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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노사 모두 반대하는 ILO 협약,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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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7.3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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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O 협약비준 갈등](종합)

[편집자주] "일고의 가치도 없다." 국제노동기구(ILO)의 3개 핵심협약(29호, 87호, 98호) 중 '결사 자유 협약'과 관련한 정부 입법안이 30일 공개되자 나온 민주노총의 첫 반응이다. 경영계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해고자의 노조가입' 등 국내 경영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어느 쪽에서도 환영받지 못한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공익위원들이 만든 정부안의 앞날이 순탄치 않아 보인다.


29년만에 ILO협약…노사 모두 등돌렸다


[ILO 협약비준 갈등]고용노동부, ILO 핵심협약 비준·3개 노동관계법 개정 추진…경영계·노동계 모두 수용 불가입장으로 국회 입법과정에서 극심한 진통 예고

(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박화진 고용노동부 노동정책실장이 30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부 브리핑실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박화진 고용노동부 노동정책실장이 30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부 브리핑실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정부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과 연계한 노동관계법 개정안을 오는 9월 열릴 정기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해고자·실업자의 노동조합 가입 허용 등 근로자 단결권을 대폭 강화되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노사 양측 모두 정부안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 국회 입법 등 앞으로의 법개정·비준 과정에서 극심한 진통이 예상된다.

◇ILO 핵심협약과 충돌하는 노동관계법 개정 추진
고용노동부는 30일 ILO 핵심협약 중 아직 국내에서 비준받지 못한 결사의 자유 협약(87호, 98호), 강제노동 금지 협약(29호)에 대해 외교부에 비준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한국이 1991년 ILO에 가입한 뒤 29년째 미뤄온 비준이다. 또 핵심협약 3개와 충돌하는 노조법, 공무원노조법, 교원노조법도 뜯어고치겠다고 했다.

고용부는 △해고자·실업자 노조 가입 허용 △노조 전임자 급여 금지 규정 삭제 △퇴직 공무원·소방공무원·대학교원·5급 이상 공무원 노조 가입 허용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 4월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공익위원이 만든 안을 바탕에 뒀다. 공익위원안은 노사정 대타협이 무산되면서 단독으로 발표된 내용이다.

하지만 사안 하나하나마다 노사 의견 차이가 크다. 경사노위에서 벌어진 노사 대립이 국회 법안 심의 과정에서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노총 노조원들이 30일 오후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고용노동부 ILO 핵심협약 관련 법 개악 발표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1
민주노총 노조원들이 30일 오후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고용노동부 ILO 핵심협약 관련 법 개악 발표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1

◇해고자·실업자 노조 가입…전교조 합법화와 직결
가장 큰 쟁점은 해고자·실업자의 노조 가입 문제다. 현재 산업·업종·지역 단위로 설립된 초기업노조는 해고자·실업자를 조합원으로 둘 수 있다. 초기업노조 조합원은 전체의 56.6%를 차지한다. 반면 나머지 절반인 개별 기업 노조는 해고자, 실업자가 가입할 수 없었다.

고용부는 이 규정이 근로자 단결권을 보장하는 ILO 결사의 자유 협약에 위배된다고 봤다. 노조 조합원 자격을 노조 스스로 결정해야 하고, 노조 권한을 위축시킬 수 있는 국가의 개입은 자제해야 한다는 ILO 권고를 받아들였다.

