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난방공사 "나주 SRF 합의안 보류…손실보전방안 마련해야"

머니투데이

세종=권혜민 기자

전남 나주 빛가람혁신도시 주민 300여명이 13일 오전 나주시청 앞에서 SRF열병합발전소 가동을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2019.6.13/사진=뉴스1

전남 나주 고형폐기물(SRF) 열병합발전소 가동 문제를 두고 지역 주민과 갈등을 빚어 온 한국지역난방공사 (40,750원 ▲150 +0.37%)가 17일 공사의 손실보전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민관 협의체의 합의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역난방공사는 지난 5일 긴급 이사회에서 '나주 SRF 열병합발전소 현안문제 해결을 위한 민관협력 거버넌스 위원회'가 결정한 합의안 의결을 보류했다고 밝혔다.

SRF 발전소는 쓰레기와 폐비닐 등을 연료로 열과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다. 2007년부터 추진돼 2017년 12월 준공됐다. 하지만 지역주민의 반대민원을 이유로 나주시로부터 인허가를 받지 못하면서 현재까지 발전소를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해 꾸려진 지역난방공사와 지역주민, 지자체 등으로 구성된 민관협력 거버넌스 위원회는 지난달 27일 10차 회의에서 '3개월 시험가동과 주민수용성 조사 실시'라는 합의안을 도출해 냈다. 주민수용성 조사를 통해 발전소 연료를 SRF나 액화천연가스(LNG) 중 하나로 정하자는 게 주요 내용이다.

하지만 이사회는 합의안에 공사의 손실보전 방안이 반영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주민들은 발전소 사용연료를 'LNG 100%'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주민수용성조사를 토대로 LNG 사용방식을 결정할 경우 연료비 증가와 SRF 사용시설 폐쇄에 따른 매몰비용, SRF 공급업체에 대한 손해 배상 등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대로 합의안을 승인할 경우 배임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공사 손실이 지역난방 고객의 요금 상승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이에 따라 이사회는 손실보전방안이 반영된 개선안을 마련해 오는 22일 민관협력 거버넌스에서 이해당사자들과 재협의하기로 했다. 개선된 합의안이 도출될 경우 이사회에 재상정해 수용 여부를 재논의할 계획이다.

지역난방공사 관계자는 "공사는 시장형 공기업으로 2010년 주식이 상장됐다"며 "주주의 경영권에 대한 영향력과 재산권 침해를 고려하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추진한 SRF 사업의 매몰비용 등 손실을 공사가 부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