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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의 절망 "외부장학금, 가난 증명하려면 얼마나 힘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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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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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9.02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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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의 분노①]두학기에 3학점만 수강, 두차례 유급에도 석연치 않은 장학금… 외부장학금, 경쟁률만 10대1

[편집자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이 받은 장학금 등이 논란이다. 제기된 의혹에 가장 민감한 건 그와 비슷한 경험을 했던 2030세대다. 조씨와 관련한 의혹을 항목별로 정리하고 왜 2030세대가 이에 촛불을 들 정도로 분노하는지 분석해 본다.
지난달 27일 오후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조모(28)씨의 논문의혹과 관련해 서울 관악구 서울대 환경대학원 행정실 압수수색을 마친 검찰 수사관이 행정실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달 27일 오후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조모(28)씨의 논문의혹과 관련해 서울 관악구 서울대 환경대학원 행정실 압수수색을 마친 검찰 수사관이 행정실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대 재학생 A씨(27)는 올 1학기 등록금 250만원을 구하기 위해 외부장학재단 7곳에 원서를 냈다. 외부장학재단에 지원하기 위한 서류는 상당히 다양하고 복잡했다.

한 번은 부모님이 직접 떼야 하는 소득증빙서류를 요구하는 장학재단에 지원하려고 지방에 사는 부모님으로부터 급히 퀵서비스로 서류를 받은 적도 있다.

모 지자체가 운영하는 장학재단은 인권활동 관련 내용이 담긴 추천서를 요구하는 바람에 지원서도 못 냈다. 지도교수에게 직접 추천서를 받아야 하는 경우는 바짝 긴장해야 했다. "어떤 교수님들은 추천서 써 줄 시간이 없으니 지원학생이 '셀프 추천서'를 써가야 사인해 준다더라"는 말도 들었다.

방학 내내 장학금을 줄 곳을 찾았지만 결과는 시원찮았다. 6곳에서 고배를 마셨다. 발표일 홈페이지에 뜬 장학생 명단을 보고 떨어졌다는 사실만 확인할 뿐 그 이유에 대해선 전혀 듣지 못했다. 물론 장학금을 준다는 재단 역시 선정 이유를 설명해주지 않았다.

◇대부분 외부장학금, 원하는 서류 다양… 경쟁률도 높아

A씨가 경험한 것처럼 외부장학금은 교내장학금보다 훨씬 절차나 제출 서류가 복잡하다. 소득증빙과 학업 성적을 요구하면서도 각 재단의 성격을 규정짓는 한두 가지 단서가 더 붙기 때문이다.

서울대 내 신양학술관 건립 등으로 유명해진 신양문화재단의 경우 매년 80여명의 대학생에게 장학금 약 2억원을 전달한다. 이를 위해 장학금 지급을 원하는 학과에 소득증빙과 함께 지원자 추천을 위탁한다.

다만 성적장학금과 생활비장학금 모두 전체학년 환산점수가 80점(100점 만점) 이상이어야 하고 가정형편으로 인한 성적 미달일 경우 지도교수나 학과장 추천서를 첨부해야 한다.

면접이나 시험 등을 통해 장학생을 선발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테면 올 상반기 현대차정몽구재단에서 선발한 2019년도 미래산업대학원 장학생의 경우 서류심사 후 온라인 인적성검사, 전공면접, 인성면접을 거친 후 최종 장학생을 선발한다. 서류 요건 역시 까다롭다.

석·박사 과정 신입생이나 재학생 중 평균 평점이 3.5점(4.3점 만점) 이상이어야 하고 중위소득 150% 이하(한국장학재단 소득분위 7분위 이하)여야 한다.

과정이 복잡해도 장학금을 필요로 하는 학생들은 늘 넘쳐난다. 매년 200여명의 대학생 장학생을 선발하는 삼성꿈장학재단 관계자는 "서류, 면담, 최종심의 등 3단계에 걸쳐 장학생을 선정하는데 매년 경쟁률이 평균 10대1 선"이라고 말했다.

◇조 후보자 딸 '맞춤형 장학금' 논란

조 후보자 본인은 지난 2012년 4월 트위터에서 "장학금 지급 기준을 성적 중심에서 경제상태 중심으로 옮겨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또 2013년 2월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윤병세 당시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딸이 '가계 곤란 장학금'을 받았던 것을 비판하기도 했었다.

조 후보자의 공직자 재산 신고 내용을 보면 55억원에 달하는데, 조 후보자 딸이 특정 장학금을 수령한 것에 대해 20대의 분노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조 후보자의 딸이 서울대 환경대학원(2014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2015년~)에 재학하며 받은 외부장학금은 가정형편도, 우수한 학점도 기준이 아니었다.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받은 외부장학금 800여만원은 동문회인 관악회 특지장학금이다. 두 학기 동안 3학점짜리 한 과목을 듣는데 그치고, 병을 이유로 학교를 그만뒀다.

관악회 관계자는 조씨가 장학생으로 선정된 경위에 대해 "2015년 이전 장학금 관련 자료는 남아있지 않다"며 답을 미뤘다.

두학기 유급을 맞은 조 후보의 딸이 부산대 의전에서 6학기 연속으로 받은 장학금 1200만원의 선정 경위도 쟁점 대상이다.

부산대는 기자회견을 열어 "조씨에게 지급된 장학금이 규정에 어긋난 바는 없다"고 주장했다. 외부 장학회가 장학금 수혜자를 지정하는 경우 학점에 상관없이 장학금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의 모 의전원을 졸업한 B씨는 "워낙 전문대학원 등록금이 비싸다는 얘기가 많았던 덕인지 오히려 장학금 혜택은 넉넉했다"면서도 "유급까지 한 학생을 지정해 장학금을 준 경우는 못봤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전문대학원에서 보직을 역임했던 교수 C씨는 "전문대학원은 여러 군데에서 장학금을 기탁해 와 외부장학 혜택이 많은 데다 가정형편이 아주 어려운 친구도 많이 없어 다른 외부장학보다 선정 기준이 느슨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정형편과 상관없이) '우리 아이가 장학금 받으며 학교다닌다'고 말하고픈 학부모들이 교수를 찾아와 자녀에게 장학금을 달라고 읍소하는 경우도 꽤 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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