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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제국' 러시아에선… 프레임 전쟁 활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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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은 기자
  • 2019.08.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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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은의 그 나라, 러시아 그리고 푸틴 ①] 20년째 장기 집권중인 푸틴… 언론탄압·정적 제거·부정선거·프레이밍 등 사용한다는 의혹

[편집자주] 세계화 시대,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각 나라에 대해 궁금했던 점이나 국제뉴스를 보고 이해가 되지 않았던 점 등을 국제정치와 각 나라의 역사, 문화 등을 통해 재미있게 풀어나갑니다. 매주 월요일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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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블라미디르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 대통령실에서 내각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4일 하루 일정으로 바티칸을 방문한다. 러시아 정부는 푸틴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서의 기독교인 보호" 문제를 다룰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9.07.04.모스크바=AP/뉴시스
'푸틴의 제국' 러시아에선… 프레임 전쟁 활활
'왜 러시아 대통령은 항상 푸틴이지?'

어릴 적 부모님 곁에서 9시 뉴스를 볼 때마다 생각했다. 한국 대통령은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순으로 바뀌었고 미국 대통령도 빌 클린턴에서 조지 W부시로 바뀌었는데, 러시아 대통령은 언제나 블라디미르 푸틴이었기 때문이다.

실제 푸틴은 20년째 장기 집권 중이다. 2000년 처음 집권한 푸틴은 당시 4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연임했다. 2000~2008년 제3·4대 러시아 대통령을 연임한 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에게 대통령직을 물려주고 자신은 총리로 물러났지만 '상왕' 노릇을 하며 사실상 집권을 계속했다.

이후 푸틴은 2012년 대선을 통해 임기가 6년으로 늘어난 제6대 대통령직에 복귀했고, 지난해 3월 대선에서 또다시 당선됐다. 푸틴이 제7대 대통령 임기까지 마치고 나면 24년 동안 한 나라를 집권한 게 된다. 일부 사람들이 러시아를 '푸틴의 제국'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러시아 당국이 3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공정 선거 촉구 시위를 벌이던 야권 인사 류보피 소볼을 연행하고 있다. 2019.08.04 모스크바=AP/뉴시스
러시아 당국이 3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공정 선거 촉구 시위를 벌이던 야권 인사 류보피 소볼을 연행하고 있다. 2019.08.04 모스크바=AP/뉴시스
최근 러시아에서는 이 같은 푸틴의 장기 집권에 반기를 드는 이들이 늘고 있다. 수도 모스크바에선 반푸틴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4주째 시위인 지난 10일 시위에는 6만명(주최측 추산·경찰 추산 2만명)의 시민이 참가했다. 2011년 부정 선거 의혹으로 러시아 전역에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난 이래 최대 규모다.

푸틴 지지도도 18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BBC 방송 러시아어 인터넷판에 따르면 러시아 여론조사 전문기관 '폼'(FOM)이 최근 '가까운 일요일에 대선이 실시되면 누구에게 투표할 것인가'란 설문조사를 한 결과 43%의 응답자가 푸틴을 꼽았다. 2001년 조사 때 같은 질문에 42%가 푸틴이라고 답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푸틴이 대통령직을 잘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한 응답자도 지난달 64%에서 이번 조사 60%로 떨어졌다. 27%는 '푸틴 대통령이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러시아 정치학자 콘스탄틴 칼라체프는 푸틴 지지도 하락 이유에 대해 "저항 시위는 촉발제일 뿐, 근본적 원인은 유권자들의 피로감과 지난해 대선 이후 대통령에 대해 걸었던 기대가 이행되지 않았다는 점"이라면서 러시아 국민이 20년 동안의 푸틴 장기 집권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푸틴의 아성에 금이 가고는 있지만, 아주 특이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푸틴이 지속적으로 집권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들이 대다수다. 그렇다면 푸틴은 어떻게 안정적인 장기 집권 체제를 구축했을까.

푸틴은 앞서 다른 나라 독재자들이 그랬듯, 그들과 유사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언론 탄압이다. 국제인권감시단체 프리덤하우스가 조사한 세계 언론자유도 조사에서 러시아는 100개국 중 83위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비정부기구 언론인보호위원회(CPJ)에 따르면 1992년 이후 러시아에서는 무려 기자 58명이 피살됐다. 지난해 4월에도 러시아 정부가 숨기고 있는 '시리아 용병 파병' 문제를 취재하던 기자가 자택 발코니에서 추락하는 의문사가 발생했다.
러시아 기자들이 모스크바 법원 앞에서 6월 8일(현지시간) 정부와 유력기관의 부패를 적극적으로 파헤쳐 보도해온 독립적 웹사이트 '메두사'의 유명 언론인 이반 골루노프의 체포에 항의하고 있다. 2019.06.08. 모스크바=AP/뉴시스
러시아 기자들이 모스크바 법원 앞에서 6월 8일(현지시간) 정부와 유력기관의 부패를 적극적으로 파헤쳐 보도해온 독립적 웹사이트 '메두사'의 유명 언론인 이반 골루노프의 체포에 항의하고 있다. 2019.06.08. 모스크바=AP/뉴시스
러시아에선 기자가 체포되는 일도 빈번하다. 지난 6일에는 러시아 대부업체 비리와 장례산업을 취재하던 유명 탐사보도 기자 이반 골루노프가 체포됐다.

