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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보릿고개 넘어라" A사장이 12시간을 달려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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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저우(중국)=진상현 특파원
  • 2019.07.1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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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부진, 中 자동차시장 침체에 우는 韓 자동차 부품업체들…'불모지' 中 서남부 시장 개척 나서

중국 동부 연안 옌타이에 공장을 두고 있는 한국 자동차 부품업체의 A사장은 지난 9일 중국 대륙을 가로질러 서남부에 위치한 광시좡족자치구 류저우시에 도착했다. 아침 8시 옌타이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광시좡족자치구 구이린공항에 내린 후 가오티에(고속철)로 갈아타 이곳에 도착한 시각은 저녁 8시. 꼬박 12시간이 걸렸다. 그가 장시간을 달려 이곳에 온 이유는 중국 토종 완성차 업체 및 1차 협력업체들을 만나 새로운 거래선을 뚫기 위해서다. 중국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부진, 중국 자동차 시장의 침체 등으로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한국 자동차 부품 업체들의 자구 노력 일환이다.
10일 중국 광시좡족자치구 류저우시에서 개최된 '류저우 완성차 업체 글로벌파트너링(GP) 상담회' 행사에서 참가업체들이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진상현 베이징 특파원
10일 중국 광시좡족자치구 류저우시에서 개최된 '류저우 완성차 업체 글로벌파트너링(GP) 상담회' 행사에서 참가업체들이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진상현 베이징 특파원


◇"中 토종업체 거래선 뚫는다" "韓 차부품 기술력 활용" = 10일 오전 중국 서남부 내륙의 주요 자동차 생산 거점인 류저우시에서는 완성차 업체 3곳과 1차 납품업체 등 중국 자동차 기업 12곳과 한국 자동차 부품 기업 17곳 간의 글로벌파트너링(GP) 상담회가 열렸다. 광시우링자동차, 둥펑류저우, 상하이GM우링(SGMW) 등 이곳에 거점을 두고 있는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모두 참가했고, 한국 부품업체들도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에 납품 실적이 있고, 중국 토종기업들과의도 거래 경험이 실력있는 업체들이 다수 참여했다. 이번 상담회를 개최한 KOTRA 관계자는 "당초 한국 업체 22곳이 참여하려고 했지만, 실질적인 상담이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 중국 업체들이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로 다시 추렸다"고 말했다.

상담회는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경쟁력 있는 부품을 통해 기술력을 끌어올리려는 중국 업체들과 현대·기아차에 지나치게 의존했던 거래선을 다양화하려는 한국 부품업체들의 이해가 맞아 떨어졌다. 한 한국 업체 관계자는 "단일 기업이 여러 업체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상담하기는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면서 "중국 토종업체들과의 거래선을 넓히려는 입장에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한국 참가 업체는 "신제품을 중심으로 동영상 자료를 먼저 보내준 뒤 상담을 했는데 반응이 매우 좋다"고 기뻐했다.

중국 업체들은 한국 부품업체들의 기술력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광시우링자동차 관계자는 "오전에 3개 업체와 상담했는데 경쟁력이 아주 높다"면서 "우리는 완성차와, 부품을 다하고 있는데, 두 영역에서 모두 협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른 1차 협력사 관계자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는데 한국 부품업체들과 함께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국 정부도 이번 상담회에 힘을 싣고 있다. 이번 상담회는 주중 한국 대사관이 1년에 두번 중국 지방정부와 진행하는 '한중 우호 주간' 행사가 광시좡족자치구에서 열리는 것을 계기로 열렸다. 장하성 주중 한국대사는 이날 상담회 오찬 행사에서 "한 번의 상담으로 비즈니스가 이뤄지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면서 "한국 업체들이 류저우 기업들과 함께 진정성을 갖고 계속 소통해 진정한 파트너가 돼 달라"고 당부했다. 우웨이 류저우 시장은 "오늘 상담회가 한중 자동차 업계에 좋은 플랫폼을 제공했다"면서 "이번 상담회가 대충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간에 진정으로 좋은 협력 관계를 맺는 결실을 이루기 바란다"고 말했다.
10일 중국 광시좡족자치구 류저우시에 위치한 둥펑류저우 자동차 생산 공장에서 생산 자동차 모델들이 전시돼있다./사진= 진상현 베이징 특파원
10일 중국 광시좡족자치구 류저우시에 위치한 둥펑류저우 자동차 생산 공장에서 생산 자동차 모델들이 전시돼있다./사진= 진상현 베이징 특파원

◇미개척지 中 서남부 자동차시장, 새 희망될까= 류저우는 2017년 기준으로 광저우(310만 대), 충칭(299만 대), 상하이(290만 대), 창춘(276만대)에 이은 중국 5대 자동차 제조 기지다. 완성차 기준으로 연간 253만대가 생산됐다. 류궁기계와 같은 중국 대표 공정기계 기업도 위치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멀고 인지도가 낮은 서남부 내륙지역에 위치해 우리 자동차부품사의 진출이 비교적 미미했다. 현대·기아차가 이 지역에 진출하지 않은 것도 영향이 컸다.

그동안 중국 시장에 진출한 우리 자동차 부품사들은 주로 현대·기아차 위주로 납품을 해왔다. 현대차가 중국 시장에서 잘 나갈 때는 그것만으로 물량이 넘쳤다. 하지만 중국 토종자동차의 약진, 2017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THAAD) 배치 이후 중국 내 반한 정서, 중국 경기 둔화 등이 맞물리면서 현대차 실적이 급전직하, 비상이 걸렸다. 현대차의 실적 회복이 지체되면서 뒤늦게 중국 토종 기업 등으로 거래선 확대에 나섰지만 이미 교착화돼 있는 생태계에 진입하기가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류저우라는 새로운 시장에서 다양한 중국 토종업체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KOTRA에 따르면 류저우 완성차 업체 3개사는 경량화, 스마트화 기술 부품과 전장부품, 신에너지차 분야에서 한국기업과의 협력을 희망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에서 전기차 의무 생산제도가 본격화됨에 따라 전기차 관련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번 상담 회에 참가하는 완성차 업체 3개사 역시 전기차 생산 확대를 위한 다양한 신규 부품사 들과의 파트너십 강화를 추진 중이다. SGMW의 탕위안훙 구매 및 공급망관리 총감은 "승용차 및 신에너지차, 자율주행 등 분 야에 115억 위안(약 2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이 분야에서 한국의 우수한 기술력 을 갖춘 기업들과 협력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 한국 참가업체 관계자는 "류저우쪽에 충분한 자동차 생태계가 마련돼 있기 때문에 거래가 잘 되면 현지에 대한 직접 투자까지도 고려하고 있다"면서 "중국 자동차 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보는 2년 이후에는 중국 토종업체들과 맺은 새로운 거래선들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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