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국내 환자 2명' 희귀병 앓는 10살 "약 있지만 못 쓴대요"

머니투데이
  • 김근희 기자
  • 2019.08.15 07:0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블로그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글자크기조절
  • 댓글···

10인자 결핍 혈우병 임군 대체약 찾았지만 급여기준 없어 사용 금지...수입 약값은 한달 4800만원

image
계명대 동산병원에 입원한 임주혁군의 뒷모습./사진=남미진씨
남미진씨(40)는 아들 임주혁군(10)이 넘어져 상처라도 날까 봐 늘 가슴을 졸인다. 임군은 혈액응고 인자 중 10인자가 모자라 출혈이 멈추지 않는 혈우병을 앓고 있다. 약 1만명 중 한 명 꼴로 발생하는 희귀병인 혈우병 중에서도 10인자 결핍은 극히 드물다. 국내 10인자 결핍 혈우병 환자는 임군을 포함해 2명뿐이다.

극희귀병인 탓에 국내에 제대로 된 치료제가 없다. 8년 전 임군한테 효과가 있는 혈우병 치료제를 찾았지만 건강보험 급여 기준에 벗어난다는 이유로 사용조차 금지당했다. 4년 전 해외에서 10인자 결핍 혈우병 치료제가 나왔지만 급여 적용 없이는 약값만 한 달에 4800만원이 든다.

남씨는 "9년 전 10인자 결핍 혈우병 진단을 받고 늘 비상사태 속에서 살고 있다"며 "치료제가 아예 없는 것도 아닌데 환자 수가 적다는 이유로 약조차 쓰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임군은 2010년 혈우병 진단을 받았다. 그 후 남씨는 혹시라도 임군이 부딪혀 상처라도 날까 봐 바닥에 제대로 내려놓지도 못하고 키웠다. 그러나 임군이 생후 16개월 때 뇌출혈이 일어났다. 외상도 전혀 없이 일어난 일이었다. 병원에서는 출혈이 너무 심해 살린다는 보장을 할 수 없다고 했다.

당시 경북대병원 의료진은 모든 응고인자가 들어 있는 신선동결혈장을 임군에게 수혈해 10인자 비율을 높이고 혈액 응고가 이뤄지도록 조치했다. 그러나 수술 후 임군의 출혈은 더욱 심해졌다. 신선동결혈장을 수혈해도 10인자가 충분하게 늘어나지 않은 탓이었다.

의료진은 재수술에서 8인자 결핍 혈우병 치료제인 '훼이바주'를 사용했다. 훼이바주는 신선동결혈장이나 다른 약에 비해 10인자가 많이 들어있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은 급여 기준상 8인자 결핍 혈우병 환자를 치료하는데 사용하는 훼이바주를 10인자 결핍 환자에게 사용했다며 병원에 급여 삭감 통보를 했다. 병원 측은 근거자료를 제출해 급여 삭감을 막았으나 앞으로는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경북대는 임군에게 훼이바주를 처방할 수 있도록 임상시험을 시행해 2013년 논문까지 발표했지만 훼이바주를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당시 논문을 작성한 심예지 계명대 동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혈우병 환자들의 경우 자연 뇌출혈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예방적 요법으로 치료제를 맞는 것이 중요하다"며 "임군의 경우 혈장을 수혈하면 10인자가 15%밖에 늘어나지 않지만 훼이바주를 투여하면 68%까지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치료제가 없어 막막했던 임군에게 또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영국 제약사가 2015년 10인자 혈우병 치료제 '코어가덱스'를 개발한 것이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약을 수입하는 것은 가능했지만 급여적용 없이 한 달에만 약 4800만원에 이르는 약값을 감당할 수 없었다.

희귀난치성환자들을 위한 지원 정책이 있지만 임군은 환자 수가 극소수라는 이유로 혜택을 받을 수 없었다. 혈우병 환자 중 다수를 차지하는 8인자·9인자 결핍 환자들은 지원 정책을 통해 약값의 10%만 본인이 부담하고 재산소득조사에 통과될 경우 나머지 10%를 지자체에서 지원받고 있다.

혈우병 환자단체 한국 코헴회 관계자는 "같은 혈우병 환자인데도 불구하고 환자 수가 더 적다는 이유로 정책 지원을 못 받은 것은 차별"이라며 "오랫동안 복지부 관계자들을 만나며 코어가덱스 급여적용 필요성을 피력했지만 원론적인 답변 밖에 듣지 못 했다"고 토로했다.

담당 부처인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서로 책임만 미루고 있다. 복지부는 센터에서 먼저 코어가덱스 급여 적용을 신청해야 관련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식약처 측은 환자가 급여 신청을 요청하고, 센터가 이를 검토하는 별도의 제도도 없는데다 심평원이 급여 신청을 다 받아들이지도 않는다고 반박했다.

곽명섭 복지부 보험약제과장은 "코어가덱스 급여적용은 센터 등에서 관련 절차를 진행해야 가능한 일"이라며 "다만 임군에게 훼이바주를 처방하고, 급여를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오늘의 꿀팁

  • 띠운세
  • 별자리운세
  • 날씨
  • 내일 뭐입지

많이 본 뉴스

메디슈머 배너_슬기로운치과생활 (6/28~)
남기자의체헐리즘 (1/15~)
블록체인

포토 /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