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까지 낮춘 눈높이…기준금리 전격 인하(종합)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통화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재의 1.75%에서 1.50%로 하향 조정해 통화정책을 운영하기로 했다. 2019.07.18. [email protected]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1.50%로 전격 인하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적절한 대응'에 방침을 밝힌 지 한 달 만에 금리인하가 이뤄졌다.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도 열어뒀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8일 서울 태평로 한은본관에서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인하했다. 지난해 11월 금리인상 후 8개월 만에 정반대로 방향을 틀었다. 7월 금리인하 신호를 준 뒤, 8월 인하할 것이란 예상이 많았지만 한은이 시장을 앞서나갔다. 이달 말 유력한 미국 연방준비제도 금리인하 보다도 빨랐다.


5월 금통위에서는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1명(조동철 금통위원)이었지만, 이날 금통위에서는 금리동결 소수의견이 1명(이일형 금통위원)이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성장세와 물가상승압력이 당초 예상보다 약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경기회복을 뒷받침할 필요성이 커져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5%(4월)에서 2.2%로 낮췄다. 수출과 설비투자 부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 전망치가 현실화되는 경우 연간 성장률은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0.8%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게 된다.

이 총재는 지난 4월 전망 이후 대외여건에 특히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미중 무역분쟁, 미국 연방준비제도 통화정책 기조 변화, 일본 수출규제 등을 언급했다. 이 총재는 일본 수출규제도 이번 성장률 전망에 부분적으로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1분기 GDP(실질 국내총생산) 증가율이 마이너스(-) 0.4%로 부진했던 영향도 컸다.


한국경제 기초체력을 의미하는 잠재성장률도 떨어졌다. 한은은 2년 전 2016~2020년중 잠재성장률을 2.8~2.9%로 추정했는데, 이번에 2.7~2.8%로 낮췄다. 2019~2020년만 떼어 보면 2.5~2.6% 수준이다.

이 총재는 "성장률 전망치(2.2%)가 잠재수준에 미치지 못 하는 게 사실"이라며 "경기회복을 뒷받침할 필요성이 한층 커졌다"고 재차 강조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1.1%에서 0.7%로 조정했다. 물가안정목표(2%) 수준에 한참 못 미친다. 한은은 정부 복지정책 등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수 없는 공급측 요인 영향이 크다는 입장이지만, 수요측 물가 상승압력이 약화됐다는 점도 부인하지 않는다.

이 총재는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기준금리 1.5%로 낮아졌기 때문에 그만큼 여력이 축소됐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한 번의 금리인하로 기준금리가 당장 실효하한에 근접한 것은 아니다"라며 "경제상황에 따라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추가 인하 여부는 미국 금리인하 속도가 중요하다. 미국 고용지표가 잘 나와서 불확실성은 있지만, 연준이 올해 금리를 두 번 내리면 한은도 올해 안에 한 번 더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