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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사고 재지정 문제를 보는 일반고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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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준 상암고 교장(서울국공립고등학교장회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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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7.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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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 상암고 교장./사진=서울시교육청 제공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재지정 문제에 온 국민들의 관심이 쏠려있던 지난 9일. 서울시교육청은 13개 자사고의 운영성과를 평가해 경희고를 포함한 8개 자사고에 대해 지정을 취소한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자사고에서는 행정소송 등 법적대응을 예고하며 반발하고 있어 교육계의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자사고 재지정 과정에서 드러난 갈등이 빨리 해소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일반고 학교장의 입장에서 고등학교 교육 정상화와 관련해 착잡하지만 단호한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

자사고는 고교 교육 다양화 및 교육수요자의 학교 선택권 확대라는 명분으로 이명박 정부 때 지정됐다. 현재 서울에는 22개 학교가 지정·운영되고 있다. 자사고는 관계 법령이 정한 수월성 교육기관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수월성 교육기관인 것처럼 인식해 고등학교 서열화를 조장해왔다.

상위권 대학 입시에 학교의 사활을 걸다시피 해 입시학원과 다름없는 모습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고교 교육의 다양성 확대라는 지정 취지를 벗어나 대학 입시에 치중하는 경쟁 위주 교육을 심화시켰다.

또 우수한 중학교 졸업생 대다수가 자사고로 진학하는 것도 모자라 일반고에 배정된 우수한 학생이 입학 직후 바로 자사고로 전학가거나, 자사고에 적응하지 못한 학생이 학기 중에 일반고로 전출해 학생 지도에 부담을 주고 있다.

우리 학교의 경우 작년에 자사고로 전출한 학생이 6명, 전입한 학생은 15명이다. 각각 전체 전출입의 절반에 가까운 비율이다. 이 같은 학생 이동은 건강한 교육 생태계의 안정성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일반고 학생, 교사와 학부모의 자존감에 상처를 주기도 한다.

자사고로 말미암아 고등학교 교육은 수직적, 계층적 구조가 심화됐다. 특목고와 자사고를 제외한 대다수 일반고는 고교 서열화의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았고 공교육 기관으로서 맡은 역할을 다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자사고는 입시 성적에 함몰된 교육계 기득권 집단의 논리를 배경으로 저항하기 보다 서울시교육청의 운영성과 평가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또 그동안의 교육활동이 고교 교육에 미친 공과에 대해 깊이 성찰해 보아야 할 것이다.

서울국공립고등학교장회는 몇 개 자사고의 재지정 취소만으로 일반고가 갑자기 살아날 수 없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서울시교육청과 함께 중등교육 정상화를 위한 일반고 역량 강화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

서울시교육청은 ‘강북지역 소외’, ‘강남 쏠림 심화’, ‘풍선효과’ 등 여러 가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일반고 교육여건을 개선하고 대다수 일반고의 역량을 강화해야한다.

이를 통해 서울 모든 지역에서 보편적인 고교 교육이 이뤄지도록 해야한다. 교육청이 이미 밝힌 바와 같이 경쟁위주의 고교 교육과 서열화된 고교 체제를 정상화하기 위한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일반고 중심의 교육정책에 대한 신뢰 회복에 전심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교육부도 이 눈치 저 눈치 볼 것이 아니라 관련 제도를 시급히 정비해 자사고 문제를 조기에 해결해야 한다. 나아가 확고한 교육철학을 토대로 우리 교육의 방향을 정립해 대입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혁하는 등 고교 교육 정상화 대책 마련을 더 이상 늦추지 말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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