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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탈북 모자의 비극, 부끄러운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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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태범 기자
  • 2019.08.16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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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여성 한모씨와 여섯 살 배기 아들 김모군이 지난달 31일 서울 관악구 소재 임대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은 안타까움을 넘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무관심과 ‘복지 사각지대’ 문제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한씨 모자의 비극은 대북 식량지원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던 때 일어났다. 정부는 5월4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생색내지 말라’는 비난에도 지원을 추진했다. 6월5일 국제기구를 통해 북한 취약계층을 돕는 사업에 800만달러를 무상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어 19일 쌀 5만톤을 북한에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관련 언론 보도를 접한 한씨의 마음은 어땠을까. 한씨는 5월13일 통장에 남아 있던 3858원을 모두 인출했다. 통장 잔고에는 ‘0원’이 찍혔다. 한씨 모자는 이로부터 약 보름 뒤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발견 당시 집 냉장고 안에는 물이나 음료수도 하나 없이 고춧가루만 남아 있었다고 한다.

대북 식량지원 논의가 한창일 때 정작 굶주림을 피해 한국을 택한 탈북민이 서울 복판에서 극심한 생활고로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2014년 생활고에 자살한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위기가구에 대한 관리 체계가 만들어졌지만 한씨 모자에겐 남의 일이었다.

한씨는 소득인정액이 0원인데도 관할구청으로부터 기초생활수급비를 받지 못했다. 통일부 산하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을 통한 지원 제도를 알려주는 이도 없었다. 복지 사각지대와 소외 계층에 대한 무관심이 더해져 참담한 일이 벌어진 셈이다. 부끄러운 현실이자 자화상이다. 그런데도 관계 부처와 지자체 등은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탈북민 등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안전망을 재점검하고 지원체계를 서둘러 재구축해야 또 다른 비극을 막을 수 있다.

[기자수첩] 탈북 모자의 비극, 부끄러운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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