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서 사상 첫 '의사-환자, 원스톱 원격의료'

환자가 집에서 태블릿PC 같은 기기로 의사로부터 진료를 받는 원격의료가 강원도 원주·춘천에서 사상 처음 시도된다. 규제에 묶여 환자 상태를 두고 의사와 의사 또는 의사와 간호사 등이 협진한 뒤 진단, 처방하던 것에서 의사가 모니터를 통해 환자를 진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동안 보건소 등 공공의료가 주도하던 진료행위도 민간이 맡는다. 정부는 강원도를 무대로 2년간 400명 환자를 대상으로 원격의료 실험을 벌인 뒤 전국으로 확대할지, 실증 특례 기간을 연장할지 결정할 계획이다.


강원도는 지난 23일 당뇨나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자가 집에서 의사로부터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원격의료 관련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됐다.

대상 환자는 원주와 춘천 격오지에 거주하는 만성질환자로 2년간 400명으로 한정됐다. 병원에서 우선 진단을 받은 뒤 재진하는 환자라는 제한 요소도 붙었다. '격오지' 설정은 중소벤처기업부와 보건복지부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원주와 춘천은 도시지만 의료기관이 마땅치 않은 면 단위 외곽을 기본 전제로 의료기관으로부터 거리 등이 설정될 것으로 보인다.

환자가 집에서 의료인과 모니터상 상담과 교육이 시도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군부대, 감옥, 원양어선 등 특수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의료법에 의해 허용되지 않았던 시도다. 2014년 이후 보건복지부가 3차례 벌인 시범사업도 환자가 보건소 등을 찾아가 의사 내지 간호사를 만나면 이들 의료인이 1차의료기관(의원) 의사에 연락해 진단과 처방을 받는 정도에 그쳤다. 의료인간 협진이라고 해서 '원격협진'이라는 꼬리표가 달렸다.


실증기간 동안 환자는 집에서 모니터로 의사와 상담하고 필요에 따라 의사 또는 간호사가 환자 집을 방문해 눈으로 환자를 살펴본 뒤 의료기관에 연락해 처방을 받는 게 가능해지는 셈이다.

중기부는 간호사 1명당 약 60가구를 한 달에 한 번씩 찾아가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본다.

오상윤 복지부 의료정보정책과장은 "의료인간 협진으로만 진행되던 것에서 환자와 의료이 원격으로 직접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지면서 근본적 의미의 원격의료가 우리나라에서 시도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1차 의료기관(의원)이 의료행위를 주도하는 것도 최초다. 보건소나 보건지소, 노인요양시설 등 주로 공공의료기관이 중심이던 복지부 시범사업과 다른 점이다. 대형병원 쏠림 현상을 우려해온 의료계 입장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민간이 원격의료에 의한 질병 통제와 경제적 효과를 직접 경험하고 훗날 사례로 남게 된다는 점에서 핵심 요소로 꼽힌다.

중기부 관계자는 "민간의료기관에서 원격의료 전과정을 실증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진전과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에서는 재택 임상서비스 실증사업이 추진된다. 3D프린터를 활용한 첨단의료기기 공동제작소 구축과 임상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재택 임상 서비스를 통해 의료헬스케어 분야 비즈니스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다. 규제특례로 의료기기 공동제조소 설치와 품질관리자 공동지정, 재택수집 데이터 전송 등 7개 규제가 풀린다.

정부는 강원도 원격의료로 230명 일자리 창출과 390억원 경제효과를 기대했다. 대구 스마트웰니스 사업을 통해서는 409명 고용과 더불어 14개사 창업, 1570억원 경제효과를 예상했다. 정부는 또 2년간 실증사업 효과를 지켜본 뒤 후속 방안을 결정할 계획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효과를 따져보고 규제특례 기간 연장 여부를 비롯해 법제화 후 전국 단위 본사업을 추진할지 등을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