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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반도체 장인의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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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수 대한상공회의소 기업정책팀장
  • 2019.08.0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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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일이다. 동남아 휴가지에서 처음 만난 사람들과 맥주를 한잔 할 기회가 생겼다. 휴가지의 소소한 일상 이야기가 무르익을 무렵 서로의 직업을 소개했다. 그 중 한 사람은 국내 반도체 회사에서 은퇴한 후 대만 기업에서 일하고 있다고 했다. 신문지상에 제조업이 흔들리고 있다는 기사가 나오던 시기였기에 반도체 산업에 대한 현장 얘기가 듣고 싶어졌다.

당시는 한국 반도체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던 때였다. 하지만 그는 미래에 대한 걱정을 가득 털어놨다. 지금까지는 제조·양산기술만으로 충분히 경쟁할 수 있지만 '세계의 공장' 중국이 있는 한 기술만으로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는 지적이었다.

반도체 산업에서 미국은 생산 장비와 설계, 일본은 소재와 부품 분야에서 강점을 놓치지 않고 지켜가고 있다는 설명도 따라붙었다. 장비, 설계, 부품, 소재 같은 하나의 분야에서 특기를 만들어 산업 지배력을 지켜나간다는 뜻이었다.

2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그의 말은 예언처럼 들어맞았다. 우리 반도체 산업은 소재 분야 강점을 무기화한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어려움에 직면했다. 비단 소재 분야에서만 이런 문제가 생길까. 한발 더 나아가면 다른 주력산업은 문제가 없을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글로벌 산업지형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추격국가가 선도국이 되고 주력산업이 추격당해 역전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무엇보다 현재 주력산업에서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강점을 계속 지켜나가야 한다. 미국과 일본이 반도체 생산과 제조분야에선 1등 자리를 내줬지만 반도체 산업에 필수적인 생산장비와 부품, 소재를 강점으로 지킨 교훈을 살펴야 한다.

이번 기회에 해외 의존도가 높은 핵심 부품과 소재를 확실하게 살펴야 한다. 가령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부품·소재 수입을 한 나라에 의존하고 있다면 수입국을 다양화하는 노력 등을 통해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런 숙제를 하루빨리 고민하고 풀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2년 전 동남아에서 만났던 반도체 장인의 우려가 한때의 걱정으로 끝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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