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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신제품 판매 시작" 빚 많던 상보, 부활 '신호탄' 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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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정수 기자
  • 2019.08.09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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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년째 회사 운영하는 김상근 회장 "신소재 그래핀 복합필름, 곧 상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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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근 상보 회장 /사진=김휘선 기자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2014년 파생금융상품 키코 사태로 680억원을 물어줬다. 잘 나가던 광학필름 사업이 쪼그라들기 시작한 것도 그때쯤이다. 중국산과 가격 경쟁이 되지 않았다. 결국 투자를 받아 중국에 공장을 세웠다. 중국 공장 세운다고 한국 직원들 다 자를 수는 없는 노릇, 회사 구조조정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빚만 쌓였다. 한 때 1만원대까지 올랐던 회사 주가는 1000원대로 떨어졌다.

광학필름 생산업체 상보 (1,160원 상승10 -0.8%)가 최근 몇 년 간 어둠 속을 헤매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연구개발(R&D)에 꾸준히 투자해 온 결실이 이제 서야 가시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상보는 수년간 매출액의 4% 정도를 연구개발에 투자해 왔다. 8일 경기도 김포시 상보 본사에서 만난 김상근 회장(69)은 "올 하반기부터 신제품들의 판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며 "내년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간 상보는 디스플레이용 광학필름 사업에 주력해왔다. 지난해 기준 이 광학필름의 매출 비중이 70%에 달한다. 이 필름은 디스플레이를 보호하는 기본적 역할부터 빛을 더 밝게 해주거나 선명하게 보이게 하는 기능을 한다. TV를 만들 때 꼭 필요하다. 국내 일부 대기업에 납품을 하고 있다. 문제는 밀려드는 중국산 탓에 세계적으로 공급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상보는 휴대폰과 태블릿PC 같은 모바일 기기에 들어가는 광학필름 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크기만 작게 만들면 될 것 같지만 개발하는 데 시간이 꽤 걸렸다. 모바일용은 TV용보다 더 얇고 선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 상용화 직전이다. 김 회장은 "신뢰성 검토까지 모두 마쳤고 이제 판매를 시작하는 단계"라며 "TV는 한번 사면 10년 쓰지만 모바일 기기는 2∼3년에 한 번씩 바꾸지 않나, 앞으로 모바일용 제품이 매출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보는 차량 디스플레이용 광학필름 사업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자율주행차가 각광을 받으면서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자율주행차가 양산되면 운전자가 차 안의 대시보드로 다양한 일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다. 현재 상보의 필름은 BMW, 아우디, 포르쉐, 폭스바겐 등에서 신뢰성 검토를 받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납품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앞서 시장과 업계에서 큰 관심을 받았던 신소재 그래핀을 활용한 배리어 복합필름도 곧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김 회장은 "개발에 착수한 지 3년이 됐는데 이제서야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이 기술은 산소와 습기 투과를 차단해 주는 기능으로 제품의 내구성을 향상시킨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상보가 국책과제를 수행하며 개발했다. 국내 최초의 습식 나노 분산 기술을 적용한 성과를 인정받아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밖에 은나노와이어 필름 판매도 조만간 시작된다. 손으로 움직이는 터치 스크린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필름인데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플렉시블 기기에 적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회장은 "앞으로 플렉시블 기기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고 투자를 해 왔다"고 말했다.

새로운 제품들의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되는 만큼 앞으로 상보의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너무 높은 부채비율 탓이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중국 공장을 세울 때 투자받은 150억원, BW(신주인수권부사채) 상환 비용 140억원 때문"이라며 "유상증자를 통해 일부를 상환하고 앞으로 실적이 좋아지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420%선인 현재 부채비율을 220%까지 낮춰 회계적인 안정성을 보완하겠다는 계획이다.

상보는 1977년 김 회장이 2명의 직원과 함께 세워 43년째 직접 일궈오고 있는 회사다. 처음에는 비디오와 오디오 테이프에 들어가는 필름을 만들었다. 비디오와 오디오 테이프가 CD와 DVD로 대체될 때 회사 문을 닫을 뻔했다. 그러나 광학필름 사업에 뛰어들어 성공했다. 그리고 최근 몇 년 사이, 또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김 회장은 "비디오와 오디오 테이프 필름 사업을 하다가 디스플레이용 광학필름 사업으로 넘어갈 때 어려움이 정말 많았다"며 "지금도 꼭 그때와 같다"고 말했다. 이어 "상보는 27살 때 집에 방 한 칸 전세를 내준 돈 40만원으로 시작한 회사라 내 인생 그 자체"라며 "반드시 세계 시장에서 없어서는 안 될 회사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상근 상보 회장 /사진=김휘선 기자
김상근 상보 회장 /사진=김휘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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