경영계는 노사관계 패러다임을 뒤흔드는 조치라고 반대한다. 정당하게 해고된 자, 퇴직자, 시민단체 회원, 상급단체 활동가 등 기업과 무관한 사람까지 노조에 가입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 기업 외부에서 수혈된 조합원이 늘수록 정치·사회 투쟁에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해고자·실업자의 노조 가입은 전국교직원노조(전교조) 합법화와도 직결된다. 현재 정부는 전교조를 합법노조로 인정하고 있지 않다. 해직 교원을 조합원, 간부로 뒀다는 이유에서다. 해고자·실업자가 노조에 가입할 수 있다면 전교조도 합법화될 가능성이 크다. 단 노조법이 개정되더라도 전교조는 자동으로 합법노조가 되진 않고, 설립신고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

노조 전임자 급여 지급 금지 조항 삭제는 국가의 개입을 최소화한다는 차원에서 추진된다. 현재 노조 전임자는 임금 손실 없이 노조 활동을 보장받는 '타임오프제(근로시간면제한도)'를 적용받고 있다. 앞으로 노조 전임자 급여는 노사 간 협의로 결정하게 된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진행된 '부총리-경제단체장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진행된 '부총리-경제단체장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경영계·노동계 모두 반발
경영계는 노조 전임자가 회사로부터 급여를 받을 경우 도덕적 해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비판한다. 기업에게 돈을 받는 노조 전임자가 급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노조 전임자가 각종 이권에 개입할 수 있는 점도 문제로 삼는다. 고용부는 보완 대책이 있다고 반론한다. 근로시간면제한도 내에서만 급여를 지급하면 과도한 급여 지급을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5급 이상 공무원, 소방공무원에 대해선 노조 가입 관련 직급 제한을 두지 말라는 ILO 권고를 반영했다. 4급이든 6급이든 실무자면 공무원노조에 가입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5급 이상 공무원은 전체의 10.5%인 5만2551명이다.

하지만 감독·관리직 지위에 있는 고위 공무원과 소방공무원처럼 국민의 안전과 연관된 직종은 노조 가입을 제한해야 한다는 반론이 나온다. 고용부는 주요 정책을 결정하거나 지휘 감독·권한을 행사하는 고위 공무원은 노조 활동을 할 수 없는 규정을 신설했다.

이날 정부안을 두고 경영계와 노동계 모두 반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국가적 차원에서 노사 입장이 균형되게 반영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경영계 요구였던 파업 시 사업장 점거 금지 조항이 포함되는 등 문재인정부 노동정책은 파탄났다"고 주장했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ILO 핵심협약 비준은 미룰 수 없는 과제인만큼 노사가 조금씩 양보해달라"고 말했다.

박경담 기자



소방관 노조 허용, 불 제대로 끌 수 있나




[ILO 협약비준 갈등]문답으로 본 ILO 핵심협약 비준 추진…파업 시 대체근로 허용 등 경영계 요구 중장기 과제로 미뤄

[MT리포트] 노사 모두 반대하는 ILO 협약, 무엇이 문제인가
정부가 30일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과 연계해 3개 노동관계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해고자·실직자의 노동조합 가입 허용 등을 담은 정부안이 국회 입법 과정에서 그대로 통과될 경우 노사관계는 커다란 전환점을 맞는다. ILO 핵심협약 비준, 3개 노동관계법 개정안과 관련한 궁금증을 문답으로 풀어봤다.

①해고자·실직자 노조원, 회사 누빌 수 있나.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노조법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해고자·실직자도 개별 기업 노조에 가입할 수 있다. 경영계에선 기업에 근무하지 않는 시민단체 활동가, 상급단체 간부 등이 노조에 가입할 수 있는 점을 우려한다.

고용부는 해고자·실직자의 노조 활동이 기업 운영을 방해하지 않도록 보완 장치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해고자·실직자가 노조에 가입하려면 노조가 규약을 통해 근거 조항을 만들어야 한다. 또 해고자·실직자가 사업장 출입, 시설 사용을 하려면 노사 합의 또는 사업장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

고용부 관계자는 "기업 사업장에는 재직자들만 접근할 수 있는 영업 비밀 공간이 많다"며 "해고자·실직자는 노조 사무실, 교섭을 위한 회의장 방문 정도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②소방관 노조 허용, 불 제대로 끌 수 있을까.
고용부는 공무원노조법 개정을 통해 소방공무원의 노조 가입도 허용하기로 했다. 그동안 소방공무원은 노조에 가입할 수 없었다. 화재, 사고와 같은 재난으로부터 국민 생명, 신체, 재산을 보호해야 한다는 직무 특성을 고려한 조치다. ILO는 2006년, 2007년, 2009년에 소방공무원의 노조 가입을 허용해야 한다고 한국에 권고했다.

