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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예방법 개정, 관계회복 위한 교육적 접근 초석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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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민지 기자
  • 2019.08.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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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조희연 서울교육감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학폭법) 개정안이 올 8월2일 국회를 통과했다. 이번 개정안은 △경미한 사안에 대한 학교자체해결제 도입 △학교폭력 심의를 교육지원청으로 이관 △행정심판으로 재심 일원화 등을 골자로 한다. 이는 그동안 서울교육청이 지속적으로 제안했던 내용이며 교육부가 전향적으로 사안을 추진해서 만든 전환이다.

지난해 강남의 한 학교에 학교폭력 사건에 학생 6명이 연루된 일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학교폭력대책자치위(학폭위)가 열렸을 때 6명의 변호사가 나타났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우리 모두가 안타까워 했던 일이 있다. 폭력사건 자체 보다 학폭 관리업무 자체가 사법의 테두리 안에 들어가며 학교를 황폐화시킨 사례라고 본다.

학폭법 개정 이전 학교는 학교폭력 사안이 발생 했을 때 학생간의 관계회복을 위한 교육적 노력을 하고 싶어도 은폐·축소의 의혹 때문에 모든 사안을 학폭위에 회부해 조치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 2018년 서울시교육청 관내학교 학교폭력자치위원회 심의 건수는 자그마치 5400건을 넘었다. 학교에서는 "아이들은 오전에 싸운 후에 이미 화해해서 웃고 지내고 있는데 부모들은 오후에 학교폭력 소송전을 시작한다"라는 우스개소리도 있다.

이처럼 학폭 자치위 심의가 교원의 과도한 업무로 이어짐으로써 학교폭력 사전 예방, 피해학생 보호 그리고 관계회복이라는 학교의 교육적 기능이 심각하게 위협받는 수준에 다다랐다. 경미한 사안조차도 학생·학부모간의 감정적·법적 다툼으로 이어지고 이를 지켜만 봐야하는 학교의 무력감은 결과적으로 학교 교육력 저하를 가져왔다.

이제 학교폭력에 대한 교육적 접근이 회복돼야 한다. 개정안은 이런 현실에 새로운 변화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법률 개정으로 새롭게 도입될 ‘경미한 사안에 대한 학교자체해결제’가 화해·조정 과정을 통해 내실 있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촘촘하게 보완되어야 할 후속조치들이 숙제로 남아 있다.

학교폭력이 단지 사법적 의미에서 관리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긴 성장과 성숙의 여정에서 진통의 과정이 되고 궁극적으로 화해하는 관계회복의 교육적 과정이 되도록 하기 위한 후속노력이 필요하다.

또 학폭 관리 업무의 상당부분이 교육지원청으로 이관되므로 교육부에서는 이를 다루기 위한 인력보충을 획기적으로 해줘야 한다. 현재의 학교폭력심의건수를 볼 때 대부분의 교육지원청에서는 심의위원회가 연중 내내 열려야 한다. 170여개의 전국 교육지원청은 매일 두 건 이상의 심의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 예상된다.

이미 ‘교육청이 알아서 해야 한다’는 암울한 이야기가 들려오기도 한다. 만일 인력보충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교육지원청은 학교를 지원하는 고유기능은 포기하고 학폭 관리업무에만 매달리게 되는 새로운 부작용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학교폭력 관리업무가 단순히 외부화되는 것이 아니라 교육적으로 다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여전히 우리의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학교에서 학폭으로부터 충분히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불안과 불신을 가지고 있다. 이번 법개정을 계기로 학교가 갈등조정 역량을 발휘해 학교폭력 가해학생들이 피해학생들의 아픔을 깊이 공감하고 배려해 회복이 일어나는 평화로운 학교로 거듭날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학교폭력 예방법 개정, 관계회복 위한 교육적 접근 초석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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