러시아 경찰은 체포 이유로 골루노프의 배낭에서 마약 4g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는데, 시민들은 언론 탄압이라며 강하게 항의하고 시위를 벌였다. 여론이 악화되자 러시아 경찰은 11일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없다면서 수사를 종료하고 골로노프를 석방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또 한번 언론 탄업이라며 분개해야했다. 독일의 유명 시사주간지 '슈피겔' 소속 기자도 이날 체포된 것으로 알려져서다.

언론 탄압의 방법은 점차 다변화되고 있는데, 지난 3월 푸틴은 옛 소련 시절 반정부 성향 매체를 탄압하는 데 악용됐던 것과 비슷한 법안에도 서명했다. '가짜 뉴스 금지법안'과 '국가상징물 등 모욕 콘텐츠 차단법안' 등 2건의 법안이다.

먼저 가짜 뉴스 금지 법안은 인터넷상 국민의 생명·건강·자산·사회질서·안전 등에 위협이 될 수 있는 허위 정보를 고의로 확산시키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온라인 매체에서 이같은 정보가 발견되면 검찰은 통신·정보기술·매스컴 감독청인 '로스콤나드조르'에 해당 정보 차단을 요구하고, 감독청은 즉각 인터넷 매체에 해당 정보 삭제를 요구한다.

공공기관 모욕 금지 법안은 사회·국가 상징, 정부 기관 등을 모욕하는 콘텐츠를 인터넷상에서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간의 존엄과 사회적 도덕관념을 비속한 방식으로 모욕하거나, 사회·국가·국가 상징·헌법·공공기관 등을 노골적으로 멸시하는 내용을 담은 콘텐츠를 제한하는 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인권 단체 관계자들은 이 법안들의 내용이 모호해 남용 위험이 있다며, 당국이 반정부 성향 언론을 탄압하는 데 악용할 수 있다고 반발했다. 유리 드지블라제 민주주의발전·인권센터 소장은 "옛 소련 시절의 '소련 체제 훼손 활동 금지법'과 '반(反)소련 캠페인·선전 금지법'을 거의 그대로 재현한 수준의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대통령 선거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2018.3.18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대통령 선거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2018.3.18 모스크바=AP/뉴시스
부정선거, 부정투표도 푸틴을 줄기차게 쫓아다니는 이슈다. 러시아에서는 총선과 대선에 대해 부정선거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2003년 12월 총선이나 2011년 12월 총선 등이 끝난 뒤엔 러시아는 더 이상 선거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고 평가되기도 했다.

