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출 규제 대응 ‘R&D 예타면제 카드’ 꺼냈다…2조 규모

정부가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한 대응책의 일환으로 소재·부품·장비 분야 일부 R&D(연구·개발) 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면제하기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소재·부품·장비 분야 신규 R&D 투자가 적기에 신속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전략핵심소재 자립화 기술개발사업 △제조장비시스템 스마트 제어기 기술개발사업 △테크브릿지 활용 상용화 기술개발사업 등 총 1조9215억원 규모 3개 R&D사업에 대한 예타 면제를 추진한다고 21일 밝혔다.

예타 제도는 정부재정이 대규모 투입되는 사업을 대상으로 정책·경제적 타당성을 사전 검증·평가하는 제도. 총 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이면서 국가 재정지원 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신규 사업이 대상이다.

이번 예타 면제는 지난 5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의 후속조치다. 과기정통부 측은 “소재·부품·장비 분야 기업의 의견수렴과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대외 의존도가 높아 국산화·자립화 기술개발이 시급한 신규 연구개발 사업을 발굴했다”며 “국가재정법, 국가연구개발사업 예비타당성조사 운용지침 등 관련 규정이 정한 요건과 절차를 엄격히 준수해 면제를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예타 면제 대상사업인 전략핵심소재자립화 기술개발사업(기간 2020~2025년)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항공, 전자, 화학, 금속·섬유, 기계 등 관련 소재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것으로, 총 1조5723억원이 투입된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핵심 산업 공급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전략 품목을 집중 개발한다는 목표다.


총 855억원이 투입되는 제조장비시스템 스마트 제어기 기술개발사업(2020~2024년)은 제조장비의 ‘두뇌’에 해당하는 스마트제어기(CNC; 수치제어장치를 국산화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국내 제조장비 산업의 안정적 생산기반을 확보하고 성능을 고도화하는 것이 목표다. CNC컨트롤러, 사용자환경(HMI), 모터 및 드라이브, 엣지 컴퓨팅 플랫폼 개발 등 요소기술을 개발하게 된다.

테크브릿지(Tech-Bridge)를 활용한 상용화 기술 개발사업(2020~2027년)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추진하는 사업으로, 소재 부품 장비의 빠른 국산화를 위해 대학·연구소 등 연구기관의 보유기술을 중소기업에 이전·상용화할 수 있는 기술거래 플랫폼을 구축하게 된다. 총 규모는 2637억원이다.

과기정통부 김성수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이번 예타 면제 사업을 통해 소재·부품·장비 분야 핵심품목에 신속한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며 “핵심기술을 조기에 확보하고, 우리 산업이 자립적 경쟁력을 갖출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