열악한 근무조건을 개선하기 위해선 소방관 노조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었다. 단 노동 3권 중 하나인 단체행동권은 여전히 제한된다. 파업을 할 수 없기에 화재진압 등 대국민 행정서비스는 안정적으로 제공될 수 있다는 게 고용부 판단이다.

③병역특례 손흥민, 군대행?
ILO 협약 29호(강제노동 금지)는 정부가 법 개정 없이 비준을 추진 중이다. 의무병역을 제외한 모든 형태의 비자발적 노동을 금지하는 내용이다. 29호에 따르면 공익근무요원, 산업기능요원 등 보충역 제도는 ILO 협약과 배치된다. 병역특례를 받은 손흥민 선수가 군대에 갈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 배경이다.

고용부는 협약을 비준해도 보충역 제도를 폐지할 필요는 없다고 봤다. ILO가 비군사적 복무라 하더라도 개인에게 선택권이 주어지고 관련자 수도 적다면 협약 위반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고용부는 산업기능요원, 공익법무관, 공중보건의사, 예술·체육요원 등은 선택권이 있어 문제가 없다고 해석했다. 개인 의사가 반영되지 않는 공익근무요원은 선택권을 주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④대체근로 허용 등 경영계 요구 빠진 이유.
경영계는 ILO 핵심협약 비준으로 근로자 단결권이 강화된다면 기업의 방어권 역시 확보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런 맥락에서 대체근로 허용, 부당노동행위 형사 처벌 규정 삭제를 지속 요구해왔다. 노조 파업에 대응하려면 대체근로 제도가 필요하고 또 부당노동행위를 형법상 범죄행위로 취급하는 건 과하다는 인식이다.

하지만 고용부는 경영계 요구 사안을 중장기 과제로 미뤘다. 당장 결론 내기엔 노사 입장 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고용부는 또 대체근로제가 결사의 자유 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는 ILO 판단을 언급했다. 부당노동행위 형사처벌은 노조 활동을 방해하기 위한 기업 측 행위가 발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⑤왜 29년만에 ILO 핵심협약 비준 추진하나.
한국은 1991년 ILO에 가입하면서 핵심협약 8개를 비준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차별금지, 아동노동 금지 관련 협약 4개만 비준했다. 결사의 자유, 강제근로 금지를 담은 협약은 비준하지 못했다. ILO 핵심협약 비준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관련 공약을 내놓으면서 탄력받았다.

박경담, 권혜민 기자



노동계 반발 "ILO 정부안은 노동개악..즉각 철회"




[ILO 협약비준 갈등]양대노총, 일제히 반발…민주노총, 총파업 투쟁 엄포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및 조합원들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청사 앞에서 '고용노동부 ILO 핵심협약 관련 법 개악 발표에 대한 규탄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및 조합원들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청사 앞에서 '고용노동부 ILO 핵심협약 관련 법 개악 발표에 대한 규탄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 정부가 내놓은 입법안을 놓고 노동계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노동계는 입법안이 ILO 권고나 국제노동기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노동개악이라고 비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30일 오후 2시 서울시 종로구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입법안 철회를 촉구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정부는 이번 입법안을 철회하고 ILO 핵심협약 비준이 뭔지, 우리 사회 단결권의 요구가 어떤 내용인지 다시 공부해야 한다"며 "입법을 재검토하지 않고 강행한다면 민주노총은 하반기에 총파업 총력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도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겠다면서 사용자 대항권을 강화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반발했다.

