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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희의 思見]일본, 공감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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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동희 사회부장
  • 2019.08.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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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사회 전반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사견(私見)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라는 취지의 사견(思見)을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편집자주]
인간이 아무리 이기적인 존재라고 하더라도 그 천성에는 타인에 대한 동류의식이나 공감이라는 행동원리가 존재한다.

공감은 원시적인 생존 욕구 등과 마찬가지로 자연히 우리의 DNA에 배어있는 감정이다. 특히 인류 보편적 도덕에 대한 공감은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를 바라보는 것과는 또 다른 감정이다.

연예인을 좋아하는 감정은 서로 다를 수 있지만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나 불의와 폭력에 맞서는 데 대한 공감은 때와 장소, 인종을 가리지 않는 보편성을 갖는다. 누군가 죽임을 당하거나 죽음과 같은 재난이나 고통을 당할 때 그 고통에 대해 같이 아파하고, 슬퍼하는 것이 인류 보편적 공감이다.

우리는 실제 칼에 찔려보지 않았지만, 영화 속에서 나오는 그 같은 장면에 공포와 고통의 감정을 간접적으로 느끼는 데, 이런 공감 DNA가 우리 몸 속에 있다.

공감능력은 실제 자신에게 가해지지 않는 고통이나 슬픔에 대해서도 같이 느끼고 같이 아파해 다른 사람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그들의 구제에 나서고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이 공감능력이 떨어지면 소위 우리 사회에서 얘기하는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증) 등 흉악 범죄를 일으키는 사람들이 보이는 폭력적 행동과 그 이후 반성할 줄 모르는 몰염치가 나타난다.

최근 한강 토막살인사건의 피의자 장대호가 망자에 대해 입에 담지 못할 폭언을 서슴지 않는 것이나, 진주아파트 방화살인범인 안인득이 살해 이유를 주변 탓으로 돌리는 등의 행동들은 이런 공감 능력 부재 때문이다.

이틀 후면 일본이 대한제국을 침탈해 강제병합한 지 109년이 되는 경술국치일이다.

이날을 느끼는 한일 양국의 감정은 다르다. 앞서 지난 8월 15일은 우리에겐 일제 강점에서 해방된 광복절이었고, 일본에겐 전쟁에서 패배한 종전기념일이었다.

같은 날이지만 서로에게는 다른 의미로 다가가는 날이다. 2차 대전 당시 강제징용과 일본군 성노예로 끌려갔던 이들에게는 인류보편적 가치인 인간다운 삶으로 가기 위한 첫번째 날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베 총리 등 일본 우익들에게는 2차 대전 당시 사망한 일본 군인들에 대한 안타까움이나, 아시아를 제패하지 못한 아쉬움의 날일 것이다. 서로 공감하지 못하는 역사다.

이런 서로 다른 공감의 영역에서는 대체적으로 정의라는 이름이 옳고 그름을 심판을 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국제사회에서의 정의는 일반적인 철학적의 의미의 정의와는 많이 다르다.

세계적인 수학자이며 철학자인 블레즈 파스칼은 자신의 유작인 '팡세'(제5장 법률)에서 '힘이 없는 정의는 무력하고, 정의가 없는 힘은 강압'이라고 했다. 인류 보편적 가치를 외치는 대한민국의 외침은 정의이지만, 국제사회에선 왠지 무력해 보인다.

경제제재와 미국을 등에 업고 전세계적인 여론전을 펼치고, 한국 내 보수학자에게 여비를 대고 UN 회의 등에서 강연하게 하는 일본은 힘에서 앞섰다.

국제 사회는 올바른 사람이나 국가를 따르는 것을 당연하다고 하면서도, 필연적으로 강한 자를 따르게 돼 있다. 파스칼은 그래서 인간들은 강한 것을 정의로 간주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했다. 힘은 불의를 정의로 둔갑시키는 재주도 있다. 일본의 최근 도발은 우리의 정의를 뒷받침할 수 있는 힘의 필요성을 다시금 뼈저리게 절감하도록 해준다.
오동희 부국장 겸 사회부장
오동희 부국장 겸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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