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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걱정되는 주식시장 무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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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우 경제평론가
  • 2019.08.16 0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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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람들은 주식투자를 좋아하지 않는다. 은행 예금을 통해 한 해 0.1%의 이자를 받을망정 주식에 돈을 넣지는 않는다. 옛날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1980년대만 해도 개인투자자 비중이 50%에 육박할 정도로 높았다. 1985년 NTT가 상장하자마자 주가가 3배 가까이 급등한 거나 1989년 NTT도코모 1주 가격이 토요타자동차 1대와 맞먹을 정도가 된 것 모두가 일반투자자들이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개인만 관심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전통적으로 은행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공급받던 일본 기업들이 1980년대 전환사채와 해외채권 발행을 늘렸다. 1987~89년 이렇게 조성된 자금이 56조엔에 달했는데 상당액이 주식투자에 들어갔다.
 
일본 사람들이 주식투자를 하지 않는 건 주가 때문이다. 1989년 3만8915엔의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후 30년이 지났지만 주가는 그때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주식투자로 오랜 시간 손해를 보거나 이익을 내지 못하다 보니 투자하려는 사람이 사라진 것이다.
 
코스피지수가 2000 밑으로 떨어졌다. 미중 무역분쟁과 환율전쟁이 하락의 이유여서 다른 선진국도 주가가 그만큼 떨어졌다. 문제는 7월 이전이다. 미국 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동안 우리는 하락해 선진국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과거 같았으면 시장에서 원성이 쏟아져나올 만도 한데 의외로 조용하다. 선진국 시장 하락으로 코스피지수가 하루에 2% 이상 떨어질 때만 잠시 언론에 언급될 뿐 주가가 오르는지 떨어지는지 관심이 없다. 시장 입장에서 보면 좋지 않은 일이다. 일본같이 주식시장이 사람들의 관심권에서 멀어지면서 시장이 쪼그라드는 상황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시장이 이렇게 된 것 역시 장기침체 때문이다. 코스피가 2000을 처음 넘긴 건 2007년이다. 그리고 12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2000을 넘지 못했다. 그 사이 신용도가 괜찮은 회사채에 투자했다면 이자만으로 50% 넘는 수익을 올렸을 것이다. 요즘만 그런 것도 아니다. 코스피 상승률로 계산하면 1990년에 1000만원을 투자할 경우 지금은 그 돈이 2403만원이 된다. 서울지역 아파트는 4061만원, 채권은 8161만원으로 주식이 다른 어떤 자산보다 수익이 낮았다. 수익이 나야만 사람들이 관심을 보인다는 걸 감안하면 무덤덤한 반응이 이해가 된다.
 
주식시장은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곳이다. 시장을 통해 조성한 자금이 있어야만 시설투자와 새로운 기술개발을 진행할 수 있다. 이런 역할은 400년 전에도 다르지 않았다. 주식회사를 통해 모은 자금이 있었기 때문에 대양을 가로지르는 모험기업이 나올 수 있었다. 지금도 새로운 기술을 장착한 신생기업이 계속 나온다. 이들은 담보와 신용이 없기 때문에 은행에서 적기에 자금을 공급받기 힘들다. 자본시장이 해결해 줘야 할 부분인데 시장이 쪼그라들 경우 이를 풀 수 없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기업에 돌아간다.
 
주식시장이 사람들에게 더 외면받기 전에 상황을 바꾸기 위한 노력에 들어가야 한다. 상장사는 지배구조를 더 투명하게 만들어야 하고 증권사는 투자자들이 시장에 머물러 있도록 좋은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투신을 비롯한 투자대행기관은 고객의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 이런 노력 없이 주식시장이 관심권에서 계속 벗어나 있을 경우 자본시장은 특정 사람들만의 시장으로 지위가 낮아질 것이다. 주가가 크게 떨어질 때마다 정부에 대책을 세워달라고 아우성치던 20~30년 전이 관심 측면에선 요즘보다 훨씬 나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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