한국노총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고용노동부 장관은 정부 입법안이 경사노위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했다고 했지만 공익위원안은 ‘경사노위 논의결과’가 결코 아니다"라며 "경사노위 공익위원안은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하여 결코 합의할 수 없었던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노동계는 정부가 ILO 핵심협약과 관계없는 경영계의 요구사항을 들어주고 노동기본권은 누락시켰다고 비판한다. 표면적으로 노동계 요구를 수용하는 듯했지만 단서 조항을 달아 결과적으로 ILO 권고에 미치지 못하거나 취지에 반하는 입법안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특히 △사업장 내 생산‧주요 업무시설 점거 금지 △단체협약 유효기간 상한 3년 연장 조항에 대해 적극 반발하고 있다.

직장 점거 쟁의행위는 ILO 권고 및 국제노동기준에서 정당한 수단으로 인정하는데 이번 입법안은 평화로운 직장 점거까지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것이다.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확대도 헌법상 보장된 단체교섭권을 제약한다는 주장이다.

실업자‧해고자의 기업별 노조 가입은 인정하되 기업 운영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사업장 출입 등을 제한하는 단서조항을 단 것도 조합원에 대한 차별행위라고 지적했다.

기업별 노조의 임원과 대의원 자격을 종사자인 조합원으로 한정한 것도 ILO 권고에 위반된다고 밝혔다. '노조임원 자격'의 핵심을 실업자‧해고자와 종사자인 조합원 사이에 무차별로 든 ILO 권고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민주노총 한 관계자는 "전임자 급여, 공무원 및 교원의 단결권 등도 국제노동기준에 훨씬 못 미치고 취지에 반한다"며 "노동계가 요구해온 특수고용‧간접고용노동자 노동기본권은 누락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노동 학계 전문가들은 정부 입법안이 국내 현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노동법과 제도 등을 바꾸는 건 국민의 공감대가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단절된 사회적 대화를 이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동원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ILO 분담금의 절반을 내는 미국은 8개 핵심 협약 가운데 2개만 비준했고 일본도 6개만 비준했다"며 "나라마다 노사관계나 국내법 실정에 맞춰 핵심협약 내용을 조금씩 다르게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도 노사 간 균형을 맞추려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로선 노사 양쪽 다 불만이 있는 만큼 국회 비준절차에서의 여야 전에서 양측이 긴밀히 협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부에 의존하는 노사정 관계에서 벗어나 노동계와 경영계 모두 자율적 협약질서를 지킬 역량을 길러야 한다"며 "특히 노동계는 사회적 대화 테이블에 돌아와 대화에 참여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동수, 이해진, 김영상 기자



회사 나갔는데 노조 가입이라니…황당한 재계




[ILO 협약비준 갈등]ILO 핵심협약 비준 관련 정부입법안 일제히 반대.."경영계 방어권 보장해야" 촉구

[MT리포트] 노사 모두 반대하는 ILO 협약, 무엇이 문제인가
"노동조합의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투쟁이 문제되는 상황에서 회사에 다니지 않는 해고자나 실업자까지 노조 활동을 한다는 게 말이 되나요."

한 대기업 관계자는 30일 정부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입법안을 발표하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부 안대로 해고자와 실업자의 노조 가입이 허용된다면 노조 단체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이 강화되기 때문에 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관행적으로 반복되는 노조 파업으로 기업이 피해를 입은 사례는 많다. 대표적인 게 현대자동차 (128,000원 보합0 0.0%)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최근 10년간 430회가 넘는 파업을 벌였다. 이로 인해 52만9000대 생산 차질과 9조7000억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

경제단체는 정부 입법안에 대해 "국내 노사관계 특수성과 후진성 등 현실적 여건에 대한 고려가 미흡한데다 그간 요구해온 제도개선 사항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일제히 반대했다.

경총은 "국가적 차원에서 노사간 입장이 균형되게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노사를 포함해 국민 각계각층 의견을 충실히 수렴해 선진화된 입법안을 다시 마련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촉구했다.