푸틴이 압도적인 득표율로 4선에 성공한 지난해 3월 대선에선 중복투표의 증거로 보이는 장면이 다수 포착되기도 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로이터 기자들이 대선 당일 러시아 남부 우스트-제구타 지역 투표소에서 두 차례에 걸쳐 투표한 것으로 보이는 17명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며 "이들 가운데 다수가 공무원으로 보였으며, 일부는 투표소에 무리를 지어 나타나거나 정부 기관 명칭이 부착된 미니버스를 타고 왔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계수기를 사용해 러시아 전역의 12개 투표소에서 투표한 모든 사람의 수를 집계한 결과, 9개 투표소에서 공식 투표수 집계결과와 10% 이상 차이가 났다. 우스트-제구타에 위치한 216번 투표소는 총 투표수보다 관리들이 잠정적으로 집계한 푸틴 득표수가 더 많았다.
러시아의 반 푸틴 야권 지도자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30일 당국의 인터넷 일부 봉쇄에 항의하는 시위에서 정부를 성토하고 있다. 구글이 유튜브에서 알렉세이 나발니가 게재한 광고를 삭제해 논란이 일었다. 전날 실시된 지방선거에 앞서 나발니의 광고를 중단했다. 지방선거와 같은 날 전국적으로 실시되는 연급 수급연령 상향 반대 시위에 국민의 참여를 독려하는 내용이다.2018. 4. 30. 모스크바=AP/뉴시스
러시아의 반 푸틴 야권 지도자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30일 당국의 인터넷 일부 봉쇄에 항의하는 시위에서 정부를 성토하고 있다. 구글이 유튜브에서 알렉세이 나발니가 게재한 광고를 삭제해 논란이 일었다. 전날 실시된 지방선거에 앞서 나발니의 광고를 중단했다. 지방선거와 같은 날 전국적으로 실시되는 연급 수급연령 상향 반대 시위에 국민의 참여를 독려하는 내용이다.2018. 4. 30. 모스크바=AP/뉴시스
푸틴은 지속적으로 정적을 제거한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반부패재단(FBK) 창설자로 푸틴의 대표적 정적이자 반푸틴 시위의 상징인 알렉세이 나발니는 지난달 24일 불법 시위를 선동한 혐의로 체포돼 30일 구류 처분을 받고 수감돼 있다. 그는 구금 닷새째 구치소에서 부종, 발진, 가려움 같은 증세를 보여 시립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는데, 나발니를 면회한 주치의는 "화학물질 테러로 인한 신체이상 증세"라며 배후에 정부 당국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옐친의 후계자'로 거론됐던 보리스 넴초프 전 부총리의 사망도 배후를 의심 받고 있다. 넴초프는 2011년부터 나발니와 함께 선거 부정, 푸틴의 장기 집권 시도 등을 규탄하는 반정부 시위를 벌였는데, 2015년 2월 27일 집으로 향하던 중 한 다리 위에서 차를 탄 괴한들의 총탄에 수발을 맞아 사망했다.
러시아 모스크바 중심가에서 25일(현지시간) 암살당한 야당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의 3주기를 추모하는 대규모 시위행진이 펼쳐졌다. 수천 명의 시위대는 이날 2015년 2월7일 크렘린궁 인근 다리를 지나다가 피격, 살해당한 넴초프를 추모하는 가두행진을 벌였다. 모스크바 경찰은 시위 참여 인원을 4500명 정도로 추산했다. 시위대는 선두에 '(넴초프의 몸에 박힌) 총탄은 우리 모두의 가슴에 있다'는 등의 구호를 적은 플래카드를 들고 나섰다. 2018.02.26./사진=뉴시스
러시아 모스크바 중심가에서 25일(현지시간) 암살당한 야당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의 3주기를 추모하는 대규모 시위행진이 펼쳐졌다. 수천 명의 시위대는 이날 2015년 2월7일 크렘린궁 인근 다리를 지나다가 피격, 살해당한 넴초프를 추모하는 가두행진을 벌였다. 모스크바 경찰은 시위 참여 인원을 4500명 정도로 추산했다. 시위대는 선두에 '(넴초프의 몸에 박힌) 총탄은 우리 모두의 가슴에 있다'는 등의 구호를 적은 플래카드를 들고 나섰다. 2018.02.26./사진=뉴시스
이 같은 의혹들은 푸틴 집권 이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한번에 불이 확 붙는 양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의혹을 제기할 창구가 마땅치 않아서다.

푸틴은 집권 이후 정치 체제를 폐쇄적 형태로 바꿔 야당의 목소리가 커질 수 없는 구조적 한계를 만들었다. 동시에 시민단체의 정당, 선거를 통한 정치 참여 및 영향력 행사도 어렵게 만들었다.

옐친 집권기인 1993년부터 1999년까지는 러시아공산당, 러시아 정부가 주도하는 권력당, 그리고 자유주의 성향의 야당이 경쟁하는 구도였다면, 1999년 통합(Единство)당의 창당과 그 뒤를 이은 통합러시아당(Единая Россия)의 등장으로 인해 2000년대의 러시아 정국은 명실상부한 권력당이 지배하는 구조로 바뀌었다.

또 2004년엔 선거법이 개정되면서 정당 이외 사회단체들이 선거블록을 결성해 선거에 참여하는 게 금지됐다. 시민사회세력이 선거를 통해 정치에 참여하는 게 원천 봉쇄됐다는 뜻이다. 정당의 의회 진입 장벽도 전국 득표율 5%에서 7%로 상향 조정되면서 시민사회 단체들의 정치적 기회도 현저히 축소됐다. 이로써 러시아 인권·환경·민주주의 단체가 정치적으로 연대한 야블로코(Яблоко)당은 2007년과 2011년 선거에서 원내 진입에 실패했다.

자연히 러시아 인권단체는 의회에 자신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줄 수 있는 정당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인권단체의 활동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정치세력이 부재하기에, 의회에서 인권단체에게 불리한 법안이 통과되는 걸 막아줄 세력도 없다.

