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땅 분리과세 혜택 폐지 추진…사립대 법인들은 '세금폭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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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진호 기자 = 정부가 사립대학 등 사학법인이 수익용 기본재산으로 보유한 토지에 대한 세금혜택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법이 바뀌면 대학 법인들은 약 330억원의 추가 세금 부담을 안게 될 전망이다. 법인들은 "학생들에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1일 대학가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이같은 내용의 지방세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개정안은 사립학교 법인의 수익용 토지 중 1996년 이전 취득분에 대해 분리과세하던 조항을 삭제하는 게 골자다. 현재는 입법예고가 끝난 뒤 법제처 심사를 앞두고 교육부 등 관련 부처 협의가 진행중이다


분리과세는 특정한 유형의 소득을 종합과세에서 분리해 별도의 세율을 적용하는 제도다. 예고대로 법이 고쳐지면 사립대 법인의 수익용 토지에 재산세 외에 추가로 종합부동산세도 매겨진다. 행안부에 따르면 현재는 0.2%의 세율만 적용되지만, 시행령이 개정되면 세율이 최고 0.4%까지 늘어난다.

행안부 관계자는 "최고 0.4%의 (재산)세율이 적용된다"며 "다른(세금을 분리과세하지 않는) 곳과 형평성을 고려해 이번 개정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대학 법인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립대학 법인협의회에 따르면 과세혜택 폐지에 따라 종합부동산세 등 전국 사립대학 법인들이 더 내야하는 세금은 330억원에 달한다.


A 사립대학 법인 관계자는 "대학 법인의 재정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세금을 추가로 내라는 것은 대학법인을 더욱 옥죄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다른 대학법인 관계자도 "법인 상황에 따라 분명 세금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는 곳도 있을 것"이라며 "결국 법인이 어려워지면 학생들에 투자할 여력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학설립·운영규정에 따르면 대학을 설립할 때는 교지나 교사, 교원 뿐 아니라 수익용 기본재산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2017년 기준으로 수익용 기본재산 가운데 토지 비율은 66.3%에 달한다.

특히 수익용 기본재산에서 발생한 소득의 80%는 대학운영에 투자해야 한다. 법이 고쳐지면 대학에 들어가야할 돈을 세금 납부에 충당하게 돼 교육을 위한 투자가 어려워진다는 게 대학법인들의 주장이다. 특히 장기적으로는 등록금 인상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A 대학법인 관계자는 "특수한 성격의 학교 토지에 다른 곳과 마찬가지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세금부담이 늘어나면 결국 등록금 인상 외에는 정상적인 학교 운영을 하기 어려워진다"고 강조했다.

이에 사립대 법인들은 정부에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 지금처럼 분리과세 형태를 유지하거나 최소 10년의 유예기간을 두자는 것이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대학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법은 교육의 질적저하로 이어져 학생들이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며 "이번 법 개정 추진은 대학 교육을 후퇴시키는 역효과를 가져올 게 분명하다"고 개정안 철회를 촉구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법인의 의견을 받아 행안부에 전달했다"며 "(분리과세하는) 현행 유지가 좋겠다는 게 교육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법에 따라 대학법인이 반드시 보유하도록 한 수익용 토지에 그동안 물리지 않던 세금을 부과하게 되면 대학의 부담이 갑작스레 커질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1억원 이상의 높은 추가 세금 부담이 발생하는 학교 법인은 40여곳에 불과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며 "재산 관리의 전문성을 높여 (수익용 기본재산의) 수익률을 높이는 자구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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