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5곳 중 1곳, 기저귀서 폐렴구균 검출

머니투데이

민승기 기자

김성환 단국대 교수 /사진=서울녹색환경지원센터

일회용기저귀를 사용 중인 요양병원 5곳 중 1곳에서 법정 감염병인 폐렴구균이 검출됐다.

서울녹색환경지원센터는 26일 이 같은 내용의 '요양병원 기저귀 감염성균 및 위해균에 대한 위해성 조사연구' 최종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의료폐기물공제조합의 의뢰로 지난해 12월부터 전국 요양병원의 약 10%에 해당하는 152곳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연구결과 일회용기저귀가 없었던 11곳을 뺀 141곳 요양병원 중 28곳(19.9%)에서 법정감염병 제2군인 폐렴구균이 발견됐다.

위탁 연구 책임자인 김성환 단국대 미생물학과 교수는 "지난 2014년 법정감염병 제2군으로 지정된 폐렴구균은 감염과 사망률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감염우려가 있는 격리병동이 아닌 일반병동의 환자로부터 배출된 일회용기저귀에서 폐렴구균이 검출됐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폐렴구균 환자는 2016년 441명에서 2017년 523명, 2018년 670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한 사망자도 지난 2014년 6명에서 2015년 34명, 2016년 18명, 2017년 67명, 2018년 115명으로 느는 추세다.

요양병원 배출 일회용 기저귀에는 폐렴구균 뿐만 아니라 폐렴간균(135개소·95.7%), 황색포도상구균(134개소·95%), 프로테우스균(95개소·67.4%), 포도상구균(84개소·59.6%), 칸디다균(5개소·3.5%)까지 검출됐다.

김 교수는 "요양병원 내 일반병동에서 배출되는 일회용기저귀는 폐렴 및 요로감염, 각종 염증, 피부질환 등을 일으킬 수 있는 병원균이 상당수 내재돼 있다"며 "일회용기저귀로부터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철저한 조사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교수는 이 같은 연구결과를 근거로 환경부가 지난 6월 입법 예고한 '폐기물관리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의 입법 타당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해당 개정안은 환자의 일회용기저귀 중 감염우려가 낮은 기저귀는 의료폐기물 분류에서 제외해 일반폐기물로 처리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담겼다.

김 교수는 "일회용기저귀를 감염성이 있는 의료폐기물과 감염성이 없는 사업장일반폐기물로 철저히 분리·배출할 수 있을지 우려가 따를 수밖에 없다"며 "전국 요양병원에 대한 감염관리 실태와 일회용기저귀의 감염·위해성에 대한 추가 조사를 수행해 환경적·보건적·사회적 안전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