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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獨 헌법이 보장한 의회 확대…"민주주의엔 비용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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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를린(독일)=김하늬 기자
  • 2019.08.09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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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연동형비례제 글로벌 리포트]연동형비례제 '원조' 독일에서 찾은 '정당 정치'의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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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 자유대학교 캠퍼스에서 만난 하네스 모슬러 교수와 이은정 교수/사진=김하늬 기자
"선거의 비례성 확대는 민주주의 역사 발전의 다음 단계다"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교 캠퍼스에서 만난 하네스 모슬러 교수와 이은정 교수. 두 사람은 서울대에서 ‘한국정치’ 박사학위까지 받은 독일사람이다. 그는 한국의 선거제 개혁 이슈를 유심히 관찰하며 30년 전 독일 통일당시 정당사와 종종 비교해보고 있다. 모슬러 교수는 "통일 직후 동독사람들은 갑자기 밀려온 자본주의로부터 느끼는 소외감을 대변할 정치조직을 찾기 시작했다"며 "구 동독의 사회주의통일당(사통당, SED)이 건재했기때문에 '의회체제'에서 통일 과정을 논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가 강조하는 정당 정치의 힘이다"

같은 대학에서 한국학을 가르치는 이은정 교수도 같은 분석을 내놨다. 이 교수는 "통일을 염두에 둔 통합의 과정에서 갈등의 전선이 의회세력과 반의회세력으로 나뉜다면 더 길고 깊은 상처와 시행착오를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집권 가능성이 낮던 사통당이 민주사회당, 좌파당으로 당명을 바꾸면서 세력은 줄었지만 의회 내에서 구 동독지역 주민들의 소통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또한 '연동형비례제'라서 가능했다는 의미다.

2019년 대한민국 국회는 연동형비례제 도입을 전제로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를 설치하고 논의에 돌입했다. 난관이 많다. 연동형비례제 도입에 따른 의원수 확대 가능성은 논의의 시작부터 발목을 잡았다. 우리사회 정치불신이 의원수 확대를 거부한다는 이유에서다.

30여년 먼저 연동형 비례제를 도입한 독일의 상황을 꼼꼼이 짚어보기 위해 연방의회 국회의원은 물론이고 학자, 정당인, 독일연방의회 공무원, 지지자 등을 직접 만나봤다.

[검증대상]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도입으로 예상되는 장점(다양한 정당의 원내 진출)과 단점(소수당의 난립) 가능성. 그리고 국회 비대화 우려에 대한 검증.

[검증방법]독일의 국회의원, 정당인, 대학교수와 정당 지지자 등을 심층 인터뷰 해 종합적인 분석 시도
[팩트체크]獨 헌법이 보장한 의회 확대…"민주주의엔 비용이 든다"

◇獨 연동형비례제의 교훈…"민주주의엔 비용이 든다"=
50여년의 역사를 가진 독일 연동형비례제는 지금 모습을 갖기까지 여러번 수정됐다. 대표적인 게 '초과의석' 과 '보상의석' 제도다. 독일 연방의회는 지역구 국회의원을 뽑는 '1차 투표'와 지지 정당을 뽑는 '2차 투표'로 이뤄지고, 전체 의석수를 제한하기 위해 정당 투표결과 지지율이 제일 높은 당에게 추가 의석을 주는 방식을 택했다.

하지만 2011년 독일연방헌법재판소는 지지율 2,3등 정당에 표를 던진 국민들의 뜻도 의석에 반영되야 한다며 위헌판결을 내렸다. 이듬해 기독교민주당과 사회연합, 사민당, 녹색당, 자민당이 합세해 선거법을 개정해 만든 게 '보상의석' 제도다. 보상의석은 한 마디로 정당 득표율에 따른 의석 배분 비율을 침해하지 않을 때까지 전체 의석을 계속 늘리는 방식이다.