이어 "ILO 핵심협약 비준 문제는 ‘생산활동 방어기본권’ 차원에서 대체근로 허용, 부당노동행위 제도 개선 등도 반드시 연계돼야 한다"며 "향후 정부 입법과 국회의 논의 과정에서 경영계 입장을 적극 개진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도 "정부 입법안은 대립적·투쟁적 노사관계가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노조 권리를 확대하거나 이미 안착된 제도를 뒤흔드는 내용이 포함됐다"며 "노조 단결권만 확대할 경우 개별 기업의 노사관계뿐만 아니라 전체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정부가 선(先) 법개정, 후(後) 비준 입장을 바꿔 비준안 동의와 법개정을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하는 것은 정책의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노사의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노사간 힘의 균형이 유지될 수 있도록 선진국과 경쟁국처럼 파업시 대체근로를 허용하고 쟁의행위 찬반투표 절차 개선과 부당노동행위시 형사처벌 규정 폐지 등 경영계의 방어권을 보장하는 방안들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생산성과 연동되지 않는 무리한 요구, 해고자 복직 투쟁, 정치적 장외 활동, 불법점거, 물리적 강압 등의 노동운동 관행과 결합돼 더욱 큰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실효성 있는 보완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최석환, 김남이 기자



FTA '필수템' ILO 비준...찍히면 '국제 왕따'?




[ILO 협약비준 갈등]'ILO핵심협약' 비준 요구하는 EU...美도 노동 기준 요구 강화 추세, 미국 2개만 비준

/AFPBBNews=뉴스1
/AFPBBNews=뉴스1
우리 정부가 국제노동기구(ILO)핵심협약 3개 비준을 위해 추진하는 관련 법 개정은 국제 무역 무대에서 활동하기 위해선 '필수템'이나 마찬가지이다.

가장 강력하게 ILO 핵심협약 비준을 요구하는 유럽연합(EU)을 비롯해 미국도 무역협정을 맺을 땐 ILO 회원국의 의무를 지킬 것을 강조하고 있어서다.

EU는 지난해 말 처음으로 한국이 FTA에 명시된 ILO 비준 노력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한 상황이었기에 비준 절차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 한국은 ILO 핵심협약 8개 중 결사의 자유와 강제노동 금지 관련 4개 협약을 비준하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은 2개의 협약만, 일본은 6개의 협약만 가입하고 있다.

나라에서 노조를 좌지우지하던 베트남도 지난달말 EU의 ILO협약 비준 요구를 수용하면서 4년만에 자유무역협정(FTA) 서명을 마쳤다. 베트남은 복수노조를 허용하지 않고 있어 노동총연맹(VGCL) 하나만 존재한다.

이마저도 베트남 공산당이 주도하고 있어 사실상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조직이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자가 자유롭게 노조를 결성하는 '결사의 자유'를 비준하는 것에 정·재계가 거부감을 느낀 것이다.

현지 언론에서도 "베트남이 노동자로 도박을 한다"면서 "정부와 기업이 큰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베트남은 결국 자유시장으로의 접근을 택했다.

ILO의 핵심협약을 모두 비준하지 않은 국가 중 하나인 미국도 무역협정을 맺을 때 노동 기준을 엄수하라는 요구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이다.

미국은 지난해 기존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신해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발효시키면서 멕시코에 단체교섭권 허용 등의 노동법 전면 개정을 요구했다.

미국 정치권에서도 무역협정을 맺을 때 이러한 요구 조건을 더욱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크다. 한국이 비준에 머뭇거리면서 EU로부터 찍히게 되면, 향후 미국으로부터도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여지가 있는 것이다.

