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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카 유지 "한일갈등 전시 상황…日, 한국 잠재적 적국 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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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7.31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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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 겸 독도연구소장 "고노 외무상도 인정한 개인청구권…美는 중재 안할 듯"

(서울=뉴스1) 김윤경 기자,최종일 기자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출처=유튜브 화면 갈무리) © 뉴스1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출처=유튜브 화면 갈무리) © 뉴스1

(서울=뉴스1) 김윤경 기자,최종일 기자 = "일본의 억지 주장이 날마다 계속되고 있는데 비해 우리나라의 입장은 상대적으로 미진하다. 일본 정부는 한일청구권 협상이 진행되던 때인 지난 1961년 기록한 외교문서를 들이밀면서까지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일본이 대고 있는 잘못된 논거를 정확하게 찾아내 그 사실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강경한 방침으로 맞서야만 한다. 일본이 한 번 말할 때 열 번 이상을 주장해야 한다"

한국인으로 귀화한 호사카 유지 세종대 정치학 교수(세종대 독도연구소장)는 최근 뉴스1과 전화 인터뷰에서 일본 정부에 비해 치밀하지 못한 우리나라 대응에 답답함을 표시했다. 인터뷰 내내 호사카 교수는 현 상황이 '전쟁'에 준한다고 진단하면서 우리 정부가 치밀하고 논리적으로 국내외 여론전을 적극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이 지난해 11월 중의원 외무위원회에서 개인의 대일 청구권이 소멸되지 않았음을 시인하는 발언을 한 사실도 확인했다.

다음은 호사카 교수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 이번 일본의 수출규제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는지.

▶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끝났다고 주장하고 있었던 강제징용 배상 문제가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돌아온데서 시작됐다. 배상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그걸 일본이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 일본 정부는 연일 한국 대법원이 지난해 10월 내린 판결이 '국제법 위반'이라고 우기면서 한국 정부에 조속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9일엔 일본 외무성이 1961년 청구권 협상이 오갈 때 기록된 외교문서까지 공개했다.

참고 : 일본 외무성이 29일 공개한 1961년 5월 작성된 '대일청구권요강 논의 및 회의록'에 따르면 일본 측 대표가 "개인(강제징용 노동자)에 대해서 (돈을) 내라고 하는 것인가"라고 묻자 한국 측이 "국가로 청구하면서 국내에 대한 지불은 국내 조치로 필요한 범위에서 다룬다"고 했다고 쓰여 있다.

▶ 그 외교문서는 강제징용 배상 문제 해결의 논거가 되지 못한다. 한일청구권협정이 1965년 체결되기 전 실무자급에서 협상을 하면서 논의가 진행되던 가운데 있었던 것을 공개한 것뿐이다. 한일청구권협정에서 강제징용 피해 노동자 개인의 청구권은 소멸되지 않았다. 그건 일본 정부도 다 인정했던 것이었는데 말을 바꿨다.

일 의회 속기록에 따르면 1991년 8월27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했던 야나이 슌지(柳井俊二) 당시 외무성 조약국장은 "한일청구권협정은 한일 양국이 국가로서 가진 외교 보호권을 서로 포기한 것으로, 이른바 개인의 청구권 그 자체를 국내법적 의미에서 소멸시킨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리고 나서도 야나이 국장은 여러 차례 같은 말을 반복했다. 이는 그것이 일본 정부의 입장이란 얘기다. 그렇지 않고선 여러 번 공개적인 자리에서 그렇게 얘기할 수가 없다.

-고노 다로 외무상도 개인 청구권의 존재를 인정하는 발언을 한 적이 있는가.

▶ 있다. 지난해 11월 중의원 외무위원회에서다. 당시 공산당 소속 의원은 개인청구권의 존재 여부를 집요하게 물으며 논쟁을 벌였다. 고노 외무상은 계속 말을 피하려 했지만 결국은 "슌지 당시 조약국장의 말까지 부정하는 것이냐"라고 묻자 "그건 아니다"라고 하고 말았다.

참고 : 뉴스1이 일본 공산당 기관지 신분 아카하타(しんぶん赤旗)를 확인한 바에 따르면 고노 외무상은 지난해 11월14일 중의원 외무위원회에서 일본 공산당 소속 고쿠다 게이지(穀田?二) 의원이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 판결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개인 청구권은 소멸하지 않았다는 것을 시인했다.