독일 연방의회(도이쳐 분데스탁) 예산처에서 근무하는 펠리즈 안트 씨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독일) 현지 여론조사를 보면 산술적으로 2020년 총선에서 연방의회 의석이 800석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국회가 점차 커질 수 있다는 데 우려의 목소리가 있어 국회 차원의 논의가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만 논의의 방점이 우리와 좀 다르다. 펠리즈 씨는 "국회 의사결정을 효율적으로 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한 논의다"며 "의원 증원과 관련한 예산은 주요 이슈가 아니다. 민주주의에는 비용이 든다는 걸 모두 수긍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비례제의 확대는 지역색을 희석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펠리즈 씨는 "비례제 확대는 지역 민심과 지역색 중심의 의회 논의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며 "독일은 16개주가 별도의 자치권을 가진 연방제 국가다. 연방의회가 지역이슈의 대결장이 될 순 없다"고 강조했다.

연방의회가 지역 이슈보다 정당의 '가치'에 방점을 둬야 한다는 의무감을 갖고 있끼때문에 연정에 대한 논의도 적극적이고 활발해질 수 있다. 펠리즈 씨는 "독일 의회는 협의와 협상을 통한 연정을 하나의 전통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정부가 4년간 추진해야 할 테마, 국정리스트를 펼쳐두고 정당간 협상이 벌어진다. 연정계약서에 다다르는 비공개 협상이 독일 선거제의 백미다"고 말했다.
독일 연방정치교육원의 3일 방문한 독일 연방정치 교육원의 총괄책임 도루 진케씨와 이정미 대표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김하늬 기자
독일 연방정치교육원의 3일 방문한 독일 연방정치 교육원의 총괄책임 도루 진케씨와 이정미 대표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김하늬 기자

◇생활 속 정치…유소년 기초 교육의 한 과목 자리잡은 '정당'=독일 연방정치 교육원의 도루 진케 씨는 "정당별 정치적 어젠다(주제)를 유소년때부터 배워나간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기민당은 보수의 가치를, 사민당은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 자민당은 자유 수호와 경계를 인식하기 위한 저작권 교육, 녹색당은 환경과 자연보호 등 정당별 색채와 정책에 대한 교육 중심이다.

연방정부에서 예산을 받는 정치교육원은 하나의 정당이 아니라 '정당정치'에 눈을 뜨게 돕는다. 진케 씨는 "우리(교육원)는 어떤 정당에 가입하거나 활동하라고 하지 않는다. 젊은 사람들이 정당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현재 이슈와 정당의 역할을 연결해준다"고 설명했다. 집권여당인 기독교민주당(기민당)을 비롯해 녹색당, 사회당, 좌파당 등 주요 정당들이 별도의 '청년당' 조직을 만드는 이유도 여기 있다.

최근 유럽의회 선거에서 존재감을 톡톡히 보인 녹색당의 활약이 대표적 예다. 독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난 스테판 겔프하 녹색당 연방의회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 300)과의 인터뷰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핵심은 정당 중심의 정치 개혁이다"고 강조했다.

그가 속한 녹색당은 진보를 프로필로 한다. 겔프하 의원은 "여성의 인권, 유럽 사회의 개방. 그리고 기후 문제에 대한 공동대응. 이 메시지만 봐도 유권자들이 '녹색당이구나' 와닿을 수 있게 프로필을 쌓아왔다"며 "연동형비례제는 개방적 사회로 나아가겠다는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 그 가치를 공유하면서 정책 경쟁과 연정을 함께 논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과정이다"고 덧붙였다.
베를린의 한 스튜디오에서 만난 녹색당 베를린지부 청년위원회 소속 틸만 헤세르 씨가 '진보정치 4.0' 연수단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사진=김하늬 기자
베를린의 한 스튜디오에서 만난 녹색당 베를린지부 청년위원회 소속 틸만 헤세르 씨가 '진보정치 4.0' 연수단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사진=김하늬 기자

◇인터뷰 도중 "학교 수업에 가야해서"…녹색당서 만난 20살의 정치활동가= 독일은 중앙당 중심의 행사보다 지역별 정당 '지구대' 중심의 활동이 많다. 정강·정책은 지역 단체를 중심으로 의견이 취합돼 연방의회 소속 의원들에게 전달되는 이른바 '바틈업'(Bottom-up)방식이다.

4일 베를린의 한 스튜디오에서 만난 녹색당 베를린지부 청년위원회 소속 틸만 헤세르 씨는 "베를린 내에도 9개의 지역 소그룹이 있고, 그 내부 리더들이 다양한 집회나 시위 참여를 독려하고 홍보하는 방식으로 활동한다"고 소개했다.

