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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개국 만나고 곤룡포 유세…'한판승' 거둔 세계관세기구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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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박경담 기자
  • 2019.07.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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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강태일 관세청 정보협력국장…관세청 사상 첫 국제기구 고위직 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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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일 관세청 정보협력국장이 지난달 2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WCO(세계관세기구) 총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강 국장은 WCO 총회에서 핵심 고위직 5개 중 하나인 능력배양국장으로 선출됐다./사진=관세청
지난달 2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세계관세기구(WCO) 총회. 김영문 관세청장이 조선시대 임금 차림으로 나타났다. 머리엔 임금 모자인 검은 익선관을 쓰고 양복 대신 빨간 곤룡포를 입었다. 김 청장은 종일 회의장과 로비를 누볐다. 총회에 참석한 전세계 관세인이 다가 와 사진을 요청하고 사연을 물었다. 김 청장은 그들에게 연신 '강태일'을 외쳤다.

강태일 관세청 정보협력국장을 지난 15일 대전정부청사에서 만났다. 그는 지난달 29일 WCO 능력배양국장으로 선출돼 오는 9월 5년 임기를 시작한다. 강 국장은 5개국이 나선 1차 투표, 잠비아와 붙은 2차 투표를 거쳐 선출됐다. 강 국장이 선거 전 80여개 국가와 접촉하면서 기선을 제압하고 김 청장이 굳히기에 들어가면서 한판승을 따냈다.

WCO는 183개국으로 구성된 최고 권위의 국제 관세조직이다. WTO(세계무역기구)와 함께 무역과 관련한 대표적인 국제기구다. 능력배양국장은 WCO 내 5개 핵심 고위직 가운데 하나다. 개발도상국 세관 시스템을 현대화하는 게 주역할이다.
강태일 관세청 정보협력국장은 지난달 2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WCO(세계관세기구) 총회에서 핵심 고위직 5개 중 하나인 능력배양국장으로 선출됐다. 사진은 김영문 관세청장(오른쪽에서 세번째)이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장면이다./사진=관세청
강태일 관세청 정보협력국장은 지난달 2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WCO(세계관세기구) 총회에서 핵심 고위직 5개 중 하나인 능력배양국장으로 선출됐다. 사진은 김영문 관세청장(오른쪽에서 세번째)이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장면이다./사진=관세청
강 국장이 WCO 회원국의 표심을 사로잡은 비결은 무엇일까. 강 국장은 선거 유세에서 신기술 전파를 가장 강조했다. 한국이 앞서가고 있는 빅데이터, 블록체인, 인공지능(AI) 등을 실제 관세 현장에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을지 설명했다.

전임 능력배양국장들, 그리고 경쟁 후보들과는 다른 접근법이었다. 과거에는 개도국 세관 공무원의 자질 향상에 관심을 뒀다. 강 국장은 이에 더해 관세 시스템 자체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또 능력배양 지원을 아프리카→태평양·카리브해 섬나라 등으로 확대하겠다는 공약도 내세웠다.

강 국장은 개도국이 탐내는 최첨단 관세 시스템으로 빅데이터 분석을 제시했다. 수많은 출입국 정보를 바탕으로 마약 우범자, 불법 물품 밀반입자의 행적을 추적, 적발하는 시스템이다.
김영문 관세청장(가운데)과 강태일 관세청 정보협력국장(왼쪽)이 지난달 2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WCO(세계관세기구) 총회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강 국장은 WCO 총회에서 핵심 고위직 5개 중 하나인 능력배양국장으로 선출됐다./사진=관세청
김영문 관세청장(가운데)과 강태일 관세청 정보협력국장(왼쪽)이 지난달 2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WCO(세계관세기구) 총회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강 국장은 WCO 총회에서 핵심 고위직 5개 중 하나인 능력배양국장으로 선출됐다./사진=관세청
또 AI 엑스레이는 입국자가 신고한 물품과 실제 반입 물품이 다를 때 바로 찾아낸다. 강 국장은 AI 엑스레이의 적발률이 인간보다 4배 높다고 했다. 블록체인 기술 역시 표심을 자극했다. 보안기술인 블록체인은 원산지 증명서 진위 여부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할 수 있다. 수출입 기업 입장에선 통관 시간을 확 줄일 수 있다.

최첨단 관세 시스템은 한국만의 영업 비밀일 수 있다. 하지만 강 국장은 기꺼이 공유를 외쳤다. 그는 "한국이 설계한 관세 시스템이 장기적으로 보면 세계 각국에서 표준이 될 수 있다"며 "세계 무역환경이 개선되면 우리 기업과 개도국 간 수출입 역시 원활해지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강 국장은 행정고시 37회 출신으로 관세청에서 25년간 근무한 정통 관세공무원이다. 공직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꼽았다. 당시 그는 관세청 통관기획과장을 맡고 있었다. 실무 최전선에서 모든 수출입 절차를 관리하는 역할이었다.
지난 15일 대전정부청사에서 강태일 관세청 정보협력국장이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를 마친 후 자세를 취하고 있다./사진=박경담 기자
지난 15일 대전정부청사에서 강태일 관세청 정보협력국장이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를 마친 후 자세를 취하고 있다./사진=박경담 기자
원전사고 직후 그는 후쿠시마산 수입품을 떠올렸다. 지금은 수입하고 있지 않은 후쿠시마산 수산물을 포함해 공산품도 방사능을 검사해야 했다. 강 국장은 "당시 방사능 측정장비가 부족해 휴대용을 구하느라 애를 먹었다"며 "부산항 등에서 근무하는 일선 세관 직원들은 사고 초기 방호복도 없어 방사능 노출 위험을 무릅쓰고 고생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강 국장은 WCO 능력배양국장 임기 동안 미래 세관 시대를 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세관 인력이 한정적이고 무역 물동량은 늘고 있는 상황에서 검사율 하락, 불법무역 증가는 모든 국가의 공통 관심이자 걱정거리"라며 "IT(정보통신) 기술을 세관에 접목한다면 그 동안 골치 아팠던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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