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마중물' 투자로 실리콘밸리 문턱 낮춘다"

“마중물 역할을 하는 ‘리드’(Lead) 투자로 한국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는 글로벌 자금이 유입될 수 있게 돕고, 국내 투자자에게는 미국 등 해외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기회를 열어주는 게 목표입니다.”

윤필구 빅베이슨캐피탈 대표(사진)가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나 “10년 전부터 실리콘밸리에서 쌓은 여러 네트워크를 활용해 후속 투자유치와 투자기업의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2013년 설립된 빅베이슨캐피탈은 실리콘밸리에 기반을 둔 국내 벤처캐피탈(VC)이다. 윤 대표는 실리콘밸리와 서울 사무소를 수시로 오가면서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한다. 주된 투자분야는 모바일, 전자상거래, 기업용 소프트웨어, 디지털콘텐츠, 에듀테크, 게임 등이다.

현재까지 온디맨드코리아, 브랜디, 스윙비, 고피자 등 30여개사에 투자했다. 투자금액은 5억원에서 최대 10억원이다. 현재 운용자산(AUM)은 300억원, 운용투자조합은 2개다. 올해 5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의 민간주도형 기술창업지원사업인 팁스(TIPS)운용사로 선정됐다.

윤 대표는 반도체 엔지니어 출신이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후 카네기멜론대학교에서 석사를 마치고 와튼스쿨 MBA(경영대학원)에 다니면서 투자심사역으로 변신했다. 2008년 인텔캐피탈과 월든인터내셔널에서 실리콘밸리의 투자방법을 익혔다.


한국시장과 다시 인연을 맺은 것은 한창 전문투자자로 경력을 쌓기 시작한 2010년 즈음이다. 윤 대표는 “아시아시장에는 주로 중국 쪽에만 투자했는데 당시 모바일게임 ‘애니팡’으로 큰 주목을 받은 선데이토즈에 초기 투자하면서 한국시장에도 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월든인터내셔널에서 나와 독립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한국시장과 스타트업을 들여다봤다. 첫 투자회사는 한국 TV 방송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서비스하는 온디맨드코리아였다. 60만달러(약 6억원)를 투자했다. K팝 등 한국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외이사로 경영에도 직접 참여했다.

윤 대표는 “당시 기관투자자로는 가장 먼저 이 회사에 투자해 여러 후속 투자를 이끌기도 하고 적극적으로 경영에도 참여했는데 지금은 이런 게 빅베이슨의 가장 기본적인 투자방식이 됐다”고 설명했다.

올 하반기에는 3호 투자조합 결성을 준비 중이다. 연말까지 투자자를 모집해 내년 중 본격적인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국내외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유망분야로는 ‘블록체인’과 ‘1인가구경제’ 등을 꼽았다. 윤 대표는 “특히 1인가구가 점차 늘어나면서 기존 소비행태와 다르게 생기는 여러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