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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영혼 정두언, 다른 세상으로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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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종진 기자
  • 2019.07.16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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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정권 창출→구속→무죄→새로운 인생…현실 정치와 삶에 치열한 관심 놓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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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전 의원/사진=이기범 기자
정두언 전 의원(62)이 16일 사망했다. 이명박 정권 탄생의 1등 공신이자 3선 국회의원, 가수이자 방송인, 일식집 경영까지 자신을 특정 테두리에 가두지 않고 살아온 삶이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정 전 의원이 이날 오후 3시58분쯤 유서를 써놓고 나갔다는 부인의 신고를 접수하고 수색에 나서 홍은동 한 공원에서 숨진 정 전 의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파악된다.

정 전 의원은 앞서 이날 오후 2시30분쯤 인근 자신의 과거 집 근처를 들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대문을 지역구에서만 3선(17, 18, 19대)을 했던 그는 마지막 가는 길에 자신을 아껴줬던 유권자, 가족들과 추억을 되새겼던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의원은 최고 엘리트였다. 경기고,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제24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생활을 했다. 2000년 국무총리 공보비서관을 역임한 뒤 정계에 입문해 16대 총선에서 고배를 마셨으나 이후 이명박 서울시장 선거캠프에 몸담았다.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거쳐 2004년 17대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하며 전략가의 능력을 본격 발휘했고 마침내 이명박 대통령을 만들어냈다.

정권을 창출했으나 휩쓸리지는 않았다. 이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의 불출마를 요구하는 등 주류와 다른 길을 걸었고 2012년 저축은행 사태 와중에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정 전 의원은 고난을 피하지 않고 함께 했다.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뒤 20대 총선에 나섰지만 낙선했다. 음반을 내고 방송에 출연하며 자신의 삶을 열정적으로 살았다. 우울증을 앓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적이 있는데 이를 숨기지 않았다.

삶과 정치의 현장에 치열한 관심도 놓지 않았다. 지난해 말 서울 용강동에 일식집을 연 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인터뷰에서 "자영업자들이 요즘 얼마나 어려운지 뼈저리게 느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까지 자유한국당에 고언도 아끼지 않았다. 이달 초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만나는 사람에 "올드하다. 국민들한테 신선함을 주지 못한다"고 말해 여론의 관심을 받았다.

또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한 도전자였다. 올초 자신의 시간을 경매로 내놔 2시간36분 만에 완전 판매하는 기록도 세웠다. 식사, 통화 등 '정두언의 시간'을 사람들한테 파는 방식인데 개인시간 가치거래 플랫폼을 이용한 한국인 최초의 시도였다.

그의 일식집을 찾으면 냉정하면서도 실용적인 아이디어와 인사이트를 들을 수 있었기에 정치권과 언론계 인사들의 발길이 적잖았다. 최근 정 전 의원이 운영하는 일식집에서 정 전 의원과 만났던 머니투데이 더300 한 기자는 그에게서 "요즘 재미가 없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기자에게 국회의 개선과 정치 혁신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야권 내에선 갑작스러운 변고에 안타까운 목소리가 나온다. 정 전 의원은 지난해 한 언론 인터뷰에서 수감생활을 묻는 질문에 "진정한 자유를 누리는 곳일 수도 있겠다. 제한돼 있긴 하지만, 감옥 안의 시간은 온전히 자기 것"이라고 말했다. 어디에도 스스로를 가두지 않았던 그가 다른 세상으로 떠났다. 고인의 빈소는 세브란스병원에 17일부터 차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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