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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보복 무력화가 목표, 100% 국산화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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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성근 이코노미스트
  • 2019.08.09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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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 인터뷰]정유훈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 보좌관(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예산정책처 사업평가관)

[편집자주] 머니투데이 이코노미스트가 금융계와 산업계, 정계와 학계의 관심있는 인물들을 인터뷰하고 깊이 있는 의견을 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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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훈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 보좌관(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예산정책처 사업평가관) 인터뷰/사진=홍봉진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화이트리스트 배제가 결의된 지난 2일 긴급 국무회의를 열고 가해자인 일본이 적반하장으로 오히려 큰소리치는 상황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며 단호한 상응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한국이 한일 청구권협정을 위반하는 행위를 일방적으로 하며 국제조약을 어겼다고 주장했고, 결국 지난 7일 일본 정부는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에서 제외하는 시행령 개정안을 공포했다.

앞서 7월 1일 일본 정부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을 수출 규제 대상으로 지정한 이후 고조돼 온 한일 갈등이 이번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를 계기로 양국이 무역전쟁으로 돌입한 양상이다. 국내에서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도 한층 고조되고 있고, 일본 여행은 물론 2020년 도쿄올림픽에 대한 보이콧 주장으로까지 확산되면서 국민들의 반일 감정은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된 모습이다.

이에 정유훈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 보좌관은 이번 한일 갈등의 본질은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을 기반으로 형성된, 이른바 ‘65체제’의 한일 관계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점이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정 보좌관은 일본 교토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현대경제연구원과 국회예산정책처 등에서 수년간 심도있는 연구를 수행하고 정책 실무경험까지 두루 갖춘 일본 경제 전문가이다.

◇‘제2의 65체제’ 구축이 필요…100% 국산화가 아니라 경제보복 무력화가 목표
‘65체제’는 과거 가난한 개발도상국인 한국과 선진국이었던 일본 사이에서 과거사에 대한 청산없이 성급하게 형성됐고, 현재의 한일 관계를 담기엔 너무 낡은 체제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정 보좌관은 ‘제2의 65체제’를 구상하여 미래지향적이고 건설적인 한일 관계를 구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도 한국 경제가 이제 과거와 달리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본과 동등한 정도로 성숙한 상황에서 더 이상 과거의 ‘65체제’를 고집해서는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를 가질 수 없음을 인정하고 새로운 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제보복에 대한 정부의 대응 조치의 기본 방향에 대해서 정 보좌관은 일본산 부품 소재 개발이 장기간을 요하는 것은 맞지만, 지금 우리의 목표는 100%의 국산화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다시 말해 국산화를 추진하더라도 일본이 향후 경제를 보복조치로 사용할 수 없도록 자립하는 수준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우선적으로 기술개발이 이루어져야 하는 분야와 시간을 갖고 이루어져야 하는 분야로 투자의 우선순위를 구분하여 차분히 대응해야 한다.

정 보좌관은 “지금 우리가 당하고 있는 경제보복을 무력화시키는 것이 목표이지, 글로벌 가치사슬과 글로벌 분업체계를 완전히 무시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목표가 아님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면서 정부의 차분하면서도 냉정한 대응책 마련을 주문했다.

◇경제보복 조치는 결국 일본의 헌법 개정을 위한 포석
정 보좌관은 일본이 수출 규제 조치를 시행한 이유에 대해서 “이번처럼 외무성과 경제산업성이 한 목소리로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 조치를 가한 것은 ‘일본이 어떤 국가가 되어야 하는가에 물음에 대한 중요한 시금석’이 되지 않을까 하는 시각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일본은 적어도 정치와 경제를 분리하는 원칙을 견지해 왔다고 지적했다. 표면적으로는 외무성, 경제산업성 등이 타 부처의 문제에 관여하지 않고, ‘외교, 안전보장, 통상’ 각 정책이 일체적으로 운영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동안 일본이 자국의 이익을 타국에 강요할 수 있는 수단으로 외교나 경제 수단을 활용했고, 특히 한국에 대해선 위안부 문제라던지 강제징용 문제 등을 통화스와프나 기술협력, 그리고 각종 수출입 우대조치 등 인센티브(보복이 아닌) 조치를 통해 적절히 관리해 올 수 있었다고 정 보좌관은 분석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한국은 이제 과거에 사용했던 그러한 외교, 경제적 수단들의 효용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단지 경제적 또는 외교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한국과의 관계에서 일본의 국익을 추구하는 것이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이러한 한계 상황에 직면한 일본은 결국 경제적 보복조치를 선택하게 됐고, 그것은 일본 정부가 이제 자국의 이익을 관철시키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는 가운데 무력 사용을 가능케 하는 헌법 9조의 개정까지 염두에 둔 조치라는 게 정 보좌관의 설명이다.

