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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조국의 딸, 최순실의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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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종면 대표
  • 2019.09.02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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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사건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감옥살이를 하고 있는 최순실씨까지 조국 법무장관 후보 비판에 나섰다. 최순실씨는 “내 딸은 메달이라도 따려고 천신만고 고생했는데 조국 딸은 거저먹으려고 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고 한다.

조국 후보자를 놓고 벌어지는 보수와 진보 진영 간 ‘전쟁’에서 가장 뜨거운 대목은 그의 딸과 관련된 것이다. 그럼 조국의 딸과 최순실의 딸은 동급으로 잘못된 것일까. 조국의 딸도 부정입학을 한 것으로 봐야 할까. 검찰이 압수수색까지 단행했으니 부정입학 여부가 곧 드러나겠지만 교육 전문가들의 의견은 아니라는 쪽이 우세하다.

조국의 딸은 2008년 필기시험은 보지 않았지만 특정 주제를 놓고 문제를 푸는 특별 면접시험을 거쳤고, ‘황제전형’이 아니라 다른 수 백 명의 학생들과 경쟁을 해서 ‘세계선도인재전형’으로 고려대 수시전형에 합격했기 때문이다. 일부의 주장대로 의학논문 제1 저자로 등재된 게 문제된다 해도 당시 고려대 입시가 인턴경력 같은 수험생의 스펙 뿐 아니라 영어성적이나 학생기록부, 면접시험 등을 종합 평가해 합격 여부를 결정했던 점을 고려하면 부정입학으로 보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왜 사람들은 조국의 딸을 최순실의 딸과 비교하면서 분노할까. 특히 20대 젊은 층이 왜 더 그럴까. 조국의 딸이 황제전형을 하고 부정입학을 해서가 아니라 조국과 그의 딸이 정의롭지 못하고,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조국의 재산은 55억원에 이른다. 두말할 필요 없이 소득기준 최상위 계층이다. 부모직업이 모두 대학교수 내지 고위공직자이고 딸은 조기유학까지 다녀왔다. 이 점에서는 최순실 집안 역시 최상위 계층이며, 어릴 때 딸을 승마유학 보냈고 부모는 정권의 숨은 실세였다. 조국의 딸과 최순실의 딸은 이 점에서 닮은꼴이며 동일체다.

우리 삶에선 늘 이념보다 물질이, 물질보다 자식이 우선이다. 자식 앞에만 서면 보수도 진보도 없다. 자식 문제를 놓고 보수는 조국 후보와 박원순 서울시장을 공격하고, 진보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김성태 의원을 공격하지만 과연 무슨 차이가 있나.

‘조국 논란’의 핵심은 사모펀드 투자도, 부동산 위장매매도, 부정입학·장학금 수령도 아니다. 공정성이며 정의로움의 문제다. 더 근원적으로는 사회의 양극화와 소득분배의 문제이며 배 아픔의 문제다.

외환위기 이후 소득분배가 급격 악화되기 시작한 대한민국은 미국 다음으로 소득 양극화가 심한 나라가 돼 버렸다. 4차 산업혁명 같은 과학기술의 발전은 양극화를 더 심화시킨다. 양극화 사회에서는 게임의 규칙이 사라지며 한번 패하면 그걸로 끝이다. 지역적으로도 수도권은 팽창하고 지방은 소멸한다. 하다못해 대학도 이른바 ‘SKY’만 득세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조국 논란’에서 서울대나 고려대 학생들은 촛불을 들 자격이나 있는지 묻고 싶다. 촛불을 들어야 한다면 그건 지방대생들일 것이다.

민주당과 한국당이,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이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할 것은 조국 후보자의 법무장관 임명 여부가 아니다. 공정성의 문제이며 소득분배의 문제이고 양극화의 문제다. 최근 10년간 소득기준 상위 1% 가구의 자녀들에 대해 대학 입학, 취업 및 인턴 과정을 전수 조사해 공개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촛불이 아니라 진짜 죽창을 들고 일어설지도 모르겠다. 주변에 조국의 딸과 최순실의 딸은 차고 넘친다.

윤석렬호의 검찰 수사도, 여당과 야당의 목숨을 건 쟁투도, 서울대·고려대의 촛불시위도 이 땅의 상위 1%, 또는 상위 10%가 더 가지기 위한 ‘그들만의 리그’, ‘그들만의 싸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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