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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부품·장비산업 기술자립, 핵심은 산업인재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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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리=유영호 권혜민 기자, 사진=이기범 기자
  • 2019.07.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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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정책 좌담]신산업 경쟁력 강화 긴호흡서 인력 확보 우선해야… 소재·부품 분야 근속기간 늘릴 정부 대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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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서울 중구 더 플라자에서 열린 '신산업 인재육성 방안 모색을 위한 지상 좌담회'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전문가 정책 좌담] - 신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산업인재 양성 전략

◆참석자(가나다 순)
△김재현 동진쎄미켐 반도체재료사업본부장·부사장
△나성화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일자리혁신과장
△한성호 MKS파워솔루션즈아시아 대표
△홍상진 명지대 산학인재개발원장·전자공학 교수(사회)

22일 오후 서울 중구 더 플라자에서 열린 '신산업 인재육성 방안 모색을 위한 지상 좌담회'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22일 오후 서울 중구 더 플라자에서 열린 '신산업 인재육성 방안 모색을 위한 지상 좌담회'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일본이 한국에 대한 경제 보복을 시작했다. 한국의 세계 1위 산업인 반도체·디스플레이를 정면으로 겨냥해 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핵심 소재 3종에 대한 수출 규제를 지난 4일부터 강화한 것이다. 이에 반도체·디스플레이를 비롯한 신산업 불확실성이 커졌다. 수입선 다변화 같은 단기 대책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핵심 소재·부품의 국산화율을 끌어올려 대(對)일본 의존도를 낮추는 것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관된 목소리. 소재·부품·장비 분야에 대한 집중적 연구개발(R&D) 지원으로 신산업 분야 탈(脫)일본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기술자립의 핵심은 경쟁력 있는 산업인재를 양성하는 것. 이에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머니투데이는 22일 서울 태평로2가 더플라자호텔에서 정부, 학계, 기업 전문가와 좌담회를 열고 신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산업인재 양성 전략을 모색했다.


22일 서울 태평로2가 더플라자호텔에서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와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신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산업인재 양성 전략 모색을 위한 좌담회가 열렸다. 사회를 맡은 홍상진 명지대 전자공학 교수가 질문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leekb@
22일 서울 태평로2가 더플라자호텔에서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와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신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산업인재 양성 전략 모색을 위한 좌담회가 열렸다. 사회를 맡은 홍상진 명지대 전자공학 교수가 질문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홍상진 산학인재개발원장·전자공학 교수(이하 홍 교수)=일본 수출규제 강화 조치로 반도체·디스플레이산업 불확실성이 커졌다.

▶김재현 동진쎄미켐 반도체재료사업본부장·부사장(이하 김 부사장)=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개발을 30년 이상 해온 기업으로 책임감이 무겁다. 한국 경제가 수출 주도 압축성장하는 과정에서 완제품 위주 산업발전이 이뤄졌다. 반도체를 예를 들어도 국내에 소재·부품 없으니 해외서 들여와 만들어 수출했다. 반도체 산업이 성공한 이후에야 동진쎄미켐 같은 소재·부품업체가 생겼고 이제는 동진쎄미켐을 보고 사업을 하는 더 기초적인 소재·부품업체들이 생기고 있다. 이것이 쌓여서 그 산업의 경쟁력이 된다. 일본은 기초산업부터 축적해 응용(최종산업)으로 왔고 반대로 한국은 최종산업에서 시작해 기초산업으로 내려가는 상황이다. 정부나 대기업, 누구의 탓도 할 수 없다. 지금부터라도 긴 호흡으로 소재·부품·장비 분야 인력을 키우고 기술을 확보해 가야한다.

▶한성호 MKS 파워솔루션즈아시아 대표(이하 한 대표)=일본이 수출규제를 강화한 핵심소재 3개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핵심으로 분류되지 않는 작은 소재·부품 하나만 공급이 중단돼도 반도체 공정 전체가 올스톱 된다. 반도체 분야 국산화를 2000년대 시작됐지만 지금보면 국산화가 된 것이 무엇이 있나 싶다. 중요한 것은 하이엔드 분야로 갈수록 국산화율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수요기업(대기업) 입장에서는 국내 중소기업 소재·부품에 대한 신뢰성 확보가 안 돼 굉장히 꺼려한다. 이 부분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홍 교수=산업·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한 근원적 대책은 전문인력을 어떻게 육성하고 유지하는가다. 현재 우리나라의 산업인력 현황은.

