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거리에 나선 170만 시위대…우려했던 충돌 없어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18일(현지시간)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서 송환법 반대 및 경찰의 강경 진압 규탄 대규모 집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스1

홍콩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민간인권전선의 지미 샴 츠킷 대변인이 18일 빅토리아 공원에서 열린 집회에 170만명이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6월16일 200만명이 모인 집회 기록을 깨지는 못했지만 한때 비바람이 몰아치는 궃은 날씨를 감안하면 예상보다 많은 시민들이 참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민간인권전선은 이날 오후 3시(현지시각)부터 홍콩섬 동쪽에 있는 빅토리아 공원에서 '범죄인 인도 법인'(송환법)에 반대하는 시위를 열었다.

샴 대변인은 "코즈웨이베이와 틴하우 사이의 지역에서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집계가 이뤄졌다"며 "코즈웨이베이에서 센트럴까지 사람이 너무 많이 제대로 세지 못한 만큼 실제 집회 참석자는 170만명을 넘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최 측은 평화, 이성, 비폭력을 뜻하는 '화이비(和理非) 집회'를 천명했다. 시위대가 평화적으로 시위를 진행할 경우 중국이 무력진압에 나설 명분이 사라질 수 있다. 무리하게 진압을 강행할 경우 국제적인 제재를 촉발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요일 시위 주최 측도 평화집회를 의식해 빅토리아 공원의 집회에 참여하는 시민이 집회장에 15분만 머무르다 빠져나가는 유수(流水)식' 집회를 열고 있다. 길쭉한 형태의 빅토리아 공원은 10만명 정도가 동시에 머무를 수 있다.

시위대는 빅토리아 공원에서 정부청사가 있는 서쪽으로 거리 행진을 시작했다. 시위대는 이내 코즈웨이베에서 홍콩센트럴로 향하는 도로를 점거했다.

당초 홍콩 경찰은 공공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며 빅토리아 공원 내에서만 집회를 허용했지만, 시위대의 행진을 물리적으로 봉쇄하진 않았다.

SCMP에 따르면 이날 홍콩 경찰은 시위 진압용 물대포 차량 3대를 현장에 배치했지만 사용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집회가 조용하게 끝날 경우 이틀 연속 평화롭게 시위가 마무리되는 것이다. 전날 11번째 주말 집회에는 47만6000여명(경찰 측 추산 10만8000명)이 카우롱반도 몽콕지역에 모여 송환법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이날 집회는 최루탄도 한발도 발사되지 않았다.

홍콩 시위가 평화로운 양상으로 흐르고 있지만 중국은 여전히 홍콩 시위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중국은 무장경찰들이 홍콩 인근 선전에 배치되고 있다는 사실을 공식화하는 방식으로 시위를 압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