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관 점거·감금' 前 이대 총학회장 항소심도 벌금형 선고유예

지난 2016년 8월3일 학생들의 본관농성 현장을 찾은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이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2016.8.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민선희 기자 = 지난 2016년 이화여대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에 반대하며 학교 본관을 점거하고 교수·교직원의 퇴실을 저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화여대 전 총학생회장이 항소심에서도 벌금형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선고유예는 일정기간 재범이 없으면 형 집행을 하지 않는 유죄 판결의 일종이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부(부장판사 이내주)는 22일 특수감금 혐의로 기소된 이화여대 전 총학생회장 최모씨(27)의 항소심 선고기일에서 최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최씨는 지난 1월 1심에서 벌금 500만원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최씨는 2016년 7월28일 미래라이프대학 사업을 철회하라고 요구하며 이화여대 본관 1층 소회의실을 점거하고, 같은달 30일 오후까지 교수와 교직원들의 퇴실을 저지했다는 혐의로 2017년 2월 재판에 넘겨졌다.

최씨는 지난달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도 "지난 2016년 학내 대표성 없이 익명시위가 진행될 당시 총학생회장으로서 안전문제 우려로 현장에 있었을 뿐, 감금을 주도하고 공모한 것이 아니다"라며 "시위대에게 교수, 교직원들을 내보내자고 설득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오히려 조롱과 야유까지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공모는 정형적인 모의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수일 사이에 암묵적으로 상통해서 공동범행을 한다면 공모로 인정한다"며 "감금은 사람의 행동자유를 구속할 때 성립되고, 고의성과 관련해서도 목적·계획이 없었더라도 예견할 수 있었고 용인했다면 미필적 고의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씨가 시위대와 논의한 뒤, 교수·교직원들에게 나갈 수 없다고 답변했던 것은 감금을 공모한 것으로 볼 수 있고 나중에 이들을 내보내야 한다고 설득한 사실이 인정되나 고의가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스크럼을 짜고 경찰 진입을 막은 행위와 관련해 최씨는 "학생들이 다치는 것을 막아야겠다고 생각해서 한 행동"이라며 감금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두고 "감금 실행행위가 아니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최씨는 선고 후 뉴스1과 만나 "판결에 불복해 상고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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