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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한국콜마는 불매 대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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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종면 본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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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8.19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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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한쪽 면만 보고 평가하는 것은 위험하기까지 하다. 논어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고을 사람들이 모두 그를 좋아하는데 어떻게 봐야 합니까. 공자가 말했다. 그가 꼭 옳은 것은 아니다. 그럼 고을 사람들이 모두 그를 미워한다면 어떻게 봐야 합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마찬가지로 그가 꼭 틀린 것은 아니다.” 논어에서는 한발 더 나가 “많은 사람이 미워하더라도 반드시 살펴보아야 하며, 많은 사람이 좋아하더라도 반드시 살펴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전체 화장품 가운데 3분의1 이상 공급하는 한국콜마의 창업주 윤동한 회장이 하루아침에 ‘많은 사람이 미워하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그가 월례조회에서 튼 극우 유튜버 영상 때문이다.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을 비판하는 이 영상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여성들을 비하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평소 ‘가족경영’을 강조하는 윤동한 회장은 월례조회에서 본인이 본 그 문제의 동영상을 공유했다. 그러자 일부 젊은 직원이 회사 내부의 비리 등을 제보하는 익명 커뮤니티 사이트에 이 사실을 올리면서 불매운동이 일어나는 등 파문이 확산했다. 윤 회장은 월례조회 후 나흘 만에 사과문을 발표하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사태는 수습되지 않았다. 한국콜마는 지난해 1조3000억원을 들여 CJ헬스케어를 인수했다. 이중 차입금이 1조원이나 돼 사태가 장기화하면 회사가 재무적으로 흔들리는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친일기업’ ‘친일경영자’로 낙인찍혀 버린 한국콜마와 윤동한 회장은 무엇을 잘못한 걸까. 많은 사람이 한국콜마와 윤 회장을 미워하지만 다시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한국콜마 사태’의 본질은 친일도 여성비하도 아닌 시대 흐름을 읽지 못하고 구성원들 및 사회와 소통에 문제를 드러낸 오너의 잘못이 가장 크다. 한국콜마 사태의 핵심은 오너 리스크다. 700명의 직원이 모이는 월례조회에서 말하는 내용이라면 당연히 회사의 공적 채널을 통해 다듬고 정리한 후 발표돼야 한다. 이 과정만 거쳤더라도 오너의 성향이 극우적이든 여성혐오적이든 상관없이 이런 동영상은 애초 틀지 않았을 것이다. 한국콜마에서는 오너 회장이 나선다는 이유로 이 과정이 생략됐다.
 
한국콜마나 윤 회장은 젊은 직원들을 이해하는 데도 많이 부족했다. 요즘 젊은 직원들에게 ‘가족경영’을 말하면 누구든 소름이 돋는다는 반응을 보일 것이다. 자사 제품 최종 소비자는 대부분 여성임에도 페미니즘이나 성인지감수성 등에 대한 이해와 배려도 애초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일흔셋의 윤동한 회장이 맨주먹으로 시작해 한국을 대표하는 화장품 제조기업을 일군 것을 감안하면 그의 정치성향은 보수우파적일 것으로 짐작되고도 남는다. 그렇다고 그를 친일성향이라고 말하는 것은 엄청난 비약이다. ‘서울여해재단’을 만들어 평소 이순신 장군을 기린 사실이나 일본으로 유출된 고려불화 ‘수월관음도’를 구입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일 등이 이를 입증하고도 남는다.
 
더욱이 윤 회장은 창업 당시 자본력과 기술력이 부족해 일본콜마의 지원을 받았으나 지금은 일본콜마를 넘어선 기술력과 제품개발능력을 갖춘 ‘극일(克日)기업’으로 한국콜마를 성장시켰다. 이런 기업과 기업인에게 친일의 낙인을 덮어씌우는 것은 잔인하다. 일본 및 친일 관련 제품 불매운동 리스트에서 한국콜마는 당연히 빼야 한다. 한국콜마는 ‘K뷰티’의 근간이 되는 극일기업이지 친일기업이 아니다. 오너가 보수우파라고 해서 불매운동을 벌인다면 살아남을 기업이 몇이나 될까. 이건 파시즘이고 광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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