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더이상 참작사유 아냐"…보복범죄 2심 “감형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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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술에 취해 아내가 일하는 식당에서 욕을 하고 물건을 집어 던지는 등 난동을 부린 60대 남성이 항소심에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폭행, 업무방해,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보복협박 등) 혐의로 기소된 박모씨(64)에게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보호관찰과 치료도 함께 명했다.

박씨는 지난해 11월22일 배우자 A씨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행패를 부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밥그릇과 물잔이 담긴 바구니를 집어던지는가 하면 종업원과 손님들에게 A씨를 언급하며 욕설을 하고 식당 셔터를 강제로 닫았다.

같은날 A씨에게 전화를 걸어 욕설과 함께 "나는 너 용서하지 않는다. 가게문 닫고 나한테 와서 빌어라. 가게 다 박살 내버린다" 등 위협한 혐의도 있다.

박씨는 A씨와 아들을 폭행해 현행범으로 체포돼 경찰 조사를 받은 것에 앙심을 품고 이러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보복범죄는 피해자 개인적 법익을 침해할 뿐 아니라 정당한 수사권의 발동을 촉구하고 수사·재판에 협조하는 행위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박씨는 범행 당시 술에 취해 있었고 형량도 너무 무겁다며 '심신미약'과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범행 당시 술에 취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박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우리 사회에서 만취 상태였다는 것은 더 이상 양형의 참작사유가 될 수 없다"며 "재범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3일만에 같은 피해자에 대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이어 "2년의 집행유예 기간 난동을 부린 가게에 출입하지 말고, 술집 자체에도 출입해선 안된다"며 "의지를 가지고 알코올 중독 치료를 마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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