22일 서울 태평로2가 더플라자호텔에서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와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신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산업인재 양성 전략 모색을 위한 좌담회가 열렸다. 나성화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일자리혁신과장이 정부 산업인력 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22일 서울 태평로2가 더플라자호텔에서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와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신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산업인재 양성 전략 모색을 위한 좌담회가 열렸다. 나성화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일자리혁신과장이 정부 산업인력 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나성화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일자리혁신과장(이하 나 과장)=2017년 말 기준 산업기술인력은 163만4346명이었다. 평균 부족률은 2.2%로, 부족인력의 94%는 중소규모 사업장에서 나타났다. 차세대 반도체와 사물인터넷(IoT) 등 5대 미래 유망신산업 기준으로는 10만9000명의 산업기술인력이 재직 중으로, 부족률은 3.7%다. 2027년에는 5만6000명 정도의 인력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에서 요구하는 인재와 실제로 산업현장에 배출되는 인재 간 미스매치(불일치)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홍 교수=기업 현장에서 보는 전문인력 수급 상황은 어떠한가.

▶김 부사장=매년 R&D 인력을 70~80명 정도 채용하는데 이 중 그만두는 사람이 30~50명씩 된다. 학생들이 대기업에 우선 가려고 하니 중소중견기업은 인력을 구하기 어렵다. 특히 소재 업계에서는 10년 미만의 인력을 대기업에서 선호해 많이 데려간다. 인재 유지를 위해 애를 쓰고 있지만 연봉, 복지차이가 워낙 커 중소업체에서는 메꿀 수 없는 한계가 있다. 또 2010년 이후로 반도체 산업이 성장하면서 소재·부품 관련 정부 지원 R&D 과제가 많이 줄어 전공자를 찾는 일도 과거에 비해 어려워졌다.

▶한 대표=중소 소재·부품기업의 인력수급은 매우 힘들고 불안하다. 반도체 설비에 사용되는 무선주파수(RF) 분야 인력 수급은 국내 학교를 통해서는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인력이 회사에 들어와 새로 배워야 하는 상황이다. 그마나 있는 전공자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기업으로 간다. 우리 회사 핵심 엔지니어들은 학교를 통해 전문적으로 교육받은 인력이 아니라 대부분 현장 경험을 통해 육성된 사람들이다.

22일 서울 태평로2가 더플라자호텔에서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와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신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산업인재 양성 전략 모색을 위한 좌담회가 열렸다. 김재현 동진쎄미켐 부사장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leekb@
22일 서울 태평로2가 더플라자호텔에서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와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신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산업인재 양성 전략 모색을 위한 좌담회가 열렸다. 김재현 동진쎄미켐 부사장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홍 교수=정부가 산업 전문인력을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나 과장=산업부 중심으로 설명하면 '산업전문인력역량강화사업'을 통해 주력산업, 미래신산업 30개 분야에서 석박사급 전문인력을 연간 800여명씩 배출하고 있다. 또 해외에 있는 연구기관에 우리 학생을 파견해 교육훈련을 받도록 하는 '혁신성장 글로벌인재양성사업'을 진행 중이고, 전국 공학교육 혁신센터에도 교수법 개발 등을 지원하고 있다. 기업과 대학간 협의를 통해 반도체 계약학과 설립도 진행 중이다.

-홍 교수=정책과 산업현장 사이에 정책 체감도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정책 추진 과정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나 과장=신규로 들어오는 예비인력에 대한 투자도 필요하지만 기존 재직자들이 새로운 산업 트렌드에 빨리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재교육도 중요하다. 현재 고용노동부가 재직자에 대한 신기술 교육 훈련을 진행 중이지만 비중은 3.6% 정도로 낮다. 이를 2022년까지 15%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 각 부처별 다양한 형태의 산업인력 양성 사업의 연계가 부족해 수요자에게 잘 전달되고 있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정부는 '사람투자 10대 과제'를 통해 이 사업들을 체계적으로 전달하는 데에 초점을 두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올해 말까지 '산업인재양성 로드맵'을 만들어 미래 인력수급 전망에 맞춘 인력양성 방안의 거시적 그림을 그리는 종합 작업을 진행하려고 한다.

