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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세계 최고 獨 원전기술 상징" 비블리스 원전 해체 현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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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블리스(독일)=유영호 기자
  • 2019.07.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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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시프트, Newclear 시대-④]2017년 3월 해체 인가 받고 15년 즉시해체 대장정… 獨정부 20년전부터 해체 법제화 등 준비 철저히

[편집자주] 2017년 6월19일 0시. 국내 첫 상용 원자력발전소인 '고리1호기'가 영구정지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고리1호기를 직접 찾아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청정에너지 시대, 이것이 우리 에너지정책이 추구할 목표"라고 말했다. 국가 에너지정책 패러다임이 원자력(Nuclear)에서 신·재생 등 청정에너지(Newclear)로 40년 만에 첫 전환한 순간이다. 눈 앞에 다가온 'Newclear 에너지 시대' 과제를 진단하고 정책 대안을 모색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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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헤센주 비블리스에 위치한 비블리스원전 전경.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여파로 가동을 멈춘 이 원전은 2017년 독일 정부로부터 해체 인가를 받고 해체작업이 진행 중이다./사진=유영호 기자 yhryu@
지난 5월 27일 독일의 관문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차로 1시간을 달려 도착한 비블리스. 독일 헤센주 남쪽에 위치한 인구 1만 명의 작은 도시는 조용하고 한적했다. 동화 속에 나올듯한 아기자기하고 예쁜 집들이 모여 있는 주택가를 뒤로 하고 5분을 더 달리자 라인강변에 자리 잡은 돔 형태의 익숙한 구조물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독일 원전산업을 대표해 온 비블리스 원전이었다.

원전을 둘러 높은 담장이 쳐졌고 정문에서 보안요원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담장 곳곳에는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원전 주변 동향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었다. 원전 부지 안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크레인들이 없었다면 여전히 가동원전과 다를 바 없었다.

차이점은 담장 너머에서도 찾을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가동원전은 외곽 일정 반경까지 출입통제를 실시하는데 비블리스 원전을 그렇지 않았다. 현장을 안내한 만프레트 괼츠 전 비블리스시 건설청장은 “원전 해체가 시작된 이후 원전 부지 내부에 대한 관리·통제를 집중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원전 폐쇄 결정 이후 외부인 방문이 많은 것도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원전 담장 너머 초록물결이 넘실대는 밀밭 샛길로는 한 가족이 반려견을 데리고 여유롭게 산책 중이었다.

독일 헤센주 비블리스에 위치한 비블리스원전 전경.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여파로 가동을 멈춘 이 원전은 2017년 독일 정부로부터 해체 인가를 받고 해체작업이 진행 중이다./사진=유영호 기자 yhryu@
독일 헤센주 비블리스에 위치한 비블리스원전 전경.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여파로 가동을 멈춘 이 원전은 2017년 독일 정부로부터 해체 인가를 받고 해체작업이 진행 중이다./사진=유영호 기자 yhryu@

비블리스 원전은 국내 고리·한빛·한울·신고리·신한울 원전과 같이 압력을 가한 물을 냉각제 및 감속제로 사용하는 가압형 경수로 원전이다. 설비용량 1167㎿급 A호기와 1240㎿ B호기로 구성돼 있다. A호기는 1974년 8월에, B호기는 1976년 3월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국내 첫 상용원전인 고리 1호기 설비용량(587㎿) 2배에 육박하는데 가동시기는 오히려 4년 빠르다.

비블리스 원전은 준공 당시 세계 최대 규모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세계 최고 수준의 독일 원전산업 경쟁력을 증명하는 상징물로 여겨졌다. 그런 비블리스 원전의 운명이 뒤바뀌게 된 계기는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다.

독일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 비블리스 원전을 포함해 원전 8기의 가동을 중단했다. A호기를 2019년, B호기를 2021년까지 계속운전하기로 결정한 지 불과 2개월 만이다. 가동이 중단됐던 비블리스 원전은 해체 결정이 내려졌고 2017년 3월 규제당국 인가를 받아 해체 작업이 진행 중이다.

[르포]"세계 최고 獨 원전기술 상징" 비블리스 원전 해체 현장 가보니

비블리스 원전 해체는 고리 1호기와 같은 ‘즉시해체’ 방식으로 진행된다. 사용후핵연료 반출, 제염·해체, 부지복원까지 1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원전 해체 최대 난제인 사용후핵연료 반출은 이미 완료됐다. 부지 안에 중간저장시설을 지어 사용후핵연료를 포함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임시처분했다. 고준위 폐기물은 중간저장시설에 보관되다가 2046년 독일 정부가 최종처분장 준공 및 운영을 시작하면 그 곳으로 옮겨질 계획이다.

독일이 원전 해체를 본격적으로 준비한 것은 1998년 게르하르트 슈뢰더 정부 출범 이후부터다. 2002년 4월에는 원전 폐쇄와 부지 복원 절차를 법제화해 원전 해체 기반을 확립하고 기술 확보를 시작했다. 2008년에는 독일 최대 기술교육기관인 칼스루에공대(KIT)와 손잡고 제염부터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 해체, 폐기물 처리 기술, 원자로 폐쇄 영향·결과까지 원전해체 전(全)단계를 연구하며 전문인력 양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20년 전부터 안전한 원전 해체를 위한 법적 기반과 기술·비용을 준비해온 셈이다.

국내 원전산업이 건설·운영에 치중해 있고 해체·폐기물 처분 등 사후관리 분야는 제도적 뒷받침도 미흡한 것과 대비된다. 국내의 경우 실험로 이외 원전을 해체한 경험이 없어 선진국에 비해 기술·인력이 부족하고 산업 생태계 기반도 제대로 잡혀 있지 않는 상황이다.

신희동 산업부 원전산업정책관은 “원전 해체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적 근거를 신설하고 안전기준을 명확화하는 동시에 폐기물 등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또 원전해체 기술을 차질없이 확보하고 고도화해 국내 원전의 안전한 해체뿐 아니라 우리 원전 해체산업의 세계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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