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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韓日 부품·소재 격차 줄었지만…'퍼스트 무버'로 전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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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정혁 기자
  • 2019.07.23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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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극복한 부품·소재·장비]②

[편집자주] 일본이 제조업 핵심재료를 무기화하면서 대일 의존도가 심했던 국내 소재·부품·장비산업의 취약점이 드러났다. 하지만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도 이미 일본을 제치고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국내 기업이 있다. 이들 기업을 찾아 극일(克日)의 해법을 모색하는 연재를 시작한다. "우리는 많은 산업 분야에서 일본을 추월해 왔다. 우리는 할 수 있다."(문재인 대통령, 지난 22일 수석·보좌관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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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대(對)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수출 규제는 현지 거래선이 있는 국내 주요 대기업들도 전혀 예상치 못한 기습적인 일격이었다. 한국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 산업 전반에서 눈부신 성장을 일궈냈지만, 그에 필요한 핵심소재·부품, 장비 분야의 일본 의존도가 얼마나 높았는지 이번에 재차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일본 '따라잡기'(catch up)에 집중한 국내 소재·부품, 장비 산업을 재점검하고 '퍼스트 무버'(first mover·선구자)로 거듭나기 위한 로드맵 수립에 나설 때라는 게 정부와 산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대(對)일 소재·부품무역 적자폭↓…핵심 제품 의존도는 여전=23일 UN(국제연합) 무역통계에 따르면 2017년 글로벌 소재·부품 무역 규모는 119조 달러에 달했다. 중국(1위·8127억 달러)과 미국(2위·5714억 달러)을 비롯한 '상위 10개국' 중 한국(6위·2817억 달러)은 일본(5위·3397억 달러)을 추격하고 있다.

한국의 소재·부품 대(對)일본 무역적자는 2010년(243억 달러) 이후 꾸준히 줄어 지난해 151억 달러까지 내려갔다. 2001년 28.1%에 달한 대일 소재·부품 수입 의존도 역시 2018년 16.3%까지 낮아졌다.

표면적으로 대일 소재·부품 산업의 격차는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하지만 한국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주요 산업의 핵심 소재는 여전히 일본에 기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이 생산하는 초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수입국 1위(2018년 85.6%)가 한국인 것이 단적으로 보여준다. 플루오드 폴리이미드(22.5%, 2위)와 리지스트(11.8% 4위)도 마찬가지다.

핵심 소재·부품 분야에서 일본 업체에 사실상 전량 의존하는 분야는 또 있다. 탄소섬유의 경우 일본 3개 기업(도레이, 토호, 미츠비시 레이온)이 세계 생산량의 66%를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관련 업계에서는 일본이 수출규제 대상을 탄소섬유 등으로 확대할 것으로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셀룰로스, 아크릴 등 원사를 1500도에서 가열해 탄화시킨 탄소섬유의 무게는 강철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가볍다. 강도는 10배나 강해 자동차·항공기·로봇·풍력발전기·기계 등 각종 산업소재로 활용되는 추세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국회에서 "소재·부품 경쟁력이 지난 20년간 양적 성장을 이룩했다면, 이제는 질적인 전환으로 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본질적 문제에 부딪혔다"고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시사했다.
[MT리포트]韓日 부품·소재 격차 줄었지만…'퍼스트 무버'로 전환해야
◇2001년부터 소재·부품 육성한 韓…中企 R&D 강화 시급=2000년대 들어 한국 부품·소재 산업이 일본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일본에서 나오자 정부는 2001년 '부품소재특별법'을 만들었다. 이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자동차 등 부품소재 국산화의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후 한국은 2010년 '10대 소재 국산화 프로젝트'에 이어 2014년에는 '부품소재특별법'을 '소재부품특별법'으로 개정하고 '일본 따라잡기' 전략에 집중했다. 현재 정부는 장비도 포함시키기 위해 '소재부품장비특별법'으로 바꿀 계획이다.

산업계는 대일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근본적인 해법으로 중소기업 R&D(연구·개발)에 역량을 쏟아야 한다고 제시한다. 정부는 재정을 투입하고 주도는 기업이 하는 방식으로 한국의 소재·부품, 장비 기술을 집약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재원을 투입하면서 가능성이 보이는 업종과 품목을 관리하고, 중소기업이 기술혁신 의지를 보이면 자연스럽게 대기업의 크고 작은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다. 이 같은 모델이 안착될 경우 8년 전 국내 한 중소기업이 '초고순도 불화수소' 제조법 특허를 출원하고도 빛을 보지 못한 '기술사장' 사례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게 산업계의 시각이다.

일본이 한국에 수출하는 핵심 소재·부품의 상당수는 중소기업에서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업계는 니치아화학공업으로부터 양극재를 일부 납품받고 있으며, 2014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나카무라 슈지는 20년간 이 회사에서 근무했다.

이홍배 동의대 무역학과 교수는 "한국 부품·소재 국산화는 20년을 맞았지만 대일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것은 에칭가스와 같은 중간재 의존 구조의 특징에 기인한다"며 "퍼스트 무버로 치고 나가기 위해서는 중소기업 R&D 집중 육성이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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