정 보좌관은 “이번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는 실패하게 되면, 일본이 그동안 취해온 방식, 즉 경제적 보복이 아니라 경제적 인센티브 방식으로는 더 이상 한국을 굴복시킬 수 없다는 점에서 헌법 개정의 필요성이 증가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경제보복이 성공하게 된다면 앞으로도 외교, 안보 그리고 경제문제를 묶어서 대응할 필요가 있고, 여기에 자국의 이익을 확실하게 관철시킬 수 있는 수단인 무력 사용에 대한 옵션이 필요함을 강조하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정유훈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 보좌관(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예산정책처 사업평가관) 인터뷰/사진=홍봉진기자
정유훈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 보좌관(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예산정책처 사업평가관) 인터뷰/사진=홍봉진기자
◇일본 내에서도 아베 정부에 대한 평가와 시각 엇갈려
정 보좌관은 일본 내 여론은 대체적으로 정치 문제를 경제적으로 보복한 조치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양국 간의 역사 문제는 대화로 풀어야 할 것을 지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일본의 극우 진영에서는 한국을 용서할 수 없다거나, 경제보복을 통해서라도 일본의 이익을 관철시켜야 한다는 주장들이 이미 올해 초부터 득세했다는 점을 우려했다.

예컨대 평론가이자 한국 특파원까지 지낸 극우 성향의 저널리스트인 무로타니 카츠미는 이미 지난 3월에 제재 발동으로 한국에 대한 수출을 규제하면 부품 및 소재 조달 비용이 높아져 결국 한국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무토 마사토시 전 주한 일본대사는 ‘문재인은 재액’이라는 혐한 서적까지 발행한 극우 인사인데,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해서 한국이 취할 수 있는 유효한 보복조치가 없다고 말하고, 특히 문재인 정권에 대해서는 무능, 무대책, 무책임이라는 비난을 수많은 칼럼 등을 통해 쏟아냈다.

이러한 주장과 달리 노무라 종합연구소(NRI)의 키우치 타카히데는 한일 양국간의 대립은 미중 무역분쟁처럼 양국의 경제를 소모시키고, 피폐화시킨다고 지적하고, 최대 피해자는 양국민이 될 것이므로 양국 간의 역사문제는, 끈질긴 대화를 통해 해결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일본 최대 경제연구기관인 토요케자이(東洋經濟)는 온라인 칼럼에서 한일 관계 붕괴에서 웃는 것은 중국이라고 하는 빈정거림뿐이라고 지적하면서, 일본의 외무성 직원이 미국 기자들에게 보낸 메일에 ‘강제징용 논쟁’에 대한 팩트시트(fact sheet)가 포함돼 있어 이번 수출 규제는 역사 문제에 대한 경제적 보복 조치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일 갈등은 전시 상황에 돌입, 내부 총질은 가장 어리석은 행동
정 보좌관은 현재의 한일 갈등 상황을 전시 상황으로 규정했다. 그런 차원에서 본다면 한국 정부의 여러 대응 조치들이나 민간 차원에서의 불매 운동 등의 실효성을 묻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전시 상황이라 함은 총력을 다해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싸움이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마치 제 3자의 입장에서 이것이 옳다, 또는 저것이 그르다고 평가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논란을 빚고 있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에 대해서도 전쟁의 수장인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의 판단과 대응을 신뢰하는 가운데 국민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전쟁을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한 자세라고 말했다.

정 보좌관은 이러한 전쟁에서 가장 어리석은 행동은 적전 분열을 조장하는 것이며 일본에 대한 각계의 대응 조치들을 비난하면서 같은 편에게 총질을 하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과거 전쟁에서도 사신 교류가 있었음을 언급하면서 비록 전시 상황이라 할지라도 문제를 논의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려는 한일 양국 간의 접촉은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유훈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 보좌관(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예산정책처 사업평가관) 인터뷰/사진=홍봉진기자
정유훈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 보좌관(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예산정책처 사업평가관) 인터뷰/사진=홍봉진기자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9년 8월 9일 (08:53)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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