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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건당사회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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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소진 기자
  • 홍재의 기자
  • 한정수 기자
  • 2019.07.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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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경제 해부]① IT시대에 자영업자 양산하는 플랫폼경제의 아이러니

[편집자주] “근대 자본주의 종언을 알리는 소리 없는 혁명이다.” 배달 운송 쇼핑 청소 등 각 분야에서 부상하는 플랫폼 경제에 대한 한국노동연구원의 진단이다. 기업이 노동자를 고용하고 대신 보호 의무를 지던 구조를 '플랫폼-자영업자' 구조로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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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플렉스 모집 공고/사진=쿠팡
회사원 주모(34)씨는 주중에는 회사 일을 하고 주말 이틀은 쿠팡플렉스 배달을 한다. 쿠팡플렉스는 일반인이 자기 차로 쿠팡 물건을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6개월 정도 됐다. 이틀 동안 배달하는 물건은 평균 200개. 처음엔 1건당 1,200원 정도 받아 월 70만원을 벌었는데 요즘은 배달하려는 사람들이 몰려 1건당 수수료가 800원으로 낮아졌다.

배달 플랫폼의 일반인 배달원 모집이 급증하고 있다. ‘배달의 민족’은 일반인이 음식 배달을 하는 ‘배민커넥트’를 지난 3일 도입했고 '맛집' 배달을 하는 ‘쿠팡이츠’와 ‘우버이츠’도 일반인 배달을 실시하고 있다. 배달대행 서비스를 하는 ‘부릉’도 지난 5월말부터 일반인들이 전기자전거로 배달을 하는 ‘부릉프렌즈’ 서비스를 시작했다. 쿠팡플렉스는 누적으로 30만 명 이상이 배달원으로 등록했다.

배달하는 물건은 달라도 이런 공통점이 있다. 자전거, 전기자전거, 오토바이, 퀵보드, 자동차 등 이동수단으로 무엇을 이용하든 상관없고,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일할 수 있다. 그리고 수입은 배달 건당 수수료다. 시간 대비 수입이 괜찮아 일감을 많이 받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시간 잘 쪼개서 일하면 '투잡' '쓰리잡'으로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직장인, 취업준비생, 자영업자, 경력단절여성, 은퇴자 등 참여자도 다양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들 회사가 배달 수요는 많은데 배달원이 부족해서 일반인을 모집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쿠팡맨’이나 ‘배민라이더스’처럼 전업 배달기사 고용에 따른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비용을 줄이기 위해 '건당 인력'을 모집하는 것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비정규직을 고용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건당 인력'은 근로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자영업자다. IT덕분에 산업이 더 고도화하는데 오히려 자영업자가 늘고 있는 아이러니다.

바로 플랫폼의 등장 때문이다. 플랫폼은 서비스가 필요한 사람과 서비스를 제공해줄 사람을 중개해주는 인프라다. 21세기 복덕방이다. 배달, 운송, 청소, 세탁 등 다양한 분야에 플랫폼이 생기면서 기존의 고용구조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일자리가 아니라 일감의 시대, 건당 자본주의가 도래하고 있다.

[MT리포트] 건당사회가 온다!


한국노동연구원은 ‘디지털 기술 발전에 따른 새로운 일자리 유형과 정책적 대응’ 보고서에서 “플랫폼 경제의 도래는 기업으로부터 임금을 받고 근로자로서 보호를 받는 근대적 자본주의의 종언을 알리는 소리 없는 혁명”이라고 진단했다.

연구원은 “플랫폼 경제는 노동을 자영업화하면서 자본, 토지, 노동이라는 생산요소를 '정보서비스 - 자영업자' 관계로 전환시키고 있다”면서 “자본은 근대 민주주의 국가에서 제도화한 '노동에 대한 보호책임'으로부터 벗어날 기회를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플랫폼 경제에서 기업은 주문 건당 혹은 노동 시간만큼만 지불하면 그것으로 계약이 종료된다. 고용·산재·건강보험 심지어 연금까지 책임져야 했던 기업이 그 책임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미 배달 플랫폼에는 4대 보험이 안 되고 노조를 만들 수 없는 많은 배달원들이 일하고 있다. 여기에 일반인들이 합류한 것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은 “노동유연화의 정도가 높아져왔지만 IT 플랫폼의 등장은 자본주의의 한 시대를 마감하는 결정타가 됐다”고 분석한다. 플랫폼 경제는 기계나 건물 등 대규모 자본투자뿐 아니라 거대 노동력 관리까지 줄일 수 있도록 해줬기 때문이다. 호텔사업을 하기 위해 굳이 호텔을 지어 직원을 고용할 필요가 없고 택시사업을 하기 위해 굳이 택시를 사고 기사를 고용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IT 플랫폼의 등장으로 소비자들은 편리해졌고 낡은 시장도 혁신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자영업자화하는 플랫폼 노동자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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