반면 한국에서 ILO 협약 비준으로 노사 갈등이 악화할 것을 우려해, 다른 국가들처럼 단체협약 유효기간을 늘리는 등 유연한 조율이 동반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은 별도의 법 규정 없이 임금협약이 보통 4~5년간 유효하고, 독일도 평균 3~5년 정도이다. 프랑스는 최장 5년, 일본은 3년이다. 우리나라는 최장 2년으로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는 지적이다.

강기준 기자



잠자던 'ILO 비준' 법안들, 기지개 켠다




[ILO 협약비준 갈등]한정애·이정미 의원, 노조법 개정안 등 발의…정부안과 '병합 심사' 전망

정부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이정미 정의당(왼쪽), 한정애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 처리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 사진제공=뉴스1
정부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이정미 정의당(왼쪽), 한정애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 처리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 사진제공=뉴스1
정부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국회에서 잠자던 법안 논의도 기지개를 켤 것으로 보인다.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의 협상 결과에 따라 정부안과 병합 심사될 전망이다.

30일 환노위에 따르면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지난 4월 대표 발의한 노동조합법 개정안이 대표적인 ILO 관련법으로 꼽힌다. 당시 고용노동부가 입법 전 ILO 협약 비준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공식 입장을 밝히자, 이 의원은 하루만에 해당 법안을 내놓으며 맞불을 놨다.

‘이정미 안’에는 노조 전임자의 임금지급 금지조항을 폐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ILO는 노조 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을 노사 결정에 따를 문제로 보나, 현행 노조법은 이를 금지하는 상황을 고려했다. 정부가 30일 입법예고한 노조법 개정안에도 이 내용이 포함됐다.

'교섭단체 창구단일화 제도'도 사실상 폐지했다. 일부 사업주가 입맛에 맞는 노조와 선별적 교섭에 나서면서 해당 제도가 노무관리수단으로 악용된다고 이 의원은 봤다. 단체교섭을 '노동 3권'의 핵심 권리로 인정하는 대법원 판결과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정부안도 사용자 동의로 개별 교섭 진행 시 모든 노조와 성실하게 교섭하도록 의무를 부과했다. 분리된 교섭 단위에 대한 통합 근거 규정도 신설했다.

이정미 안은 대체인력 투입도 규제했다. ILO 전문가위원회와 결사자유위원회는 파업 중 대체인력 투입을 제 87호 협약과 결사 자유 원칙에 어긋난다고 해석한다.

환노위 민주당 간사인 한정애 의원도 지난해 12월 노조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한정애 안’은 해고·실업 근로자의 노동조합 가입이나 활동을 허용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또 기업별 노동조합에 한해 임원이나 대의원의 자격을 근로 중인 조합원으로 한정했다. 해고자나 실업자의 노조 가입 여부는 노조 자율에 맡기는 반면 임금 협상 등에 대표자 격으로 참여하는 노조 임원 등은 현직 근로자로 제한했다.

지난 2월 한 의원이 대표 발의한 공무원 노동조합법 개정안 역시 정부안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 특정직 공무원 중 소방공무원의 노동조합 가입을 허용했다. 공무원의 노조 가입 허용 기준에서 직급 기준도 삭제해 가입 허용 범위를 확대했다.

이원광 기자



9월국회 격전지는 환노위?…ILO 비준안 국회 넘을까




[ILO 협약비준 갈등]환노위 중심 논의 이뤄질듯…특위 구성 가능성도

박화진 고용노동부 노동정책실장이 30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부 브리핑실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뉴스1
박화진 고용노동부 노동정책실장이 30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부 브리핑실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뉴스1
여야가 9월 정기 국회에서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동의안과 관련 법 개정안을 논의한다. 고용노동부는 관련 법안 3개를 31일부터 입법예고하고 9월 열리는 정기국회 중 제출할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비준 동의안을 최종 결정하는 건 국회다. 그중에서도 담당 상임위원회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와 외교통일위원회 등에서 치열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해고자와 퇴직교원의 노동조합 가입·활동을 확대하는 법 개정을 추진한다. 목표는 9월 정기국회에서 협약비준 동의안과 관련법 개정안을 동시에 논의하는 것이다.

