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산고, 자사고로 남는다… 동산·중앙고는 일반고 전환

박백범 교육부 차관/ 자료사진=뉴스1

교육부가 전주 상산고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 취소와 관련해 부동의권을 행사했다.


재지정 기준점 상향은 교육감에게 권한이 있는 만큼 적법하다고 봤으나 사회통합전형 선발 비율을 정량지표로 반영한 것을 위법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일반고로 전환될 위기에 몰렸던 상산고는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26일 오후 2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전주 상산고의 자사고 지정 취소건을 부동의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지난 25일 특수목적고 등 지정위원회를 열고 관련 법령에 따라 자사고 지정취소 절차 및 평가지표 내용의 적법성, 평가의 적정성 등을 심의했다.

교육부는 평가기준점 설정은 초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시·도교육감에게 있다고 판단했다. 또 운영성과평가 절차상 하자 검토 결과 평가계획 안내, 서면·현장평가, 평가결과 통보, 청문, 교육부 동의신청 등이 적법하게 진행됐다고 봤다.


다만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선발 비율을 정량지표로 반영한 것을 위법하다고 봤다. 상산고 등 구 자립형 사립고는 사회통합전형 선발 비율 적용이 제외되는데 이를 정량지표로 반영한 것은 재량권의 일탈 또는 남용에 해당한다는 판단이다.

자사고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5년 주기로 재지정을 위한 운영성과 평가를 받는다. 만약 이 평가에서 각 시·도 교육청이 정한 커트라인을 넘지 못하면 자사고 지정이 취소되고 일반고로 전환된다. 다만 최종적으로 교육부 장관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교육부가 평가의 공정성을 들어 상산고의 자사고 지정 취소에 부동의한 것이다.

상산고는 전북도교육청의 운영성과 평가에서 79.61점을 받은 바 있다. 이는 타시도라면 자사고로 재지정되는 점수다. 그러나 전북도교육청이 홀로 재지정 기준점을 10점 올린 80점으로 정하면서 상산고는 재지정 평가에 탈락, 지정 취소 절차를 밟아 왔다. 이에 상산고는 교육청의 지정취소 통보 이후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을 직권남용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고 교육부의 부동의권 행사를 촉구해왔다.

교육부가 상산고의 자사고 지정 취소에 부동의하면서 상산고는 일단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다만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이 교육부 부동의 시 권한쟁의 심판 청구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논란을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교육부는 안산 동산고와 군산 중앙고에 대해서는 동의를 확정했다. 안산 동산고는 경기도교육청의 운영성과 평가에서 62.06점을 받아 기준점에 크게 미달한 바 있다. 군산 중앙고의 경우 자발적으로 일반고 전환을 신청한 학교다. 지정 취소가 결정된 이들 학교는 자사고 지위를 잃고 내년 3월부터 일반고로 전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