-홍 교수=대학 입장에서 보면 특히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 분야는 변화가 빠르다보니 교수진이 따라가기 어려운 면이 있다. 대학에서는 집체식 이론 교육 방식을 벗어나기 어렵다. 전담 인력 부족 등으로 실습 교육에 한계가 있다. 또 우리나라 석박사 과정은 논문 실적 요구가 있어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문제해결형 산학협력 연구보다 학술연구 비중이 높다. 산업계의 전문 인력양성 참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산업계에 계신 분들이 강의실에 방문해 학생들에게 어떤 기술을 진행 중인지 소개하고, 앞으로 필요한 기술을 제시하는 등 산업현장과 교육현장이 만날 수 있는 접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정부 전문인력 육성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22일 서울 태평로2가 더플라자호텔에서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와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신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산업인재 양성 전략 모색을 위한 좌담회가 열렸다. 한성호 MKS파워솔루션즈아시아 대표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leekb@
22일 서울 태평로2가 더플라자호텔에서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와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신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산업인재 양성 전략 모색을 위한 좌담회가 열렸다. 한성호 MKS파워솔루션즈아시아 대표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한 대표=정부 사업에 대한 홍보가 부족했던 것 같다. 현실적으로 우리 회사는 자체적인 인력수급에 의존한다. 개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거나 헤드헌터를 쓴다. 또 기업 내 인력양성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 대기업은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기업이 자체 핵심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내부 교육과 소통이 중요한데 중소기업의 경우 재정적으로 어려운 면이 많다. 이런 분야에 대해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김 부사장=정부가 인력양성 정책을 시행 중이라고 하나 기업 입장에서는 들어본 적이 없다. 들어보니 정부의 인재 양성 방안이 4차 산업혁명과 스마트공장 분야에만 너무 초점을 맞춘 게 아닌가 우려된다. 소재 기업 입장에서는 소재에 대한 전문적인 경험과 화학, 고분자, 공업화학 등 기본적인 학문에 충실한 인재가 필요하다.

▶나 과장=모 대기업 관계자로부터 "지원자는 줄 서 있어서 뽑기는 하는데, 활용하려고 보면 회사에서 생각하는 수준과 차이가 크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대학에서 트렌디한 기술 분야에 대해 가르치려 하기 보다는 기초 공학 교육을 제대로 해달라는 얘기였다. 기업의 사내 재교육이 먹히려면 화학, 물리 등 기초공학 교육이 잘 이뤄져 있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등 새 분야가 나오면 이에 맞춰 커리큘럼을 바꾸는 등 대학 교육도 유행을 타고 있는데, 산업계 입장에서는 별로 반갑지 않다고 한다.

22일 서울 태평로2가 더플라자호텔에서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와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신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산업인재 양성 전략 모색을 위한 좌담회가 열렸다. 사진 왼쪽부터 한성호 MKS파워솔루션즈아시아 대표, 김재현 동진쎄미켐 부사장, 나성화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일자리혁신과장./사진=이기범 기자 leekb@
22일 서울 태평로2가 더플라자호텔에서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와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신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산업인재 양성 전략 모색을 위한 좌담회가 열렸다. 사진 왼쪽부터 한성호 MKS파워솔루션즈아시아 대표, 김재현 동진쎄미켐 부사장, 나성화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일자리혁신과장./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홍 교수=산업인재 양성과 확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한 대표=한국에도 세계적인 종합 반도체 연구소인 벨기에의 아이멕(IMEC) 같은 연구 클러스터를 구축하면 어떨까. 대기업이 국내 중소업체, 지역 대학·연구소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부품·장비 등을 함께 평가하는 형태다. 대학-부품기업-대기업 간 프로젝트를 통해 10년 뒤 반도체 RF 기술 등을 선점할 수 있다.

▶김 부사장=핵심은 사람이다. 소재는 기본적으로 과학의 영역에 속하지만, 실제로는 엔지니어링 분야다. 반복해서 테스트를 하고 분석하며 어떤 요소를 바꾸면 좋을지 경험 데이터를 통해 알게 된다. 그래서 10~15년 경력을 가진 엔지니어들의 노하우와 경험이 중요하다. 그런데 인재를 양성시켜 놓으면 대기업으로 가버린다. 중소중견기업은 대기업 만큼 인력 투자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정부에서 제도적으로 전문인력을 장기 유지할 수 있도록 보완해주면 도움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소재전문회사에서 10년 이상 재직한 경우 저리 주택자금 융자, 임대주택 입주나 국공립 유치원 입학 우선순위 부여 등을 지원하면 복지 갭을 줄여 이직률을 낮출 수 있다. 또 소재·부품 종사자 대상 정부 차원 포상을 해줄 수 있다면 국가에서 인정해 준다는 자긍심을 높여 도움이 될 것이다.

-홍 교수=상당 부분 공감한다. 대학 현장에서 보면 한국의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은 삼성,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밖에 없는 것 같다. 학생들이 '삼성고시'에 지원한 뒤 안 되면 다음으로 넘어가는 게 당연해졌다. 학생들에게 '삼성에 가기 위해 필요한 내용이다'라고 얘기하면 밤을 새서라도 과제를 해 온다. 학생들 뿐만 아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에서 필요한 기술이라고 하면 나라 전체가 들썩인다. 하지만 돈 되는 큰 기술 뿐만 아니라 관련된 모든 기술이 핵심기술이다.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로 전 국민이 이를 확인하게 됐다. 이런 문제를 대학과 산업계와 정부가 한번에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전문 인력이 되길 선택한 학생들이 10~20년 후에 투자한 시간을 후회하지 않도록 만들어주는 것은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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