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신 여기 가자"…요즘 뜨는 인기 여행지는?

지난 2일 오후 서울 김포국제공항에서 여행객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 김휘선 기자

일본 정부의 보복성 경제 제재 조치로 국내 소비자들의 반일감정이 거세지며 일본여행 인기도 다소 주춤한 모양새다. 여름 휴가 성수기를 앞둔 여행객들이 선뜻 일본행 비행기 티켓을 고르지 못하는 가운데 동남아, 호주 등 대체 여행지가 주목받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시장에서 일본노선 신규예약이 다소 감소했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일 평균 1000건이 넘는 신규 예약건수가 지난 8~10일 3일 동안 600여 건으로 감소했다. 경제보복 논란이 본격화된 직후 하루 평균 400여 건이 감소한 것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매달 7만 명 가량의 일본노선 여행객을 송출하는 점을 감안하면 당장 피해가 큰 것은 아니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달 2~3만 명 가량의 일본여행객을 유치하는 모두투어 역시 지난 5일부터 신규 예약률이 반토막났다. 일평균 800여건에 달하는 신규 예약건수가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진 것이다. 참좋은여행도 일평균 320명인 예약률이 지난주 1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인해 고조된 반일감정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논란이 본격화된 이후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일본여행 상품 불매 여론이 번지며 일본여행 심리가 위축됐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여행 취소를 인증이 올라오고 일본여행을 떠난 연예인에 대한 비판도 잇따르면서 일본여행을 망설이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다.
이 같은 흐름에 일본을 대체할 수 있는 여행지도 각광받고 있다. 비행기로 6시간 내에 도착할 수 있는 접근성이 높은 동남아를 비롯, 중국, 호주 등 근거리 여행지가 주목받는 것이다. 해당 지역들은 최근 저가항공사(LCC) 취항이 증가하며 항공료가 낮아졌고 물가도 합리적이라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다.

실제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찾은 국내 여행객은 753만 명으로 전년 대비 5.6%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베트남과 말레이시아는 각각 42.2%, 33.1%로 대폭 증가했다. 올들어선 1~5월까지 일본의 경우 전년동기대비 4.7% 감소하며 역성장한 반면, 베트남은 22% 증가하며 높은 성장세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일본 경제보복 조치로 이 같은 추세는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트립닷컴에 따르면 최근 2주(6월27일~7월10일) 동안 최고 인기 여행지는 필리핀 보라카이, 베트남 다낭, 태국 방콕으로 나타났다. 일본 오사카와 후쿠오카, 오키나와 등 단골 인기 여행지가 순위에 오르지 못한 것이다.

한일 갈등이 본격화된 지난 4일부터 일주일 간 결과를 살펴보면 대체여행지의 급부상이 눈에 띈다. 말레이시아와 호주가 각각 전주 대비 23%, 21% 예약이 급증했고, 제주도 15% 증가했다. 일본여행 수요 감소로 반사이익을 얻은 것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거세진 반일감정의 여파로 일본 노선이 다소 주춤한 사이 동남아 여행지 인기가 다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신규 취항과 함께 이색 여행지로 뜨는 몽골이나 중국 장가계 등도 인기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