-이렇게 일본 외무상도 개인 청구권이 소멸되지 않은 것을 인정했는데 우리 정부는 왜 더 적극적으로 일본을 반박하고 있지 않은 듯 보이나.

▶ 내가 보기엔 우리 정부는 두 가지 입장인 것 같다. 일본 주장의 논리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거나 아예 잘 모르고 있거나. 각각의 이유는 잘 모르겠다. 그런데 중요한 건 국제사회 여론전도 그렇지만 국민 여론전에서 지면 안 된다. 정부 책임자들은 배상과 보상의 차이를 알아도 일반 국민들은 잘 모를 수도 있다. 한 입으로 딴 말을 하고 있는 일본 정부의 실상을 제대로 알려야만 한다.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그나마 열심히 이를 알리려고 했던 것 같은데 한국 정부는 물론 정당들까지도 나서서 일본 정부의 잘못된 주장과 말바꾸기에 대해 널리 알려야 한다. 일본은 매우 치밀하게 나서고 있다. 아베 총리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경제산업상이 날마다 돌아가면서 자신들의 주장을 알리기에 바쁘다. 일본 정부가 이렇게 나서면 산케이신문 같은 우익 언론들이 적극 가담해서 하나의 '체계'를 만든다. 일본의 이런 '네트워크'가 작동되면서 엄청나게 여론전을 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일본이 결과적으로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진짜 '의용군'으로 국민들도 자발적으로 참여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일본이 한 번 말할 때 우리는 열 번 이상 정확한 사실을 주장해야 한다. 그렇게 말할 주체가 필요하다.

-미국이 중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는가.

▶ 미국으로선 정확한 '증거'가 있어야 말을 하려도 할 것이지만,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는 달리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과 일본의 문제엔 개입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미국의 중재를 기대하기보단 오히려 우리 스스로 수습해야 할 것이다.

-일본은 정말 8월2일 각의(국무회의)에서 우방국 명단인 화이트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할까.

▶ 아직 며칠이 있다. 화이트국가에서 배제하겠다고 공포 분위기, 겁을 주면서 최대한 한국쪽으로부터 양보를 이끌어내려고 하는 마지막 기간으로 보인다. 일본이 원하는대로, 강제징용 판결 문제도 그렇고 배상을 요구하지 않겠다라든가, 그런 답을 가져오는 걸 기다리고 있다. 정상회담을 하는 조건으로 좀더 좋은 대안을 가져오라고 아베 총리가 말했다. 화이트국가 결정 전까지 며칠 있으니 그 전에 완전히 굴복하라는 것이다.

일본은 한국 정부가 제시한, 한국 기업과 일본 기업이 참여하는 제안(1+1안)을 거부했다. 일본이 원하는 것은 한국 정부가 모두 책임을 지는 것, 일본 기업이 피해를 입지 않는 것, 일본 기업 자산 매각이 모두 취소되는 것. 이런 걸 요구하고 있다. 화이트국가 제외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화이트국가 제외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관련이 있나.

▶ (화이트국가 제외는) 한국을 적국(敵國) 가능성이 내포돼 있는, 잠재적 적국으로 보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적국은 현재까지 협력 관계에 있었던 한국이 아니라는 의미다. 앞으로 북한과 더욱 평화 공존이 되면 오히려 일본보다 동북아 질서에서 큰 힘을 갖게 되는 것이 한반도다. 돌이킬 수 없는 재팬패싱(일본 배제)이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한반도에 영향을 주면서 일본의 외교적인 이익을 많이 창출했던 현재까지의 한일 관계가 성립되지 않게 되는 것이다. 한반도가 화해로 가는 것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란 게 일본의 기본적 시각이다. 평화 공존이 되면 한반도는 역사적인 측면에서 더욱 입김이 커질 것이고 이제는 일본이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베 내각의 '한국 때리기'는 역사관과 관련이 있나.

▶ 아베 정권은 정통 보수 세력이 아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한일 파트너십을 선언했던 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 같은 사람들이 정통 보수다. 한국과의 평화 공존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아베 정권은 비주류이고, 아베 정권의 사상적 기반은 일본회의다. 한반도가 지배하에 있던 일제 강점기 때를 일본에 가장 영광스러운 시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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