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소득감소 멈췄다…기초연금이 버팀목

/사진=뉴스1

소득하위 20% 저소득층 소득감소세가 1년 반 만(6분기)에 멈춰섰다.

정부가 지난 4월부터 저소득층 노인에 대한 기초연금을 인상하는 등 소득보전 노력을 더한 덕분이다. 하지만 제조업이 부진하고 자영업 불황이 이어지고 있어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선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분기 가계동향조사 소득부문 결과'에 따르면 4~6월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 월평균 소득은 132만5500원으로 지난해보다 0.04% 늘었다. 지난해 1분기부터 이어진 감소세는 6분기 만에 일단 상향 반전했다.

하지만 명목 기준 근로소득이 15.3% 감소했고 이자와 배당, 임대료 등 재산소득도 37.6% 줄었다. 제조업 경기 부진 여파로 일자리 상황이 여전히 녹록지 않다는 방증이다. 통계청은 이에 더해 소비불황으로 매출이 줄어든 일부 자영업자는 소득이 최하인 1분위로 떨어졌고, 되려 정부 일자리정책 덕에 소득이 늘어난 이들 일부가 2분위로 상향하는 등 구조적 요인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일단 줄어든 저소득층 소득을 뒷받침한 건 기초연금 등 공적이전소득으로 파악된다. 지난 4월 저소득층 기초·장애인연금을 5만원 올린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소득 상위 20% 소득도 3.2% 늘었다. 근로소득이 4.0% 늘었고 재산소득과 이전소득이 각각 13.2%, 23.4% 증가했다. 보험료를 더 내면 더 많이 돌려받는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지급액이 늘어난 덕분이다. 사업소득은 0.5% 감소했다.

넓은 의미에서 중산층이라 볼 수 있는 2, 3, 4분위 가구 소득은 소폭 증가했다. 2분위(20~40%) 소득은 291만1100원으로 4.0% 늘어 2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3분위(419만4000원)와 4분위(566만400원)도 각각 6.4%, 4.0% 올랐다.

국제비교기준으로 활용되는 균등화처분가능소득은 1분위 증가세가 1분기 0.4%에서 2분기 1.9%로 확대됐다. 하지만 5분위 소득이 3.3% 늘면서 빈부격차는 커졌다. 상위 20% 소득을 하위 20% 소득으로 나눈 '소득 5분위 배율'은 올 1분기 5.30배로, 2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가진 자가 더 가져가는 문제다.

정부가 세금을 거둬 저소득층에 복지혜택으로 나눠준 '소득 재분배 효과'를 나타내는 지표는 역대 최고수준이다. 균등화 소득에서 국민연금 등 공적이전소득을 제외한 시장소득 기준으로 5분위 배율을 구해보면 9.07배로 격차가 더 커진다. 균등화소득 5분위 배율과 차이인 3.77 만큼이 정부 기여도라 할 수 있다. 이는 2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정부가 세금으로 저소득층 지원에 나서지 않았다면 양극화가 더 심각해질 수 있었다는 의미다.

정부는 이날 가계동향조사 결과와 관련해 "가계소득은 고용시장 회복세, 정부 정책효과 등에 힘입어 증가세가 확대됐다"면서도 "고령가구 증가와 소비패턴․일자리 수요 변화 등 우리 경제의 구조적 변화가 지속되는 등 분배여건이 여전히 엄중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단기적으로 저소득층 소득보전이 시급하고 중장기적으로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적합한 사회·경제구조 체질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판단이다.

실제로 급속한 고령화 영향으로 1분위 중심으로 근로능력이 취약하고 소득 수준이 낮은 고령가구 비중이 늘고 있다. 70세 이상 고령자 가구 비중은 13.8%로 지난해보다 1.4%포인트 증가했다. 이중 저소득층인 1분위만 떼어보면 43.4%로 1년 전보다 2.2%p 늘었다.

정부는 기초생활보장제도 사각지대 축소 등 저소득층․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 강화 정책을 보다 확대할 방침이다. 올해 안에 실업급여 보장성 강화, 근로장려금(EITC) 지원 확대 등을 시행하고 한국형 실업부조인 국민취업지원제도 신설 등 취약계층 고용안전망 확충 등도 추진한다.

정부 관계자는 "노인일자리 확대 등 추가경정예산에 반영된 고용 및 사회안전망 과제를 신속히 이행하겠다"며 "전반적인 가계소득 확충 기반 마련을 위해 투자·수출·내수활성화, 규제개혁, 산업혁신 등 경제활력 제고 및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순위로 두고 정책역량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