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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NIM과 발행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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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익태 증권부장
  • 2019.07.12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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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모험자본’이었던 은행은 혁신과 거리가 멀어졌다. 산업화 과정에 상당한 위험을 감수하며 기업들에 자금을 공급했지만, 보수적으로 변했다.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계와 금융위기를 거치며 ‘비생산적 금융’에 치중했다.

가장 안전한 아파트를 담보로 잡고 대출을 해왔다. 마이너스 통장은 어떤가. 제일 신용등급이 좋은 월급쟁이들을 상대로 한다. 현실에 안주하다 보니 혁신 의지를 거세당했다. 결제시스템을 담당한다는 이유로 정부로부터 예금자 보호까지 받지 않나. 땅 집고 헤엄치며 돈을 쌓아놓을 뿐 어떻게 쓸지 모른다. 혁신 기업으로 돈이 흘러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 냉·온탕을 오가는 정권의 정책과 맞물려 부동산 거품만 잔뜩 만들었다. 순이자 마진(NIM)도 1.7% 언저리를 오갈 뿐이다.

예대마진에 의존한 시중은행의 그릇된 관행을 깰 것으로 기대했던 인터넷은행은 어떨까. 예대율은 갈수록 떨어지고 수익성도 악화 되고 있다. 한 때 2%를 넘었던 카카오뱅크의 NIM은 올 3월 1.77%로 떨어졌다. 기업 대출을 못하니 개인 소액대출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 시중은행들과 대출 금리도 별반 차이가 없다. 상대적으로 대출을 쉽게 늘리기도 어렵게 됐다.

반면 발행 어음은 어떤가. 기업 대출을 자신들의 전유물로 여겼던 은행들의 반대가 극심했다. 하지만 당국의 규제 완화 의지를 꺾지 못했다. 결국 증권사에 운용이 허용됐다. 초대형 IB(투자은행) 입장에서 보면 발행 어음 마진은 1%가 채 안 된다. 발행 초기 단계인 점을 고려해야 하지만, 어쨌든 이를 통해 조달된 자금은 거의 다 기업으로 간다고 봐야 한다. 결국 생산적인 자금의 흐름이나 혁신의 관점에서 볼 때 시중은행이나 인터넷 은행보다 높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다. 발행 어음은 자본시장을 통한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자금 활용의 사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정작 증권사들은 유동성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고 하소연 한다. 조달 자금의 20%를 고객이 요청할 경우 내줄 수 있는 유동성 자금으로 활용하라는 규정이 운용의 발목을 잡고 있다. 최근 증권사 발행어음의 조달금리는 1.5% 수준이다. 그런데 유동성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해야 하는 국고채나 통안채(통화안정채권) 금리는 1.4%가 채 안된다. 증권사 입장에선 발행어음의 규모의 20%는 역마진을 안고 시작하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발행 어음에 가입한 고객에게 내줘야 할 금리는 2%가 넘는다. 그만큼 증권사가 수수료를 덜 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에 반해 증권사들은 발행어음을 운용할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시작부터 역마진이 나는 상황에 기업에 대한 투자가 제대로 이뤄질 리 없다.

기업에 적극적으로 모험자본을 공급하겠다는 도입 취지에 맞게 보다 과감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뱅크런(Bank Run·대규모 인출 사태)과 같은 극단적 상황이 아닌 이상 유동성을 20%까지 가져갈 이유가 없다. 초대형 IB의 신용을 인정한다면 유동성 비중을 더 낮출 수 있다. 국채나 통안채에 투자할 자금이 기업으로 흘러들어 가야 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부동산 투자의 경우 전체 자금의 30%를 넘어서는 안 된다는 것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부동산도 공장 부지·관광단지 개발 등 생산적인 부동산이 있고 거품을 일으키는 부동산이 있다. 규제 차등화가 필요하다.

발행어음만 놓고 봐도 시중은행보다 자본시장이 훨씬 효율적이다. 자본시장법 개정과 함께 증권사들의 노력이 더해졌다. 지금으로선 금융업 중 증권사만큼 수입 다변화가 잘 돼 있는 곳을 찾을 수 없다. 대형사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브로커리지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40%까지 내려왔고, IB 트레이딩이 50%까지 올라오는 곳도 있다.

혁신은 결국 규제 완화의 결과물이다. 증권사를 자본 투기꾼으로 보는 시각을 바꿔야 한다. 자본시장 육성을 경제성장의 지렛대로 삼을 수 있는 혜안이 필요하다.
[광화문]NIM과 발행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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