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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모자 '아사' 추정 사망…정부 '사각지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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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태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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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8.13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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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사망 수개월만에 발견…5월 통장잔고 '3858원' 인출, 보름 뒤 사망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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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AP/뉴시스】19일 북한 주민들이 평양 시내의 한 아파트 앞을 지나고 있다. 2018.12.19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던 탈북민(북한이탈주민) 어머니와 여섯 살 배기 아들이 숨진 지 수 개월 만에 발견됐다. 경찰은 이들 모자가 아사(餓死·굶주려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13일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관악구 봉천동 소재 한 임대아파트에서 탈북민 한모(42·여)씨와 아들 김모(6)군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발견 당시 숨진 지 수 개월이 지나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주민들의 경찰진술에 따르면 이들 모자는 두 달 전쯤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오랫동안 수도세 등이 납부되지 않아 단수가 되었는데도 전혀 인기척이 없자 아파트 관리인이 한씨의 집에 방문했다가 숨진 이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발견 당시 집 냉장고 안에는 물이나 음료수도 하나 없이 고춧가루만 남아 있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부검 결과가 나오지 않아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발견 당시 집안에 먹을 것이 하나도 없어 아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집안 벽 곳곳에서는 김군의 낙서가 있었고 바닥에는 김군의 장난감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숨진 이들에게서 자살이나 타살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파악하고 있다.

◇통장잔고에 찍혀 있던 ‘0원’

탈북 모자 '아사' 추정 사망…정부 '사각지대' 있었다
2009년 탈북한 한씨는 중국 동포 남성과 결혼해 한국에 들어왔다. 둘 사이에서 아들도 태어났다. 조선업에 종사하던 남편의 경제사정이 악화돼 이들 가족은 중국으로 이사를 갔다. 한씨는 남편과 이혼한 뒤 지난해 아들과 함께 한국에 돌아왔다.

한씨는 지난해 10월 임대아파트로 전입한 이후 9만원의 월세를 수개월동안 내지 못했다. 5월 13일 통장에 남아 있던 3858원을 모두 인출해 잔고에는 ‘0원’이 찍혀 있었다. 한씨 모자는 이로부터 약 보름 뒤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한씨의 아들이 크면서 아동수당이 끊겼고 정기적인 수입은 양육수당 월 10만원이 전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에게 병이 있었지만 돌봐줄 사람이 없어 제대로 일을 구하지 못해 생활고가 심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씨는 신변보호 담당관 및 지역관할 하나센터(탈북민 지역적응센터) 상담사와도 연결이 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탈북민 단체에도 거의 나가지 않았고 인터넷이나 휴대전화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통일부 “탈북민 지원, 미흡한 점 다시 파악해 보완”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9.07.08.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9.07.08. 20hwan@newsis.com
정부는 탈북민의 초기 정착을 돕는다. 탈북민들은 통일부 산하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에 머물며 12주 동안 사회적응교육을 받은 뒤 취직, 주민등록, 임대주택알선, 정착지원금 등을 제공받는다.

하나원 퇴소 후에는 ‘거주지 보호’가 이뤄진다. 사회적 안전망에 편입돼 최저 생계비와 의료비 등을 지원받고 △취업지원(고용지원금·무료직업훈련) △교육지원(특례 편입학 및 등록금 지원) △보호담당관제(거주지보호·취업보호·신변보호)를 통해 정착에 도움을 받는다.

탈북민이 거주지에서 보호 받는 기간은 ‘북한이탈주민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5년으로 정해져 있다. 북한을 떠나온 지 10년이 된 한씨는 5년의 기한을 넘기면서 탈북민이 지원 받는 범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하지만 보호대상자의 의사, 신변보호의 지속 필요성 등에 따라 보호 기간을 연장할 수도 있다. 또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하나재단)을 통해 지원받는 방법도 있다. 다른 탈북자와 교류가 없던 한씨는 이를 잘 몰랐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씨 모자의 사망과 관련해 "사각지대에 놓여 관리가 되지 않았던 부분도 있기에 관련 제도를 잘 점검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탈주민들의 개인사에 대한 부분들을 정확하게 알 수 없기 때문에 이번 일을 계기로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겠다"며 "소관 업무의 책임을 다 해야 할 부분인데, 미흡한 점이 있었는지 다시 한 번 파악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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