국회 환노위와 외통위가 법 개정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다면 협약 비준이 우선 추진될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 한국당이 기본적으로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보는 입장이다.

환노위가 키를 쥔다. 환노위 소관 법안 개정 내용이 우선하기 때문이다. 법 개정이 우선해야 비준동의안이 처리될 수 있다. 정부안에는 '사업장 점거 금지(사용자의 시설관리권과 노동조합의 쟁의권 간 조화를 위해 사업장 내 생산‧주요 업무시설 등에 대한 전부 또는 일부 점거 금지)' 등이 포함돼 있다.

정치권은 환노위나 외통위가 아닌 별도 특별위원회를 꾸려 비준안을 논의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환노위 차원에서 논의를 이어갈 경우 노조 측에 대한 부담감 등이 작용할 수 있어서다.

환노위 한국당 간사인 임이자 의원은 "정부는 자격에 따라 제약을 가하겠다고 했지만 해외사례를 보면 대체 근로나 파업시 직장내 점거를 금지하고 있다"며 "그런 부분도 우리가 밸런스를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별도 특위 구성은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제안했다. 자유한국당 소속 김학용 환노위원장도 자신이 개최한 토론회에서 특위 구성을 언급했다. 다만 각 당 차원에선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위 논의의 경우 다양한 이해관계가 한꺼번에 엇갈리면서 오히려 비준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현실성이 낮다는 지적도 있다.

김평화, 이원광, 김민우 기자



'공은 국회로'…ILO 협약 비준, 비슷한듯 다른 여야의 시선




[ILO 협약비준 갈등]與 "정부와 이견 없어", 野 "비준엔 동의, 노사 균형이 관건"

공은 국회로 향한다. 정부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노동관계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노동자 단결권을 강화하는 내용 등을 담은 법안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고용노동부 간 교감이 있었다. 민주당의 목표는 '무사 통과'다. 반면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보다 신중한 입장이다.

30일 발표된 정부안은 사회적대타협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최종 공익위원안을 사실상 그대로 반영했다.

고용부는 결사의 자유에 관한 ILO 핵심협약 제87호와 제98호의 비준을 위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동조합법),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공무원노조법),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교원노조법) 등 3개 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을 이날 공개했다.

정부가 비준 관련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9월 국회에서 이 법안들을 심사한다.

민주당은 정부안에 공감한다는 입장이다. 환노위 민주당 간사인 한정애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경사노위 공익위원 합의안으로 나온 법안 중심으로 입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제시한 개정안에 대해 세부적인 면에서도 큰 이견이 없다는 설명이다.

한국당은 국제사회 신뢰 문제를 고려해 협약 비준을 하지 않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정부안에 담긴 대체 근로나 파업시 직장 내 점거를 금지하는 내용 등을 담은 또다른 노동법 개정도 함께 필요하다고 본다.

환노위 한국당 간사인 임이자 의원은 "우리나라가 ILO에 가입돼 있고 한-EU(유럽연합) FTA(자유무역협정)에도 명시돼 있어 비준을 안 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라며 "다만 핵심협약 그대로 법을 바꾸게 되면 우리나라에서 누가 기업을 하겠나. 우리 노사 토양에 맞게 관련법을 함께 개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의원은 특히 실업자와 해고자의 노조 가입을 허용하는 내용에 대해 "우리나라는 유럽과 달리 대부분이 기업별 노조로 구성돼 있다"며 "해고자가 산별노조를 넘어 기업별 노조에도 가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임 의원은 "파업 시 직장 내 점거 금지, 파업 시 대체근로를 허용하는 등 노사 간 균형을 맞추는 쪽으로 노동법을 함께 개정해야 할 것"이라며 "국제협약을 비준하되 노사간 균형을 맞추는 방안을 찾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평화, 이원광, 김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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