회를 위해 뭔가 좋은 일을 해야 할 때가 되었다는 것이다.
 
즉 이익을 사내에 유보해 회사 수익이 크지 않아도 되게 하고 자동차 가격을 낮춰 보다 많은 사람이 자동차를 살 수 있게 하는 동시에 더 많은 직원을 고용하고 좋은 보수를 주자는 생각이다. 1914년 포드가 종업원 5200명의 일급을 100% 높인 5달러로 깜짝 공표한 것도 여기에서 시작되었다.
 
이런 포드의 생각에 대해 법원은 “영리회사는 원칙적으로 주주들의 투자수익을 위해 조직되고 운영된다”는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포드가 개인 돈을 사용해서 위와 같은 목적의 사업을 하는 것은 전혀 개의치 않겠으나 회사 돈을 사용하는 것은 허용할 수 없다고 했다. 법원은 회사도 자선이나 기타 사회사업을 위한 지출을 할 수는 있으나 그러한 지출에는 일정한 장기적인 사업상의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판결했다. 여기서 장기적인 사업상의 이유란 회사 수익의 극대화와 그에 따른 주주들의 부의 증대다.
 
이 판결은 밀턴 프리드먼이 1970년 9월13일자 뉴욕타임스 매거진에 발표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이익을 많이 내는 것’이란 제목의 유명한 평론과 궤를 같이한다.
 
세월이 흘러 포드자동차 판결이 나온 지 100년이 지났다. 지난해 초 블랙록 회장 래리 핑크는 투자 대상 회사의 경영진에게 보낸 공개서한을 통해 이제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중요성으로 밀턴 프리드먼의 생각은 더이상 통용되기 어렵다는 생각을 밝힌 바 있다. 결국 올해 6월 프랑스가 세계 최초로 상법과 민법을 개정해 회사의 설립목적과 경영이념에 ESG를 반영하도록 했다. 새 역사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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