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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창업가의 불만 "쉽게 돈 버는 서비스 할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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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형 이코노미스트
  • 2019.08.19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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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생각 다른느낌]투자 받아 내실 키우기보다는 몸집 불리기에 열올리는 스타트업

[편집자주] 색다른 시각을 통해 모두가 행복해지는 세상을 만들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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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경영을 잘해서 가치를 높이려는 게 아니라 사업을 잘 포장해 투자회사에 파는 것이 목적인 가짜 기업가가 너무 많습니다.”

벤처 기업인 A씨는 “기술기반의 기업보다는 투자금으로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해 매출 외형을 키우는 데 열중인 기업이 너무 많다”고 한탄했다. A씨는 4년 전 대기업을 나와 앱 개발 및 운영을 전문으로 하는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그동안 직원 수를 늘리며 5건의 국내 특허 등록, 3건의 해외 특허 출원, 3개의 글로벌 서비스를 출시했고 대기업과 사업제휴까지 했으나 여전히 경영 상황이 녹록치 않다.

그는 “특허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하려고 해도 매출이 발생할 때까지는 투자받기가 어렵다”며 “처음부터 기술개발보다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서비스에 집중하는 게 나을 뻔했다”고 자조 섞인 말을 내뱉었다. 일부 투자회사는 당장 돈이 되지 않는 기술 투자보다 유통 쪽의 사업을 하라고 권유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실제 많은 스타트업이 쉽게 투자를 받을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 얕은 기술로 포장한 장사에만 몰두하는 형편이다. 핵심적인 기술보다는 자금을 투입해 대대적인 광고로 유저를 늘리고 그것을 사업 모델로 삼는 경우가 많다.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보다는 있는 시장을 독식하는 형태로 이익보다는 시장점유율에 우선순위를 두는 방식이다.

시장 규모가 작은 한국에서는 큰 투자를 받아 외형을 키우면 돈을 벌기가 좀 더 수월하다. 이에 따라 스타트업은 기술의 진정성보다는 어떻게든 이름 있는 곳의 투자를 크게 받아 외형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해외 투자회사에서 투자를 받아야 국내 자본이 뒤따라오는 경향도 한 몫을 한다. 투자회사들도 서로 간 네트워크를 이용해 당장 수익이 날만한 기업만 찾는다. 이렇다 보니 국내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은 유통 분야가 많은데다 해외자본이 상당한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정부 단체나 산하 기관에서도 같은 문제가 그대로 발생한다고 A씨는 지적했다. 기술보다는 매출을 바로 일으킬 수 있는 기업이 우선적으로 지원받고 보육센터에 입주되거나 온갖 ‘데모 데이’로 보여주기식 행사가 많다는 것이다. 스타트업 지원 펀드를 일임 받아 운영하는 위탁사들은 나눠먹기에 바쁘다고 A씨는 불만을 터트렸다.

그리고 일부 창업지원기관이나 위탁사들의 갑질에 대한 원성도 들리고 있다고 A씨는 귀뜸했다. 서울에 위치한 대규모 창업센터의 경우 입주 심사는 위탁사들의 카르텔 형성으로 사전에 그들과 교감하지 않으면 들어가지 못한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액셀러레이터라 불리는 위탁사의 외형과 사세는 확대됐지만 실제 제대로 성장하는 스타트업이 별로 없는 실정이다. 스타트업도 문제만 일으키지 않으면 된다며 무조건 지원받고 보자는 식의 도덕적 해이가 만연된 상황이다.

이런 현상이 이어지면서 2019년에만 정부자금 1조1180억원과 추경 예산이 창업 지원에 흘러들어갔으나 여전히 세계 경쟁력을 가진 벤처기업은 나타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상 스타트업이 3년 내 한 분야에 집중해 기술을 축적하고 성과를 내기란 쉽지 않다. 그동안 부채비율이 높거나 수익성이 나빠지면 더 이상 연구개발(R&D) 지원을 받기 어렵다. 게다가 각 분야별 장기 플랜을 세우고 지원하는 게 아니라서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인공지능(AI) 등으로 유행이 바뀌면 어제는 게임 업체였다가 오늘은 인공지능 업체로 성격을 바꾸는 일도 다반사다. 원래 본 사업은 따로 있는데 자금을 받기 위해 영역을 넓히다보니 자금 투입에 비해 제대로 된 기술이 나올 수 없다.

A씨는 “기술 축적이나 사회적 의미를 추구하는 기업보다 매출이나 외형에 치중한 기업들만 인정받는 현실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근시안적으로 국내에서 빠르게 시장을 독점하거나 자금 지원을 받는 것에만 몰두해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기 힘들다. 정부 지원금을 노린 체리피커(Cherry Picker) 사업자를 배제하고 실제 기술력을 갖고 사업을 영위할 스타트업을 발굴해 지원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매출이나 고용창출 효과만 따질 것이 아니라 환경오염, 사회적 기여, 상생 등을 지원 대상 선정의 기준으로 삼고, 장기적 지원이 필요한 특허나 기술 기반의 창업기업에 대해서는 별도 심사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폐쇄적인 전문가 집단 평가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창업지원기업 심사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9년 8월 18일 (18: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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