환경 문제는 녹색당의 기본 테마다. 지역에 따라 거주환경 문제제기, 대기업의 오염수 배출 문제 등 크고 작은 테마도 거론된다. 연수단은 녹색당의 환경, 난민, 여성 정책등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졌고 편안한 반바지차림으로 등장한 20살의 정치활동가 헤세르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정당의 방향과 자신의 생각을 적절히 섞어 대답했다.

녹색당이 당 지도부 내 여성의 비중을 50%로 한다는 원칙을 세웠는제 잘 지켜지는지, 어떤 효과가 있는지 묻는 질문에 헤세르씨는 "여성을 절반으로 보장하자는 건 상징적인 메시지다. 물리적 상황이 되지 않는데 억지로 50%를 맞추는 건 아니다.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적용중"이라고 설명했다. 헤세르씨가 속한 베를린지부 청년위원회는 8명의 '팀 리더'중 5명이 여성이다. 헤세르 씨는 "녹색당이 평등을 지향한다는 의미지 그 '절반'의 숫자를 위해 자리를 비워두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스테판 겔프하 녹색당 연방의회 의원/사진=김하늬 기자
스테판 겔프하 녹색당 연방의회 의원/사진=김하늬 기자


◇연동형 비례제의 핵심인 정당 중심의 정치개혁=
최근 유럽의회 선거에서 존재감을 톡톡히 보인 녹색당의 활약이 대표적 예다. 독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난 스테판 겔프하 녹색당 연방의회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 300)과의 인터뷰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핵심은 정당 중심의 정치 개혁이다"고 강조했다.

1976년 베를린 출생인 그는 유년시절 독일 통일의 과정을 기억한다. 베를린 시내 중심의 '훔볼트 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하기까지 베를린을 떠나본 적이 없다. 그는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국경이 열릴거라 생각한 적이 없었다. 저 자신을 포함해"라고 기억했다. 이어 "하지만 역사의 발전이 우연치 않게 힘을 발휘하는 데는 당시 동독 지역 시민들의 평화와 자유를 갈망하는 집회가 종종 열리는 등 산발적이지만 응축된 열망이 있어온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동독에 뿌리를 둔 '동맹90'에서 정당활동을 시작했다. 고등학생때부터다. 동맹90은 서독의 녹색당과 힘을 합했다. 정당의 역사가 흐르는 동안 겔프하 의원도 변호사가 됐다. 2002년 동맹90/녹색당 베를린 당대회에서 "미래는 녹색이다"고 선언할 때 겔프하 의원도 한 자리를 지켰다.

겔프하 의원은 "녹색당 베를린 지부 인본주의자 협회 상임위원회 활동, 지구협의회, 경제 공공질서를 위한 위원회 등 다양한 '정치 테마'의 지역 정치가 활동을 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2016년 베를린의 선거구에 출마, 하원의원이 됐고 2017년 9월 녹색당 비례후보로 연방의원이 됐다.

그가 속한 녹색당은 진보를 프로필로 한다. 겔프하 의원은 "여성의 인권, 유럽 사회의 개방. 그리고 기후 문제에 대한 공동대응. 이 메시지만 봐도 유권자들이 '녹색당이구나' 와닿을 수 있게 프로필을 쌓아왔다"며 "연동형비례제는 개방적 사회로 나아가겠다는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 그 가치를 공유하면서 정책 경쟁과 연정을 함께 논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과정이다"고 덧붙였다.

인물 대신 정당 중심의 정치 문화는 의원수 확대를 용인하게 만들었다. 겔프하 의원은 "독일의 지역구 의원은 298명이다. 지역별 정당별 선거명부에 따라 연방의회에 들어온 의원 총수는 598명까지 늘었다"며 "초과 의석과 보상의석은 유권자의 표의 가치를 최대한 입법부에 반영해야 한다는 헌법재판소의 숭고한 판단의 결과이며, (독일) 국민들도 이를 수긍하고 있다"고 말했다.


[팩트체크]獨 헌법이 보장한 의회 확대…"민주주의엔 비용이 든다"

※ 이 기사는 한국언론학회와 SNU팩트체크센터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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