푸틴은 여타의 독재 권력자들이 그러했듯, 인권단체가 발언권을 전혀 가질 수 없도록 견고한 프레임도 짜뒀다. '인권단체=反러시아' 프레임이다. 푸틴을 비롯 정부 관련 인사들은 인권 단체와 인권 운동가들을 러시아에 대한 반감과 서구에 대한 이상에 젖은 反러시아적 존재로 틀 짓고, 인권단체의 활동을 국가이익에 반하는 것으로 묘사했다.

러시아 대 서구라는 양분법적 틀을 사용하여 러시아 정부에 대해 비판하거나 도전하는 단체들을 그 주장의 정당성 여부와 상관없이 反러시아적인 것, 서구적인 것으로 묘사한 것이다. 예컨대 크렘린 정치자문가인 파블로프스키(Gleb Pavlovsky)가 "인권활동가들이 서구적 이상에 몰두하고 있다"고 비난한 것이나, 푸틴이 2005년 인권활동가와의 미팅에서 "비영리단체들이 정치적 활동을 위해 해외로부터 재정지원 받는 것을 참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은 모두 같은 맥락에 있다.
5일(현지시간) 러시아 경찰들에게 체포되는 반정부 시위 참가자.외국 정부들과 인권 단체들이 1600명에 달하는 반(反)정부 시위대를 체포한 러시아 정부를 6일 강하게 비판했다. 유럽연합(EU)은 성명을 통해 러시아 경찰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EU는 "일부 시위 참가자들이 (시위) 장소에 대한 승인을 받지 않았다 하더라도, 경찰의 잔혹함과 대규모 연행은 정당화할 수 없다"고 밝혔다. 2018.05.06 /사진=뉴스1
5일(현지시간) 러시아 경찰들에게 체포되는 반정부 시위 참가자.외국 정부들과 인권 단체들이 1600명에 달하는 반(反)정부 시위대를 체포한 러시아 정부를 6일 강하게 비판했다. 유럽연합(EU)은 성명을 통해 러시아 경찰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EU는 "일부 시위 참가자들이 (시위) 장소에 대한 승인을 받지 않았다 하더라도, 경찰의 잔혹함과 대규모 연행은 정당화할 수 없다"고 밝혔다. 2018.05.06 /사진=뉴스1
푸틴과 러시아 정부는 실제로 민주주의 및 인권단체들이 러시아의 인권침해 상황이나 민주주의 위반 사례 등을 해외에 알림으로써 러시아의 명성을 더럽히고 있다고 본다. 또 이들이 러시아에서의 민주주의 혁명을 도모하고, 궁극적으로는 더 큰 러시아로의 발전을 방해하는 서구 세력의 앞잡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결국 푸틴은 2012년 비영리단체법을 개정했고, 인권 단체들에 프레임 씌우는데 완전히 성공했다. 개정된 법에 따르면 해외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는 비정부 기구는 스스로를 '외국 에이전트'(foreign agents)로 등록해야한다. 외국 에이전트는 스탈린 시대의 용어로서 러시아에서는 조국에 대한 배신자, 스파이 등과 동일시된다. 이들에게 외국 에이전트로 등록하도록 강요하는 건 이들 단체들의 정통성과 합법성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하기에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만일 이를 등록하지 않으면 최대 백만 루블(약 3만 달러)에 달하는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고, 단체 관계자는 최대 2년의 징역형을 부여받는다. 미국국제개발처는 탈냉전 이후 줄곧 러시아 시민사회 발전을 위해 줄곧 러시아 인권 단체에 막대한 금액을 지원해왔다. 특히 환경, 여성, 인권, 민주주의 관련 단체가 주로 혜택을 받았는데, 이들 중에는 2011년 12월 의회선거에서의 부정행위를 폭로했던 선거모니터링 단체 골로스(ГОЛОС)가 포함돼있었다.

골로스는 외국 에이전트로 등록하지 않아 처벌받는 첫 번째 단체였다. 골로스는 2개의 기소장을 받았는데, 하나는 골로스 조직에 대한 기소장이었고 다른 하나는 릴리야 쉬바노바 골로스 대표 에 대한 것이었다. 골로스느 2012년 11월 이후 해외 자금을 받은 바 없었지만 검찰청은 2012년 이 단체가 노르웨이헬싱키위원회상(사하로프상) 상금을 받았기에 외국 에이전트라고 봤다. 결국 골로스는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처럼 푸틴 정부는 일련의 시민단체 및 활동가들에 대해 형사 기소함으로써 이들의 활동을 방해하고 위협했다.

'푸틴의 제국'은 위 같은 방법을 통해 유지될 수 있었다. 그렇다면 푸틴은 이 같은 장기집권을 통해 결국 뭘 얻고자하는 걸까. 다음 편에서는 푸틴의 꿈과 야망을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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