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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관세행정의 실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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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문 관세청장
  • 2019.07.25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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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31일이면 필자가 관세청장으로 취임한 지 2년이 된다. 지난 2년간 관세청은 세간의 관심을 많이 받았다. 최초 대기업 압수수색이라고 한 대한항공 수사가 그랬고 북한산 석탄 밀반입 관련 공방이 그랬다. 최근 개장한 입국장 면세점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그러한 세간의 관심과 관계없이 관세청은 조용히 많은 변화를 이뤘다. 지난해 초 청와대 신년교례회에서 한 해 동안 하고자 하는 목표를 적어 소망나무에 다는 행사가 열렸다. 필자는 ‘관세행정 실질화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 소망을 바탕으로 관세청은 실질적인 변화를 해왔다.
 
먼저 관세행정의 목표 재정립이다. 검사 생활을 해온 필자가 관세청장이 되고 보니 관세청 최고의 관심사 내지 가치는 ‘신속통관’이었다. 신속통관이라니! 신속통관이 가치라면 관세청을 없애버리면 될 일이 아닌가? 관세청은 관세국경의 관리라는 엄중한 책임이 있다. 총기, 마약 등 우리나라에 위해한 물품 반입을 차단하고 관리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다음으로 품명, 수량, 가격에 대한 정확한 신고가 이뤄져 합당한 관세를 징수하고 국가 경제전략 수립에 필수인 무역통계가 정확히 작성되도록 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통관이 지체되지 않도록 하는 것, 이것이 관세행정의 목표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다음으로 20년 이상 관세행정을 뒷받침한 정량적 성과지표(CPM)를 폐지했다. 정량적 성과지표는 평가자의 자의를 배제해 공정성을 확보하는 중요한 수단이지만 필연적으로 왜곡을 일으킨다. 관세행정의 주요한 지표 중 하나인 단속과 추징을 보자. 이것이 성과지표인 이상 단속이나 추징을 할 수도 안 할 수도 있는 애매한 사건을 어떻게 하겠는가? 최종 결과는 재판을 거쳐 2~3년 후 결정되니 일단 실적을 위해 단속이나 추징을 하지 않겠는가? 실적을 위해 억울한 국민을 만들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세관 수사와 관련해 경미한 사건은 적발하지 않고 계도하기로 했다. 직구물품 되팔이가 대표적이다. 신고가 있으면 무조건 단속하던 것을 지금은 적극적으로 계도하고 경고로 끝낸다. 대신 명백히 법률을 어긴 밀수사건이나 재산 해외도피 등 고액 금융사건에 집중한다.
 
관세조사도 마찬가지다. 수출입기업을 사후적으로 심사해 고액 추징을 해오던 것을 사전에 세액을 정산해 보도록 하거나 신고한 항목에서 주로 일어나는 오류를 사전에 알려줘 신고의 정확도를 기하도록 해 나중에 고액 추징을 피할 수 있도록 한다.
 
특혜관세제도(FTA) 심사와 관련된 것도 있다. 기존에는 그 나라 제품이라고 증명되었는데도 원산지증명서 작성자가 다른 나라 사람이라는 이유로, 혹은 중간에 환적했는데 그 내용이 원산지증명서에 나타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특혜적용을 거부했다. 그러나 이제는 실제 그 나라 제품이 맞다면 그런 형식적인 문제는 사후에도 보정할 수 있도록 고쳐나가고 있다.
 
행정은 공무원을 위한 것이 아니다. 행정의 수요자인 국민을 위한 것이다. 형식적인 법과 규정을 앞세우기보다 실질적으로 무엇이 국민에게 유리한 것인가를 판단해 행해야 한다. 관세청은 이 자세로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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