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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한국정치에 던지는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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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재범 정치부장
  • 2019.08.20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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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 전환기다. 100년전 그러했듯, 이번에도 우리 의도와 무관한 대변화다. 분명 어제까지 익숙했던 질서인데 오늘 규칙은 다르다.

세계화와 신자유주의는 30년만에 시즌을 끝낸다. 곳곳에서 ‘보호무역주의 반대’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는 것은 이미 흐름이 형성됐다는 방증이다. 미·중 무역전쟁, 한·일 갈등 등은 작은 예에 불과하다. 홍성국 혜안리서치 대표는 이런 시대적 흐름을 “글로벌 전국시대”로 규정했다.

모든 권력집단이 생존을 두고 상시적 전쟁을 벌였던 ‘춘추전국시대’를 빗댄 표현이다. 겉으론 ‘공존(共存)’이지만 속은 ‘각자도생(各自圖生)’인 게 세계 질서인 셈이다. 물론 우리의 의도와 무관한 질서다.


시대가 변했다면 전략적 구상도 달라져야 하는데 여의치 않다. 혹자는 정부를, 혹자는 기업을, 혹자는 노동자를 향해 화살을 돌린다. 잘못된 정책, 승자 독식, 구시대적 행태…. 틀린 지적은 아니지만 단면적이다.

질문의 대상은 ‘한국 정치’여야 한다. 더(the)300은 본질은 잊은 채 사라질 운명을 맞이할 지도 모르는 ‘한국 정치’에게 묻는다. 얼마나 미래를 준비했는지, 준비하고 있는지.

촛불 이후 한국 정치는 달라진 게 없다. 적폐 청산의 제도적 장치는 미흡하다. 통합을 위한 노력도 거의 없다. 촛불이 만들려던 ‘희망’도 조금씩 사라졌다. 한국 정치의 한계 때문이다.

촛불은 하나가 아니다. 다양한 촛불이었기에 그것을 받아 안는 정치도 다양해야 했다. 하지만 한국 정치의 대표성은 극히 제한적이다. 아니 획일적이다. 영역별 다양성을 꾀하지만 명망가 중심의 발탁을 벗어나지 못한다. 이력만 보면 무지개 구성인데 실제론 초록동색이다. 다양해지기보다 오히려 균질화된다.

세대 대표성은 아예 없다. 보수 진보 모두 ‘한 세대’가 휘어잡았다. ‘꼴통 보수+진보 꼰대=한국 정치’로 정리된다. 대표성 문제는 소통 부재로 이어진다. 누군가를 대변하는 정치를 위해선 소통해야 하는데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게 한국 정치다.

다양성의 부재는 현실을 놓친다. 미래를 준비할 이유를 모른다. 더(the) 300 박종진 기자는 “다양한 삶의 대표성이 없으니 진정성은 사라지고 이중성만 남았다”는 지적과 함께 어떻게 대표성을 다양화할지 묻는다.


같은 존재들이기에 다름을 드러내기 위해 서로 더 싸운다. ‘진영 VS 진영’으로 부닥친다. 과거 정치인들은 립서비스라도 “우리 국민은∼”이라는 말을 주로 썼는데 이젠 “우리 우파는∼”식의 표현을 떳떳이 쓴다. 서로에게 씌우는 프레임도 무섭다. 무능, 색깔 등은 이제 애교다.

‘악마 프레임’이 지배한다. 한쪽은 ‘무오류’, 다른 한쪽은 ‘절대악’이다. 공존이 아닌 퇴치의 대상이다. 그러다보니 ‘타협과 조정’이라는 정치의 본질은 사라진다. 대신 검찰로 뛰어간다. 스스로 정치를 포기한 채 말이다. 더300의 한지연 기자는 이런 한국 정치를 “거부의 정치”라고 정의한다.

거부도 ‘반응(REACT)’의 하나로 정치의 일부분이긴 하다. 다만 합의의 생산물을 만들기보다 안티테제에 머문다. 시대를 이끌고 미래를 선도하는, 리딩(LEADING)의 정치는 한국에 없는 것인가.


미래를 그리지 못하는 한국 정치는 남탓으로 핑계를 댄다. 관료 탓은 전가의 보도다. 관료의 혁신성, 진취성이 떨어지는 것도 맞다. 하지만 그게 관료의 본질이다. 보수적 관료를 이끄는 게 정치의 역할이다. 그런 전략과 미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이 한국 정치가 아닌지 묻고 싶다. 이런 식으로 가면 한국 정치는 소멸의 운명을 맞이할 수도 있다.

여의도를 다시 돌아본다. 적폐 청산은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장외 투쟁도 필요한 수단이다. 그렇다고 그게 전부는 아니다. 전부일 수도 없다. 앞서 지적했듯 전세계적 전환기에 오늘과 내일을 맞이하는 그림을 그리지 못한다면 미래는 없다. 기업이나 국민들의 몫이 아니라 한국 정치가 해야 할 의무다.

2019년 세계적 전환기, 대한민국의 미래는 한국 정치의 실력에 달렸다. 안타깝게도 말이다. 그래서 던지는 질문이다.


[광화문]한국정치에 던지는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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