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무파업 임단협' 골인한 현대차 노사

머니투데이

이건희 기자

현대자동차 (235,000원 ▲4,000 +1.73%) 노사가 8년 만에 파업 없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합의안을 확정 하는데 성공했다.

3일 현대차 (235,000원 ▲4,000 +1.73%) 노조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노사가 마련한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해 지난 전날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조합원의 '과반 찬성'으로 해당 안이 가결됐다.

총 투표자 5만105명 중 4만3871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찬성표는 2만4743표가 나와 투표자 대비 56.4%의 찬성률을 얻었다. 반대는 1만9053표(43.4%)가 나왔다.

조합원 과반 찬성에 따라 현대차는 올해 임단협 합의안 조인식을 무사히 열 수 있게 됐다. 2011년 무분규(무파업) 합의를 한 뒤 8년 만이다.

지난 7월까지만 해도 "(올해도)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며 위기감을 높이던 노조였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한국 화이트리스트(수출 우대국) 제외 등 한국과 일본의 '경제전쟁' 이슈가 대두 되면서 노사의 협상 분위기는 급변했다.

여름 휴가(8월3~11일)를 마치고 돌아온 노조는 지난달 13일 일본의 경제도발에 고민이 많았다"며 노사 집중교섭을 다시 진행키로 했다.

2주에 걸친 집중교섭 끝에 지난달 27일 자정 무렵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합의안에는 △임금(기본급) 4만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급 150%+300만원 △전통시장상품권 20만원 지급 등의 내용을 담았다.

임금체계 개선에 따른 '미래 임금 경쟁력 및 법적 안정성 확보 격려금' 명목으로 근속기간에 따른 200만~600만원과 우리사주 15주 지급도 잠정합의안에 담겼다.

노사는 또 '상생협력을 통한 자동차산업 발전 노사공동선언문'도 채택했다.

협력사의 안정적 물량 확보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고, 차량용 부품·소재산업 지원과 육성을 통한 부품·소재 국산화에 매진해 대외 의존도를 줄이자는 내용이다. 부품·소재 산업을 두고 도발한 일본을 극복하자는 뜻이 담겼다.

평화롭게 마무리된 교섭 덕분에 업계 일각에선 기존처럼 파업이 벌어졌으면 발생했을 손실 6000억원을 현대차가 아끼게 됐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노조 측은 이번 잠정합의안 가결에 대해 "미·중 무역전쟁과 한·일 경제전쟁, 그리고 자동차 산업의 침체기를 고려한 파업 유보의 전략적 인내에 대한 조합원들의 지지"라고 평가했다.

한편 노사 조인식은 이날 오후 3시30분 울산공장 본관에서 열린다.